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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라승용 농촌진흥청장 “농업의 산업화 토대 만들어 지역발전 체계 구축할 것”

    기사입력 2018.05.1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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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 크기변환__YH_9986.JPG▲ 최근 전북 전주 완산구 농촌진흥청 본사 집무실에서 만난 라승용 청장. (사진=농촌진흥청 홍보실 제공)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농촌진흥청은 연구기관으로서 농업 분야의 다양한 분야에 관여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단계부터 수급안정, 유통, 상품화 그리고 안전 문제에 이르기까지 농업 거의 모든 단계에 관여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농업 기술은 점점 더 그 중요성이 무거워지고 있다. 그만큼 농진청은 전문성도 획득해야 하고 수많은 관련 기관들과 소통하고 협업해야 한다.

    투데이코리아가 지난 4월 하순 전북 전주 완산구에 위치한 본청에서 만난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관행과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인터뷰 내내 보여준 자신감과 확실한 자기 철학은 이를 증명해주는 듯 했다. 

    무엇보다도 관습과 관행을 버리고 낮은 자세로 모든 관계 기관과 사람들을 만난다는 라 청장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은 라승용 농촌진흥청장과 일문일답이다. 대담은 본지 권순직 논설주간이 맡았다.

    문 : 농촌진흥청에서 9급부터 시작해 청장까지 되셨습니다.

    답 : 차장을 퇴직하고 6개월 동안 익산시 명예농업시장, 국제종자박람회 조직위원장, 대학 강단 등에서 활동하면서 농진청에 대한 외부의 평가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밖에서 우리(농촌진흥청)에 대한 평가는 왜 이렇게 혹독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대학에 있을 때 농업인들이 우리를 바라보는 시각을 참 많이 접했고 작년 국제종자박람회 할 당시에는 기술 분야에 있는 사람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안에 있을 때 듣지 못했던 것들을 신랄하게 전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취임사에 ‘정중지와(井中之蛙)’라는 사자성어를 집어넣었습니다. 그동안 안에서만 밖을 바라본 것이 아닐까. 이제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는 정부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고도 생각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혁신성장 정책 안에도 포함돼 있는 것처럼 관행과 관습을 버리는 청장이고자 합니다. 정말 놀란 것은 차장을 할 때 저 스스로 열려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안에 있을 때 얘기를 안 하던 사람들이 밖에 나가니까 그렇게 많은 말을 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웃음)

    문 : 그렇다면 그 6개월 동안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셨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 : 지금 우리 농업에서 제대로 봐야 할 게 무엇인지. 녹색혁명 등 우리가 많은 좋은 품종을 개발하고 다 했는데 수급에 대해서는 우리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느냐는 생각입니다. 쌀 생산과잉 문제에 농촌진흥청은 어떤 역할을 했느냐. 좋은 품종을 만드는 노력을 했는데 수급에 대해서는 우리 일이 아니라고 보지는 않았느냐. 결국에 정책과 연계되지 못한 일을 해서 우리 스스로 외부에 그런 인상을 심어준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령, 가축 질병은 우리 일이 아니다. 농촌진흥청은 가축 질병에 대한 미션이 없다고 생각했던 게 우리 직원들 생각이었습니다. 작년 살충제 계란 파동 때 가축 질병이 발생하면 사료기술이 연계된 점을 감안해, 두 가지 중요한 패턴을 연구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이제는 기후변화, 토양, 작물 등 모든 것을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문 : 취임 후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 있습니까.

    답 : 작년에 시민단체들이 농진청 앞에서 GMO 반대시위를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법과 규정보다도 강하게 했는데 왜 그분들은 반대를 하는지 생각했습니다. 그분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 입장에서 그분들이 우리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이냐? 결국,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작년 7월 18일 취임해서 9월 1일 반대연대 시민단체와 MOU를 맺었습니다. 합의할 때 제 생각은 우리 연구원들이 안정적인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보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고 외국에서 GMO가 들어올 때 우리가 연구를 하지 않으면 감시도 못 한다고 설득했습니다. 대신에 시민단체와 연구 내용을 공유하고 농생명위원회를 운영해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시민사회단체와 과학계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터전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 : 취임 1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청장님의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답 : 농진청은 세계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아프리카, 중남미, 아시아 여러 국가들과 양자간 혹은 다자간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바로 기술이전 사업이죠. 이들 국가는 식량문제에 대단히 관심이 많습니다. 양자간 사업을 20개 나라에서, 다자간 사업을 45개 나라에서 하고 있습니다.

