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윤 교수


장어는 예로부터 맛이 뛰어나 보양식으로 알려져 우리에게는 매우 친숙한 물고기로 알고 있지만 지방 마다 시장이나 음식점에 가면 부르는 이름이 각기 다양하여 헷갈리기 일 수다.

우리가 주로 식용으로 먹는 장어는 학문적으로 분류하면 원구류 인 먹장어(Eptatretus burgeri)와 장어류에 속하는 뱀장어(Anguilla japonica), 무태장어(Anguilla marmorate), 갯장어(Muraenesox cinereus), 붕장어(Conger myriaster)가 주로 접하는 물고기이다.

장어는 서식 장소가 먹장어, 갯장어 붕장어는 바다에서 살고, 뱀장어와 무태장어는 민물에서 산다.

바다에서 사는 장어류 중 먹장어는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가 되지 않은 물고기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갯장어와 붕장어 인데 갯장어는 주둥이가 뽀죽하고 이빨이 날카로워 위험하지만 맛은 붕장어보다 좋다고 한다. 붕장어는 시장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물고기로 측선에 작은 흰점이 있는 것이 다른 장어와 다르다. 주로 사는 곳은 바다 밑이 펄 질로 된 곳으로부터 바위나 돌과 같이 단단한 암초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서식한다.

민물에서 사는 뱀장어는 산란을 위해 민물에서 살다가 바다로 내려는 습성이 있어 필리핀해구인 깊은 바다 속까지 회유하여 알을 낳는다. 그리고 무태장어는 몸에 얼룩덜룩한 무늬가 있어 뱀장어와는 구별할 수 있고, 생활하는 장소가 한정적이어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서귀포 천지연 폭포에서 서식한 희귀종으로 천연기념물 제27호, 258호로 지정된 물고기다.

장어의 진짜 이름과 유래

먹장어는 부산 사람들이 즐겨 찿는 물고기로 예로부터 자갈치시장 등에서 「꼼장어」로 불러지며, 미식가들의 사랑을 받은 물고기이다. 「먹장어」라는 이름은 깊은 바다 속에서 살다보니 눈이 퇴화되고, 멀었다 해서 붙여지는 이름이다. 영어권에서는 「해그피쉬(hagfish)」라는 이름으로 불러지는데 「hag」가 보기흉한 노파라는 뜻으로 턱이 없고, 쭈글쭈글한 먹장어의 모습이 보기흉한 노파로 비춰져서 지어낸 이름이다. 일본에서는 「우타우나기」, 「이소메쿠라」라고 하였으며, 중국에서는 「푸스넨망만」으로 불러지고 있다.

갯장어는 일본사람이 특히 좋아하는 고급 장어로 일본에서는 주둥이가 뽀쭉하고, 이빨이 날카로워 무엇이든 문다고하여 「하무」라고 하였는데 이것이 「하모」로 변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하모라고 부르는 곳이 많은데 이는 일본 이름이고 우리나라 진짜 이름은 「갯장어」이다.

일본인이 갯장어를 즐겨먹는 사실은 여러 문헌에서 나타나는데 「조선통어사정」에는 경상도 도처에서 서식하는데 사람들이 잘 잡지 않고, 또 잡아도 뱀과 닮은 모양 때문에 먹기를 꺼려하여 일본인에게만 판매하였다고 적고 있다.

「한해통어지침」에는 남해안과 서해안에 많이 잡히며, 등을 타서 건제품으로 만드는데 전라도에서는 판로가 넓으나 경상도에서는 잘 팔리지 않고 값도 싸다고 했다.

허준 동의보감에서는 「해만(海鰻)」이란 이름으로 악창과 옴, 누창을 치료하는데 효능은 뱀장어와 같다고 하였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였으나 최근에는 가장 비싼 고급 활어로 일본에 고가로 수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탕과 샤브샤브 등 고급 요리로 귀한 물고기가 되었다.

붕장어는 예로부터 부산사람들이 아나고회 라 부르며 즐겨먹는 명품 먹거리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붕장어뿐만 아니라 모든 장어를 그리 즐겨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그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급 물고기로 취급 받는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도 〝눈이 크고 배안에 묵색으로 맛이 좋다〞고 간단하게 한 줄만 기록되어 있을 뿐이다.

