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작년 10월30일 日 교토대 강연 후 밝혀”

▲ 지난 2012년 ‘문재인-문정인 특별대담’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평화협정 후 주한미군 철수’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가 과거 “내가 ‘정부 입장’을 말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 특보 개인적 의견”이라는 청와대 입장과 배치돼 눈길을 끈다.


작년 10월30일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문 특보는 그날 일본 교토(京都)대에서 열린 ‘북한 핵문제 및 한국·북한 관계와 전망’ 제하 강연 후 참석자들과 만나 “송영무 국방장관과 당신 중 누가 옳냐”는 질문에 “당연히 나다. 내가 정부 입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문 특보는 송 장관과 대북정책을 두고 갈등을 빚었다. 문 특보는 “송 장관은 정부 제시 방향과 조금 다른 방향을 간다”며 “박근혜 정부 때나 나온 참수작전을 운운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이스에 오른 ‘남북정상회담 진전과 약속’ 제하 기고문에서 북한 김정은을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이라 평가하면서 “평화협정 체결 뒤 한반도에서의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정은과의) 판문점 회담이 문 대통령의 ‘꿈’을 실현할 새로운 기회를 열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에 대해 남한 보수야당 세력이 강력반대할 것이다. 이는 문 대통령에게 중대한 정치적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복심으로 통하는 문정인 특보가 문 대통령 뜻을 미리 밝힌 게 아닌가 싶어 더 심각하게 걱정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문 특보에게 대북정책 관련 발언을 지시한 뒤 여론 반응을 떠보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문 특보는 “한미동맹 깨져도 전쟁은 안 된다” 등 발언으로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그는 작년 9월27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동아시아미래재단 창립 11주년 기념토론회에서 ‘개인 의견’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한미동맹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전쟁은 안 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4일에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김정은을 “강단 있는 인물”로 묘사하면서 “핵무장력 완성에서 보면 하나의 강점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 특보를 두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작년 11월6일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식견 있고 균형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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