    기술이전을 해주고 있는데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제 방에 일주일에 거의 2개 나라 대사나 장관들이 와서 우리하고 양자간 교류를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이게 왜 그러냐 하면 50년 동안 우리 농업은 굉장히 발전해 우리만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 나라에 맞춰서 맞춤형 기술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실 아프리카 사람들의 주식이 쌀입니다. 그런데 비싸고 없어서 못 먹는 거죠. 그 나라가 벼 재배가 안되냐? 그렇지 않고 물도 풍부하고 기후도 좋습니다. 그런데 거기에 맞는 품종이 없는 거죠. 우리가 과거에 통일벼로 가져가서 심어보니까 굉장히 잘 자라는데 수확할 때 보면 그 나라 풍토병에 걸려서 수확을 하나도 못 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통일벼와 살아남은 재래종(야생종)을 교배해 그걸 극복할 수 있는 품종을 만들어서 지금 그 중에서 두 개 품종이 선발단계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프리카 모든 나라 사람들이 우리한테 그 종자를 받기 위해서 들어오고 기업들도 돈 대겠다고 들어옵니다. 그래서 국제협력사업도 중요한 부분으로 우리가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들입니다.
     
    문 : 우리나라가 해외 기술이전 사업에서 인기가 좋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 그 나라에 맞춤형 기술지원을 하는 겁니다. 일테면 볼리비아에 나가서 보니까 바이러스 때문에 감자 수확량이 헥타당 6톤밖에 안됩니다. 바이러스에 강한 종자를 만들어서 36톤이 나오도록 해줬습니다. 그랬더니 그 나라 장관이 우리 전문가를 6년간 여기 있게 해달라고 하더군요. (웃음)

    사실 바이러스에 강한 종자를 만드는 것은 세계적으로 일반적인 기술입니다. 볼리비아의 경우 갖춰진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일반화된 기술이 통하지 않았던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장비가 없을 때 했던 기술을 알고 있습니다. 그걸 현지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과학기술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케냐의 경우, 모심을 때 모줄 대는 법을 알려줬더니 굉장히 신기해 합니다. 그게 그 나라에 맞는 기술인 겁니다. 최신 이양기를 가져다 줘도 이용할 줄 모릅니다. 현지 환경에 알맞은 맞춤형 기술지원이 농촌진흥청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 : 국제협력사업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요?

    답 : 국제협력사업은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koica)에서 통합하도록 돼 있습니다. 하드웨어는 농어촌공사가 하는 것이고 개발 사업 등을 코이카에서 합니다. 농진청은 기술이 없으면 안 되는 보급 위주의 사업을 진행합니다. 그럼에도 정부개발원조(ODA)가 분절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고 농업 관련 부분은 다 함께 가자고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농어촌공사와도 조만간 이와 관련한 MOU를 체결할 예정입니다. 하드웨어(농어촌공사)를 깔 때 기술(농촌진흥청)이 들어갈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자는 겁니다.

    문 :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쳥년 농업인 육성 등이 문재인 정부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 : 품목별로 청년 농업인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젊은 농업인들은 현장에서 뛰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많이 있습니다. 젊은 연구원들이 이들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Twenty-20클럽’은 농업인과 연구인력이 함께 하는 연구 체계입니다. 

    사실 청년 농업인들 중에는 100대기업 못지 않은 수입을 내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농업의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청년들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서 보여 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채널A와 협업해 다큐멘터리 방송을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생산보다 중요한 게 경영이라는 생각입니다. 경영을 잘하기 위해선 마케팅을 잘 해야 되고 마케팅이 잘 되게 하기 위해서는 제품과 디자인을 어떻게 해야 될 것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생산중심에서 벗어나 사회경제적인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도 농진청의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정 크기변환__YH_0080.JPG▲ 열정적으로 자신의 견해를 이야기하고 있는 라승용 청장. (사진=농촌진흥청 홍보실 제공)
     

    문 : 기술 개발이 있으면 상품화·산업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실제로 전북 지역에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한국신품연구원, 농업기술실용화제단, 김제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 등 여러 기관들이 있습니다.    

    답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가 미래를 위해서 가장 먼저 되어야 할 것이 농업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AI, IoT, ICT, 로봇 등도 농업이 가져가야 할 부분입니다.

    저는 ‘혁신도시 시즌2’ 플랜1, 2, 3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골고루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가 균형발전 계획에 혁신도시 시즌2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곧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성공모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플랜1’은 농진청이 중심이 돼서 산업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그게 종자산업입니다. 농촌진흥청이 유전자원센터에 31만2000점의 유전자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가지고 육종기술을 개발합니다.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에서 산업화 돼 기업에 넘어가면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습니다. 작년 종자박람회 현장에서 34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연말까지 46억6000만원 규모의 계약을 완료했습니다. 고부가가치가 산업이 지역에 만들어질 것입니다.

