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비 가공식품 가격 고공행진 지속⋯합리적 인상인지 따져봐야!

▲ 코카콜라 연간 가격변동 그래프. (그래프=참가격 / 단위=원)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외식·식음료 가격이 큰 폭으로 인상된 가운데, 가격 인상이 과연 적합한 것인가라는 물음표가 자꾸 떠오른다.


14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18년 4월 다소비 가공식품 가격동향 분석’에 따르면 콜라가 전년 동월 대비 11.9%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해서도 카레(4.3%), 컵라면(2.2%), 시리얼(2.0) 등 가격이 상승했고 지난 3월에는 어묵(5.3%), 즉석밥(4.0%), 콜라(3.2%)가 상승했다.


이들 가공식품들의 가격 상승은 주요 제조업체들이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줄잇기 가격인상은 올해 1월 최저임금이 시급 7530원으로 전년 대비 14.6% 상승한 이후 두드러진다. 가격정보 사이트 참가격(www.price.go.kr)의 데이터를 보면 1~2월 사이에 가격 상승 그래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가공 식품 품목별 월 단위 가격 상승 그래프. 위 3개 품목 이외에도 많은 가공식품들이 1~2월에 유사한 변동 추이를 보이고 있다. (자료=참가격 / 단위=원)


문제는 가격 인상이 최저임금이 상승한 1~2월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하위 업체들도 따라서 가격을 올리는 업계 관행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도 가격인상이 합리적인가 하는 문제다.


4월 전년 대비 12%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된 콜라의 경우, 업계 1위 업체인 코카콜라음료(주)는 2년도 안 된 기간에 두 번이나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2월 1일에는 17개 품목 출고가를 평균 4.8%를 인상했다. 콜라 제품은 250ml 캔의 가격을 5.1% 올렸다. 2016년 11월에도 역시 코카콜라와 환타의 가격을 약 5% 인상했다. 코카콜라는 가격 인상의 주요 요인으로 원가부담, 유가 상승 및 유통 비용, 물류비용 등의 증가를 들었다.


이에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코카콜라의 가격 인상 결정 직후, 최근 3년간 코카콜라사의 재무제표와 원재료인 원당의 국제 가격 수준을 분석하고 코카콜라의 가격 인상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국제 원당 가격은 2017년 12월 이후 현재 14센트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최근 2년간 매츨액 6%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9%대로 나타나 이번 가격 인상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코카콜라 뿐만 아니라 다른 식품제조 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태를 보면 마치 “최저임금 인상률이 14.6% 올랐으니 그에 따라 제품 가격도 같은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듯 하다.


최저임금 인상의 본래 취지는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다. 기업들의 가격 인상 수단이 아니다. 또 한가지 드는 의문은 과연 이들 제품 가격을 올린 만큼 하청업체들의 납품 단가도 올려주고 있느냐는 것이다. 동반성장과 상생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그저 기업의 이익만 챙기려는 속셈이 있지는 않은지 의심해 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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