뛰어난 광합성 능력으로 산소 다량생산… ‘바닷속 산소탱크’ 별칭

▲ 2008년 전남 완도군 소안도 일원에서 발견된 수거머리말 군락지.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해양수산부(장관 김영춘)는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산하는 ‘바닷속 산소탱크’ 수거머리말을 5월 보호해양생물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수거머리말은 수심 약 4~12미터 연안의 모래나 펄 바닥에서 뿌리를 내리고 군락을 이뤄 서식하는 여러해살이 해초류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수거머리말은 세계에서 가장 길이가 길어 약 6m까지 자란다. 바닷물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4~5월부터 꽃을 피우고 9월까지 열매를 맺어 번식한다.
육지에서 바다로 서식지를 옮기면서 진화한 동물로 고래가 있다면 식물로는 수거머리말이 있다. 수거머리말은 약 1억년 전인 백악기에 육지에서 바다로 이동했다. 바닷속 생존을 위해 산소를 공급하는 통기조직(식물체 내 그물·관 모양의 조직)이 크게 발달했다.
수거머리말은 광합성 능력이 뛰어나 많은 양의 산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온난화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또 육상에서 유입되는 질소나 인 등 오염물질을 빠르게 흡수해 해양환경을 정화함으로써 해양생태계 보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1년 내내 무성한 군락을 형성해 알에서 부화한 치어의 안전한 은신처도 된다. 잎에서 생산되는 풍부한 산소, 유기물은 해양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서식환경을 제공해 해양생물 다양성 증진, 수산자원 증가에도 도움을 준다.
수거머리말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북부 일부연안에서만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 약 3㎢의 국내 최대규모 추정 군락지가 전남 완도군 소안도 일원에서 발견됐다. 작년에는 국가해양생태계 종합조사를 통해 해양보호구역인 제주 추자도에서 약 1.8㎢에 달하는 수거머리말 서식지가 추가로 확인됐다.
수거머리말은 그러나 과거 무분별한 연안개발, 준설 등으로 서식지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7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명노헌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수거머리말은 해양생태계를 친환경적으로 정화하고 다양한 해양생물 서식지를 제공하는 생태적 가치가 높은 종”이라며 “앞으로도 수거머리말 등 보호대상해양생물 보호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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