    ‘플랜2’는 농진청-지자체-대학-공공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농생명산업 육성입니다. 산업화가 되면 지역에서 공부하던 대학생들이 서울로 가는 공동화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들이 지역 회사에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플랜3’은 농촌진흥청 30개 기관이 전북에 내려와 있습니다. 협업이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가령, 농촌진흥청의 숙성 데이터가 공간 정보랑 합치고 거기다 기상 정보까지 합쳐지면 태풍을 예측 가능하게 됩니다. 태풍 발생 시 이번의 바람 크기로 봤을 때 밴드 하나 있으면 된다, 아니면 비닐을 찢으라고 대책 정보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문 : 농촌인구 고령화 문제, 지역의 공동화 현상, 지역 활성화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답 : 대학 강단에서 특강을 했습니다. 역시 우리 농대생들은 직장을 얻으려고 하는데 어디를 갈지 모릅니다. 농수산일자리 직업 특강을 했습니다. 세계적인 트렌드는 어떤 것인지,  직업을 어떤 경로로 찾아가야하는지, 경제적인 소득을 내고 있는지 강의를 했는데 인기가 좋았습니다. 지역의 산업이 발전하면 일자리는 계속 만들어질 것입니다. 일자리 창출 체계가 갖춰지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자면 치유농업사, 스마트팜기술사, 도시농업관리사 등이 만들질 것입니다.

    저는 틈 날 때마다 연구실에 찾아갑니다. 환경 미세먼지 연구팀에도 직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청장으로서 그 연구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미래에서 현재를 보는 눈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겁니다. 결국에 미래를 내다보는 것은 끊임없이 그 소양을 쌓아야만 갖게 되는 능력입니다. 박사는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저는 끊임없이 그런 생각을 가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직업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 스마트팜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일텐데요. 어떻게 진했되고 있습니까?

    답 : 스마트팜 1세대는 편리성 위주로 컴퓨터나 모바일을 이용하는 것이고 2세대 생태정보를 정확히 파악을 해서 미량 양분까지도 간단하게 맞춤형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3세대는 에너지 절감형 로봇까지 확장합니다. 지금 1.5세대까지 잘 가고 있습니다. 익산 토마토 농가 같은 경우에는 토마도를 제배하는 데 생산량 62.5% 향상, 경영비 21.4%, 에너지 30% 절감, 편리성 4배 향상되는 성과를 냈습니다. 또한, 표준화·규격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팜 장비의 국가표준을 만드는 일입니다.

    문 : 최근에 농업분야에서 손꼽을 수 있는 성공사례가 있다면 소개해 주십시오. 

    답 : 기술이라는 게 하우스 하나를 지어서 꾸려나가데 온실에 환기팬 하나만 바꿔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 농장에 필요한 절대 기술이 뭔지 알아야 합니다. 기술을 적용할 때 패키지화 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기술이 다양하게 들어가야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성과라고 하면, 재작년에 밀가루 대용 쌀품종(한가루)을 들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밀가루를 210만~230만톤 수입을 합니다. 1인당 23kg를 소비하는 것이죠. 반대로 쌀은 남아서 문제가 됩니다. 여기서 약 20% 쯤 한가루로 대체할 수 있다면 국민 건강뿐만 아니라 쌀 소비도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획기적인 품종을 만들어내기도 했습니다. 목적형 가공용 쌀입니다. CJ에서 햇반용 품종을 가져갔고 국순당에서도 막걸리용 품종을 가져갔습니다. 원예작물의 경우에는 ‘홍루’ 품종 개발·육성으로 약 1조원 정도 효과를 봤습니다만 국민들은 잘 모르십니다. (웃음)

    한우는 개량을 통해 900kg~1톤 정도 되는 소를 탄생시켰습니다. 작은 것 같지만 에스트로겐도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해 SK가 가져다 생산한 제품입니다. 

    문 : 끝으로 올 한해 각오와 다짐에 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답 : 농촌진흥청의 연구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농가소득 향상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민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농촌진흥사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즉, 소득주도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쌀 수급안정, 안전한 먹거리 생산, 농업인력 양성에 노력하고 스마트팜 기술개발 등 4차산업혁명 융복합 기술개발, 수출산업 육성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여 국가의 혁신성장에도 기여하겠습니다.
     
