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폭행사건에 ‘한국판 홍위병 등장’ 우려 쏟아져

▲ 10일 오전 호흡곤란으로 병원에 강제이송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최근 기습 폭행을 당하고도 단식농성을 잇던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건강악화로 결국 병원에 이송됐다.


여당의 ‘더불어민주당 전 당원 여론조작 사건 특검’ 수용을 촉구하며 지난 3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한 김 원내대표는 5일 악수하는 척 하며 다가온 김모(31. 무직)씨에게 기습적으로 폭행당했다. 이미 환갑이 넘은 김 원내대표는 턱이 돌아갈 정도로 강하게 맞은 뒤 뒤로 쓰러졌다.


턱에 깁스를 할 정도로 부상을 입은 김 원내대표는 이후에도 단식농성을 강행했다. 10일 김 씨의 부친이 방문하자 “저도 자식 키우는 아비로서 다 이해한다”며 “같이 자식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애들이 실수할 수도 있는데 호적에 빨간줄 가는 게 마음이 안 좋기에 선처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결국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지경에 이르러 강제로 병원에 이송됐다. 국회 의무실 진찰결과에 의하면 입원치료를 받지 않을 시 막대한 후유증이 뒤따르게 될 정도로 김 원내대표 건강은 심각한 상황이다.


초췌한 모습의 김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의료진으로부터 입원을 권유받았으나 “어떤 상황이 와도 1분1초를 기다리면서 민주당의 조건 없는 특검을 기다리겠다”며 거부했다. 박상선 국회 의무실장은 “연세가 있고 혈압도 있어 의학적으로 볼 때 병원에 가야 하는데 그러지 않을 경우 본인이 아주 고생할 수 있다”며 “심실성 부정맥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평소 고혈압 때문에 약을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식으로 인한 구토, 두통에 시달리던 와중에 5일 폭행까지 당해 건강이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다.


이 와중에도 민주당은 끝내 특검을 거부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의 병원 이송 당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우리는 드루킹 특검을 하자고 한 것이지 대선 불복 특검을 하자고 한 건 아니다”며 “더 이상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른바 ‘문슬람(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중 일부 열성지지자)’을 방기하고 나아가 “양념” 등 긍정평가하기까지 한 청와대, 여당이 이번 정치테러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 가해자 김모 씨가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에 올린 글과 그에 대한 답글(사진=A포털 캡처).


김 원내대표를 폭행한 김모 씨는 경찰조사를 받던 와중인 5일 오후 10시41분 한 포털사이트에 오른 이번 폭행사건 관련 기사 댓글에서 “가해자 김OO”라며 “저는 문 대통령 지지자이고 자유한국당이 한반도 평화를 가로막는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앞서 오후 9시33분, 5시25분 각각 올린 댓글에서도 “저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한다” “지금은 문 대통령 지지자”라고 했다.


청와대, 여당은 ‘문슬람’들의 댓글·문자 테러 앞에 손 놓고 사실상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심지어 이들에 의한 문자테러 등을 두고 “양념같은 것”이라며 긍정평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는 “통제가 안 된다는 게 말이 되나. 하지 마라 한마디면 안 한다. 나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태도가 결국 물리적 테러까지 야기했다는 지적이, 그리고 갈수록 사태가 심각해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이 일각에서 나온다. 5일 김 씨가 포털에 올린 댓글의 답글에서 네티즌들은 “나중엔 칼질할 사람(game****)” “이제 문빠들이 테러분자로 변신해간다(jasd****)” 등 우려를 나타냈다.


이번 폭행사건이 한국판 ‘홍위병’ 등장 시발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과거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은 대약진운동 등 실패로 실각하자 순진한 학생들을 세뇌해 자신의 사병으로 만들어 사회 곳곳에 풀어놨다. 학생들은 마오이즘에 맹목적으로 빠져들어 마오쩌둥의 정적 등 수많은 사람들을 살해하거나 불구자로 만들었다. 이같은 행태를 두고 검찰, 공안(경찰)은 전혀 손을 쓰지 못했다.


‘문슬람’들도 “우리 이니(문 대통령 애칭) 하고 싶은 것 다 해” 등 구호를 외치며 사실상 ‘독재’를 추구하고 있다. 야당은 우리 검경을 두고 야당 및 야당 지지자들만 탄압한다며 ‘정권 하수인’으로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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