붕장어는 학명에서 「conger」 은 그리스어로 〝구멍을 뚫는 고기〞라는 데서 유래되었고, 일본에서도 붕장어가 모래 바닥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는 습성이 있어 이름을 「아나고」라 한다. 중국에서는 옆줄 구멍이 별모양 같다고 하여 「싱만(星鰻)」, 「싱캉지만(星康吉鰻)」 이라고 부른다.

뱀장어는 1,200년 전에 쓰여진 일본 고전인 「만요슈(萬葉集)」에서 〝여름철 더위로 몸이 마르는데 장어가 좋다〞는 기록이 있고, 독일인들은 여름철에 즐겨 먹는 별식인 「아르습페」이 바로 장어국 이다. 프랑스 에서도 센드위치 속으로 선호하는 장어 통조림 제품이 생산되고 있으며, 덴마크에서는 명물로 장어 센드위치가 있다. 특히 냉동된 장어 젤리는 영국의 노동자들이 즐겨먹는 스테미나 음식이지만 장어를 비유하여 〝꼬리가 잡히지 않은 도둑이나 흑막이 많은 냄새나는 정치가〞를 장어라 부르기도 한다.

뱀장어는 우리나라에서는 「민물장어, 참장어」라고 부르며, 일본에서는 「우나기」, 중국에서는 「만리」 또는 「바이산」 이라고 부른다.

맛과 효능
먹장어는 최근까지만 보아도 포장마차의 메뉴로 의뜸 가는 물고기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의 꼼장어는 해방 후 일본에 거주하던 동포들이 부산에 대거 거주하면서 값싸고 영양이 풍부한 고단백의 생선으로 각관을 받으며, 지금의 꼼장어 원조가 되었다. 먹장어는 껍질에는 콜라겐이 풍부하며, 두껍고 부드러운 껍질은 고급 피혁 제품의 가죽 원료로 사용되었고, 우리나라 장어껍질 가공기술은 세계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갯장어의 지방은 불포화지방산으로 고혈압 등의 성인병예방이나. 허약체질개선, 원기회복에 효능이 있으며, 껍질에는 「콘트로이틴」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의 노화를 방지하고, 관절조직을 원활하게 한다. 6월에서 8월이 제철이다.

붕장어는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함유되어 있는데다 EPA, DHA가 풍부하며, 칼슘의 흡수성이 좋은 무기질의 보급원이며, 비타민도 많아 시력향상과 야맹증에 효과가 있고 알려져 있다.

뱀장어는 세계적으로 오래전부터 보양식품으로 먹어왔다. 비타민이 풍부하며, 특히 간장과 내장에는 놀라울 정도로 많이 들어 있다. 비타민A는 요즘 주름방지용 고급 화장품 원료로 쓰이고, 특히 소화기, 호흡기, 눈의 점막, 위장병, 감기예방, 야맹증에 효과적이며, 지질에는 몸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레시틴이 함유되어 있어 뇌세포 구성에 꼭 필요한 필수 영양소로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향상 시킨다. 또한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민은 몸속에서 불포화 지방산의 산화 작용을 억제하고, 혈관에 활력을 주어 피부가 거칠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어의 독
우리가 주로 식용으로 하는 먹장어, 갯장어, 붕장어는 깨끗이 씻어 조리하면 되지만 뱀장어는 희살 어류로 맛은 좋으나 생선회로는 조리하여 먹지 않는다. 그 이유는 뱀장어의 피에는 「이크티오톡신」 이라는 독소가 있는데 이를 완전히 제거하기가 어렵고, 이 독소가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가면 구역질이나 중독 증상을 일으키며, 결막염이나 피부가 약한 사람의 피부에 닿으면 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60℃ 이상으로 열을 가하면 독성이 없어지므로 구이나 탕으로 조리해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경대 교수>

필자약력
△전)바다목장사업단장
△전)한국농어촌공사 기술자문위원
△현)수협중앙회 양식 및 수산제도개선 협의회 위원
△현)농림축산식품부 GSP 프로젝트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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