    승풍파랑(乘風破浪), 부는 바람을 타고 파도를 헤쳐나간다는 의미의 고사성어입니다. 시장개방 확대, 기후변화, 고령화 등 어려운 도전에도 움츠리지 않고 더욱 과감하게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 정리=노철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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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코칼럼
  • [이상무의 촌스러운 명상록]대한민국 독립 70년, 회고와 전망
  • 이상무 회장|2018-08-14
  • 올해 8·15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즉, 독립 70년이 되는 날입니다. 우리는 다른 모든 나라들이 최대의 국경일로 꼽고 있는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 민족이 해방된 ‘광복절’과 겹쳐서 함께 기념해 왔지요. 건국기념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저는 국조 단군의 개국을 민족국가의 건국으로 치고,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의 독립기념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민족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이제 7순이 된 대한민국은 누가 뭐래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조국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지나간 대한민국 70년을 돌이켜봅니다. 먼저 국제정세의 변천부터 살펴보지요. 세계는 2차 대전에 이은 동서냉전의 양극체제에서 소련의 붕괴에 따른 미국 일극체제, 다시금 다극체제로 변해왔습니다. 월남전, 중동전쟁, EU확대 등을 겪으면서 테러와 국지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세계의 중심으로 복귀하면서 인구·생산·소비·투자·교역을 망라한 최대의 경제권으로 성장하여 산업혁명 이후의 서세동점 조류가 역전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지요. 한반도가 위치해있는 동북아는 여전히 4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으나 중국의 급부상과 러시아의 약화, 미국의 절대 우위 변화, 일본의 우경화 등으로 전반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북한이 우세였으나 70년대 후반부터 역전되어 대한민국이 우위에 서게 되었고 남북협력과 긴장이 반복되면서 남북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내 상황을 볼까요. 정치는 자유당 독재와 4·19, 5·16과 10월 유신, 10·26과 5·18 등 개발독재 시대를 거쳐 1987년 6·29로 민주화가 성취되었으나, 문민정부 이래 박 근혜 정부까지 보수·진보의 대립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반면 경제는 1인당 GDP 100달러도 안 되던 절대빈곤시대에서 경제개발 5개년계획, 새마을운동 등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고, 1·2차 오일쇼크, IMF사태 등을 잘 극복하여 인구 5천만에 1인당 3만 불 수준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요. 우리 사회는 권위주의와 산아제한의 시대에서 평등사회,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변했습니다. 가부장제와 가족계획 대신 핵가족, 여성우위사회가 되었고, 무상보육, 출산·육아휴직제가 보편화된 반면 노인빈곤과 학대가 심각해지고 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 마을 공동화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과학기술과 학문은 경제개발과 동시에 추진된 대학·연구소 설립과 기술도입, 인력 양성, R&amp;D 투자확대에 힘입어 기능올림픽을 제패하는 수준에서 더욱 비약적으로 발전,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최고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며 인공지능과 집단지성의 시대에 들어서 있습니다. 우리의 문화도 지역문화제 활성화, 인간문화재 발굴, 사적·명승 보존 등을 통해 전통문화를 복원하여 이를 월드클래스의 한류로 승화시켰지요. 한류드라마와 케이팝, 한복·한옥·한식·한지 등은 대한민국 문화융성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외교 면에서는 독립 당시부터 6·25를 겪고 미국원조로 살아가던 시절의 대미 의존 일변도에서 다각외교로 발전하였고, 한·중·일의 관계정립을 바탕으로 아세안+3 등 아태지역을 주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안보 면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 미국의 핵우산 등 한미동맹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위에 아·태지역 안보협력체에 동참하려는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지요. 이제부터 전개될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떨까요? 우선 인구변동의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되고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 세계시장 통합 가속화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뉴 노마드나 세방화, 신문명 등 인류 역사의 메가트랜드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지요. 여하튼 고조선 이래 우리 선조들이 만주와 한반도에 정착한 반만년 민족사는 고조선, 고구려·백제 제국, 신라의 삼국통일, 코리아(고려), 거란‧몽골전쟁, 이조 5백년, 임진‧병자전쟁, 일제강점, 남북분단, 대한민국 등으로 부침과 영욕을 반복해왔으며, 앞으로도 그 역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대한제국, 3‧1운동, 임시정부, 독립운동, 광복과 정부수립, 한국전쟁, 4‧19, 5‧16, 10‧26, 5‧18, 6‧29 등을 겪고 IMF 사태를 극복하여 G20의 일원이 되어있는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할까요? 저는 우리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 평등, 박애의 이념 아래 시장경제와 자주국방을 바탕으로 세계로 열린 시민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공정성과 형평성, 투명성과 책임성을 세계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가 존경하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그러려면 대한민국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공동체를 존중하고, 도덕성과 창의성을 기초로 소통과 배려를 실천하며, 주인의식과 책임과 명예의 바탕 위에 열린 마음으로 이웃과 더불어 나누는 삶을 사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lt;투데이코리아 회장&gt; 필자 약력 △전)농림수산부 기획관리실장 △전)세계식량농업기구(FAO)한국협회 회장 △전)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전)한국농어촌공사 사장
