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순화해야” “지원유세 안왔으면” 지적 이어져

▲ 잇따른 강경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잇따른 강경발언 앞에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한국당 지방선거 후보들마저도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홍 대표는 2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한국당 경남지역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 참석길에 홍 대표 비판시위를 가진 한 군소정당 관계자들을 두고 “창원에 빨갱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 대회 연설에서는 “포악한 독재자(북한 김정은)가 한 번 웃었다고 (김정은) 신뢰도가 77%까지 올라간다”며 “다음 대통령은 김정은이 될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미쳐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강경발언들이 보수성향 유권자 결집을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대다수 민심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홍 대표가 국민의 보편적 상식과 너무 동떨어져 매우 안타깝다”며 “홍 대표가 판문점선언에 민족자주원칙이 포함된 것을 놓고 주사파의 숨은 합의가 자리잡고 있다고 하는데 참으로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태극기집회에 수차례 참가한 바 있는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정상회담에 대한 홍 대표의 언급 자체는 동의한다”면서도 “국민 기대, 현재 분위기를 고려해 말씀을 좀 순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도 “홍 대표는 맞는 말을 해도 거칠게 해 오해를 받는다”고 했다.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는 전날 한 토론회에서 “사실 어떤 지역에서는 이번 선거 때 홍 대표 좀 (지원유세) 오지 말게 해달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전했다. 각각 경기지사, 인천시장, 경남지사 후보로 출마한 남경필, 유정복, 김태호 후보도 앞서 홍 대표의 거친 언사에 우려를 나타냈다.


당 안팎에서 지적이 잇따르자 홍 대표는 창원대회 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원외당협위원장 만찬에서 “경상도에서는 반대만 하는 사람을 두고 우리끼리 농담으로 빨갱이라 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는 “아주 속시원하게 잘 했다고 하는 분도 있다”며 “제1야당 당대표가 이런 정도 말을 한 데 대해서 당내에서는 양해도 하고 서로 이해도 하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강경발언들이 보수결집용이냐는 질문에는 “결집용도 있다”도 답했다. 중도층 표심이 이탈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표를 겨냥하면 한 분 한 분 다 취향에 맞는 용어를 써주면 좋은데 당대표가 정부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소리를 안내주면 누가 그런 얘기를 하겠냐”고 반박했다.


이같은 홍 대표의 ‘요지부동’ 입장을 두고 당내에서는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찬성보다는 지방선거를 위해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다. 복수의 한국당 관계자들은 “많은 여론조사에서 국민이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긍정평가하는 것으로 나온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고집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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