  • [조은경의 귀촌주부 다이어리]51
  • 조은경 작가|2018-08-13
  • 미국으로 돌아가는 딸네 식구들을 먹먹한 마음으로 배웅한 다음날 영천으로 돌아왔다. 서울서 아침 10시 발 고속버스로 오다 보니 도착했을 때는 한낮이었다. 에어컨이 잘 된 버스에서 영천 땅에 한 발을 내딛었을 때의 느낌은 순식간에 한증막에 떨어진 기분. 숨 막히는 뜨거운 사막을 걸으며 “룸서비스! 룸서비스!”를 외치던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의 기분을 그대로 느끼며 냉방이 잘 된 택시 속으로 도망치듯 빨려 들어갔다. 영화를 보면서는 웃었는데 지금은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아! 지금이 현대가 아니고 조선시대였다면 어땠을까? 속곳부터 차곡차곡 옷을 꿰입은 채로 여름을 보냈을 우리 조상님들은 어떠셨을까? “감사합니다. 비록 시골에 살지만 우리 집엔 에어컨이 있어요.” 에어컨이 너무 고맙다. 시골엔 마을회관마다 에어컨이 있다. 집에서 각자 선풍기만을 틀고 살거나 에어컨이 있어도 넉넉하게 틀지 못하던 분들이 회관에 모여 함께 시원하게 여름을 난다. 서울에도 쪽방에서 힘들게 여름을 보내는 분들이 함께 모여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서울의 동사무소에는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시원하게 지낼 그런 공간이 있을까? 그런 점으로 보면 주민 숫자가 적은 시골이 훨씬 더 유리하다. 저녁이라도 7시가 넘어야 조금 시원해진다.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고 호스도 길게 빼서 텃밭에, 잔디밭에, 꽃나무에, 감나무에 물을 주는 것도 이 때다. 짱똥이에게 밥도 주고 감나무 두 그루에 영양제 대용으로 막걸리를 부어주기도 한다. 얼마 전부터 뒷마당에 물을 주는 대상이 하나 더 생겼다. 원래 뒷마당은 잔디를 안 심고 자갈을 부어 놓았다. 그런 자갈을 뚫고 수박이 여러 놈 자라기 시작했다. 봄에 수박 모종을 심어 보지 않았다면 그 이파리가 수박 이파리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이파리가 특이하게 예쁘게 생긴 수박 모종이었지만 착근하지 못하고 말라버렸다. 그 때, 아쉬웠는데........작년 여름, 오픈 하우스 행사를 우리 집 뒷마당에서 테이블과 의자 펼쳐 놓고 치뤘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사람들이 수박씨를 뱉었던 것이 지금 싹이 튼 모양이다. 거의 일 년 만에. 신기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과연 열매를 맺을 수는 있을까? 계절이 너무 늦다. 열매는 아니라도 꽃이라도 피워 보았으면. 아주 어두워지기 전에 복숭아 농사로 이름난 동생뻘 되는 농부의 집을 찾아갔다. 지난주에 복숭아를 따는데 조금 도와줬다. 장갑과 마스크를 끼고 꼭지 부분을 살짝 비틀어 따는 비교적 쉬운 과정이지만 익은 놈을 골라내는 것이 요령이다. 그 때 복숭아 한 소쿠리를 얻어 왔는데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 오늘 가는 것은 친척들, 친구들에게 한 상자씩 보내기 위해서다. 우리 동네 복숭아라고, 정말 맛있는 복숭아라고, 복숭아 과수원만 30년을 한 농사꾼이 키운 복숭아라고 선전도 많이 할 생각이다. 가장 더운 고장이라고 뉴스에 이름을 올린 영천에서 생산한 복숭아라고, 혹서를 뚫고서 익은 과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덥기만 하면 과일의 당도가 높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지만 그것이 아니란다. 너무 더우면 식물도 생물체라 광합성이 자연스레 이루어지질 않는다고. 이른바 온열질환에 걸린다는 말이다. 그 어려움을 뚫고 수확하는 것이니 농부는 얼마나 기쁠까. 동생은 상품을 받을 수취자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확인하고서는 휴대폰으로 찰칵 찰칵 찍어 놓는다. 내일 택배 차에 실려 보내면 냉장차에 옮겨져 다음날 목적지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제 농가에서는 스마트 팜으로 수요자도 찾고 택배도 보낸다. 과육이 곧 물러져 당일 택배가 가능한 곳에서만 재배하는 수밀도 종류만 빼고는 수많은 종류의 복숭아를 생산한단다. 딱딱한 복숭아라 여러 날 두고 먹을 수 있고, 먹을수록 더 맛있는 영천 복숭아가 자랑스럽다. 영천 복숭아, 만세! &lt;작가&gt; 조은경 약력 △2015 계간문예 소설부문 신인상 수상 △소설 '메리고라운드' '환산정' '유적의 거리' '아버지의 땅'등 발표
  • [박현채 칼럼]문 대통령 규제개혁 성공하려나
  • 박현채 주필|2018-08-10
  • 문재인 대통령이 마침내 규제개혁에 발벗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 의료기기 규제 완화를 주문한데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을 방문, 은산분리 완화를 강조했다. 그는 “은산(銀産)분리 제도가 신산업의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들어 규제 개혁에 대한 발언 수위를 계속 높여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규제 혁신 토론회에서 "과감한 방식, 그야말로 혁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고, 5월에는 "정부 1년이 지나도록 혁신 성장에서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며 관료와 청와대 관계자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또한 6월에는 "답답하다"며 예정된 규제 혁신 점검 회의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강력한 규제혁파 의지를 보인데 이어 급기야 직접 선두에 나서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하자 문 대통령 지지층에서 먼저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 경실련, 정의당 등은 증권회사가 재벌의 사금고 역할을 한 2013년의 동양증권 사태를 예로 들면서 은산분리 규제완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동양증권은 당시 동양그룹 경영진들과 공모해 자사의 부실회사채를 우량한 것처럼 속여 판매, 4만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약 1조3,00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일단 인터넷 전문은행과 의료산업 분야부터 규제의 벽을 깨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신기술을 일단 허용한 뒤 사후에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와 일정 기간 규제를 전면 면제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방안을 도입,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 규제 완화, 드론의 비행 공역 추가 지정, 자율주행차의 임시 운행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몰론 규제완화가 만사를 해결해 주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 예컨대 은산분리 완화를 통해 인터넷 은행의 자본 확충 물꼬를 터주더라도 사업 호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 은행 스스로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증자만 반복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막힌 곳을 뚫어 활로를 열어주고 낙후된 기존 산업에 자극을 준다는 의미에서 규제완화는 무척 중요하다. 위험이 있다고 해서 신기술을 규제로 제어한다면 새로운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은산분리 완화가 실시될 경우 기존 은행권은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핀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인터넷 은행 대응에 나설 것이다. 기존 은행은 이를 통해 신속한 혁신을 달성하고 스타트업은 자본을 유치하는 상호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고 불리는 빅데이터의 한국기업 이용률은 고작 5%(2016년 기준)이나 글로벌 기업은 29%나 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올해 발표한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의 빅데이터 사용 및 활용 능력은 63개국 중 56위에 그쳤다. 이는 세계 각국이 글로벌 빅데이터 산업을 리드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발목이 묶여있기 때문이다. 세계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차 산업을 리드하고 있는 미국 기업 테슬라가 회사 설립 15년 만에 100여 년 전통의 포드 자동차와 GM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성과를 낸 것도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완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규제 개혁'은 역대 정부 모두가 정권 초기에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핵심 과제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2008년 1월 전봇대 때문에 대형 트레일러가 지나가지 못한다며 ‘규제의 전봇대'를 뽑으라고 지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규제를 '암 덩어리'에 비유하며 도려내겠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규제 기요틴(단두대) 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규제 총량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해 당사자의 반발,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시민단체의 반대, 규제가 있어야 목에 힘을 줄 수 있는 관료사회의 경직성과 국회 입법 실패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의 '집단 이기주의', 관료의 '복지부동', 국회·시민단체의 '정쟁 도구화'와 '발목 잡기'를 뛰어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제아무리 험한 난관이 있더라도 반드시 규제를 철폐하고 말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무척 중요하다. 일본, 미국, 영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은 규제철폐의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가 한결같이 신기술 선점을 위해 규제혁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문제인 정부의 규제혁파는 이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이 은산분리 완화에 적극성을 보이자 여야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젠 속도를 높여야 한다. 계속 머뭇거리다간 국제경쟁력은 추락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고무적인 것은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이 이달부터 월 1회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로 하는 등 규제개혁에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lt;투데이코리아 주필&gt; 필자약력 △전)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전문가 포커스]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바란다
  • 김동환 교수|2018-08-08
  • 지난 5개월간의 공백을 딛고 드디어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명되었다. 아직 청문회를 앞두고 있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장관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초유의 장기간 장관 공백 사태를 맞이하여 농업계에서는 농업 홀대론 등으로 서운한 감정을 들어내기도 했으나 산적한 농정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취임을 앞두고 있는 신임 장관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농업, 농촌분야 현안 과제 몇 가지만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임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및 노동력 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농촌 노동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에서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은 농가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규모가 큰 전업농 및 법인 농가들은 노동력의 상당부분을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고 인건비 부담이 큰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임 장관은 농업분야 최저 임금의 차등 적용, 외국인 노동력 확대 등 단기 대책은 물론 현재 수작업 위주로 되어 있는 밭농업의 기계화 등 중장기 대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악취 등 축산 환경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양돈을 비롯한 축산업은 국민 영양개선 및 농업소득 증대에 기여해 왔으나 무분별한 축사 확장으로 인한 환경 악화는 농업, 농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국민에게 설파하고 이를 헌법에까지 반영하려는 상황에서 축산 분뇨에 의한 악취는 일반 국민들의 반감을 일으키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농업, 농촌의 가치를 좀 먹게 되므로 이의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 가축 분뇨 자원화, 악취 저감 기술 도입 등 소극적인 해결책 뿐 아니라 인구 밀집지 인근 축산단지의 이전, 축산 농가들의 해외 진출 등 적극적인 대책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농가소득 증대 및 농업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 신임 장관은 농산물 유통 및 가공 분야에서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유통분야에서는 경쟁제한적 규제의 철폐가 필요하며, 특히 농산물유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되어 있는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의 철폐가 필요하다. 현재 지나치게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는 거래제도의 자유화와 새로운 유통참여자의 진입을 가로막는 진입제한의 철폐가 필요하다. 아울러 식품가공 분야에서도 엄격한 규제가 농가 소득 증대 기회를 가로 막고 있어 이의 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건강기능성 식품의 규제를 개선하여 다양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함으로써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업 분야 규제 개선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 전략과 보조를 같이 하여 농식품분야 신성장 동력 창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넷째, 신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관심이 낮은 농협 개혁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농협은 우리 농업 발전의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농협 개혁은 상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금융지주, 경제지주 설립을 핵심으로 한 과거 농협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문제점을 냉철히 분석하여 문제점을 보완하고 환경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농협 개혁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주도해서 농협을 개혁하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자체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제사업의 경우 경제지주, 자회사 등으로 방만하게 펼쳐진 사업조직의 슬림화, 효율화와 더불어 중앙회장에 집중된 권력의 분산 및 사업책임자에 의한 책임경영체제의 확립이 필요하다. 아울러 직원 위주의 경영으로 농민조합원의 이익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농협노조에 의한 약탈적 이익 추구행동 억제와 산지농협의 경우 품목 중심 유통 활성화 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하다. 다섯째, 4차산업 혁명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첨단기술과의 융복합화된 스마트농업의 확산 등도 필요하다. 스마트 농업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노동력부족, 수급불안정 등 농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에서 철저히 민간 주도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부의 스마트농업 정책은 기반조성, 연구개발 등 간접적인 지원에 치중하고 실제 사업은 민간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외에도 농가소득 증대, 농산물 가격 불안정성 완화, AI와 구제역과 같은 가축전염병 예방, 사회적 농업 확산, 농촌환경 개선, 기업의 농업참여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이 많으나 이들 문제들은 해결에 장시간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이슈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이 글에서 시급한 현안 위주로 신임 장관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였다. 부디 새롭게 부임하는 농정 최고책임자는 임시방편적, 보여주기식 농정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 농정을 소신껏 펼쳐 우리 농업, 농촌에 희망을 주기를 바란다. &lt;안양대학교 국제통상유통학과 교수&gt; 필자 약력 △미국 위스콘신대 농업 및 응용경제학과졸(경제학 박사)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농협중앙회 이사
  • [이상무의 촌스러운 명상록]경쟁력의 핵심과 경쟁의 3단계
  • 이상무 회장|2018-08-07
  • 현대는 경쟁의 시대입니다. ‘누가누가 잘 하나?’라는 어린이 방송 프로그램이 생각나네요. 우리 아이들은 유치원 시절부터 이미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듯합니다. 좋은 대학에 진학해야 인생의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부모들의 선입견 때문이겠지요. 경쟁은 마땅히 공정한 선의의 경쟁이어야 하겠지만 현실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부당경쟁, 과당경쟁,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쓰러뜨리려는 지나친 경쟁심리가 선의와 공정을 해치고 극단적 선택까지 하게 만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니까요. 그래서 인류사회가 공정한 선의의 경쟁체제를 만들기 위해 오랜 옛날부터 부단히 피나는 노력을 해온 것도 주지의 사실입니다. 오늘날은 약자에 대한 배려까지 포함한 이상적인 경쟁체제를 비록 형식이라도 갖추고 있는 셈이지요. 스포츠 경기에서 채택하고 있는 보편적 룰과 체급별 경기, 장애인을 위한 패럴림픽, 세계무역기구(WTO)가 지향하는 공정무역, 우리나라 공정거래법 등 그 실례는 무수히 많습니다. 반칙을 효과적으로 제재하는 실질적 수단이 확보되어 있지 않으면 이러한 룰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되고 말지요. 아무튼 인간이 일생동안 시달려야 하는 이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는 ‘경쟁력’의 실체와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요? 흔히 생산물이나 제품의 경쟁력을 얘기할 때 리카도의 ‘비교우위설’을 인용합니다. 가격경쟁력을 기준으로 무역의 원리를 설명한 이론이지요. 근래에는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이나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더 중요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필요가 발명을 유도해서 제품화된 신제품이나 소비자 취향을 저격한 고급스런 제품은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즉 가격경쟁력이나 단순한 품질경쟁력만으로는 비교우위를 결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과물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그 원인을 형성하는 시스템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타고난 재질과 천성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탐구와 피나는 노력이 무수한 실패를 딛고 마침내 훌륭한 결과물을 창조해내는 것이 경쟁력의 실체라고 해야겠지요. 회사를 비롯한 이익단체나 가족, 마을, 지역사회, 국가와 민족 등 공동체를 통틀어 조직체라고 한다면 이 조직체의 경쟁력도 역시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성취하는 시스템에 달려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즉, 구성원 모두가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역할분담과 분업, 협동을 통해서 최소의 비용으로 지속가능한 최대의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경쟁력의 실체라는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경쟁력의 핵심을 저는 세 가지로 꼽습니다. 첫째는 ‘창의성(Creativity)’입니다. 경쟁력 있는 결과물을 창출하려면 창의성이 뛰어난 인간자본(Human Capital)이 원천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되는 법이니까요. 둘째는 ‘도덕성(Morality)’입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고 사랑받는 결과물을 창출하려면 먼저 그 사람의 도덕성이 훌륭해야 하지요. 개인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없지는 않았지만 대다수의 위인들은 그 면에서도 모범적이었다고 저는 믿습니다. 조직체를 작동시키는 모든 룰을 총칭하는 이른바 ‘다스림(Governance)’에도 도덕성에 기초한 사회자본(Social Capital)이 전제되어야만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셋째는 ‘역동성(Vitality)’입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살아서 움직이지 않으면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지요. 생기와 활기가 넘치고 사기가 충만해야 경쟁의욕도 생기고 창의성과 도덕성도 뒷받침이 되는 법입니다. 경쟁은 단판 승부로 결판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요즈음의 프로 스포츠나 정부예산, 기업결산처럼 1년 단위의 승부가 많지요. 사람의 일생이나 국가 민족 같은 큰 공동체의 흥망성쇠는 50년, 100년 또는 수세기에 걸친 장구한 세월을 요하는 장기전, 지구전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개인이나 국가나 길게 보면 성공여부를 결정하는 경쟁을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살아남기’ 단계입니다. ‘서바이벌 게임’이라고 할까요? 합격선을 통과하거나 일정기간 후에 생존에 성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두 번째는 ‘관계의 경쟁’입니다.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우군이 많고 적군이 적으면 이긴다.”라는 원리를 실천하는 단계이지요. 우호적인 관계의 양과 질이 적대적인 관계보다 우월하게 만드는 경쟁인데, 실은 이미 첫 단계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세 번째는 ‘건강과 운’의 경쟁입니다. 건강과 운이 경쟁력의 기초이자 마지막 핵심이라는 것이지요. 저는 우리 대한민국이 이 세 단계의 경쟁에서 훌륭한 성공 모델을 만들어서 우리를 지켜보고 본받고자 하는 많은 개도국에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간절히 기원합니다. &lt;투데이코리아 회장&gt; 필자 약력 △전)농림수산부 기획관리실장 △전)세계식량농업기구(FAO)한국협회 회장 △전)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전)한국농어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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