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명예회장 운전기사 상습폭행 드러나… 회사 이력에 ‘친일’ 논란도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일본의 외교청서 내 ‘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 기술,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세례’로 근래 우리 사회에서 ‘독도’ ‘갑질’이 이슈가 되는 가운데 과거 관련 사건·의혹으로 ‘2관왕’을 달성한 몽고식품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재주목받고 있다.
김만식(79) 전 몽고식품 명예회장은 지난 2015년 운전기사 상습폭행 사건으로 대국민사과 후 불명예 퇴진했다. 이 사건은 그해 9월부터 3개월 간 김 전 명예회장 운전기사로 일하다 권고사직당한 A씨가 인터넷에 폭로하면서 세간에 드러났다.
A씨는 “입사 한달 뒤 회장 부인 부탁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김 명예회장에게 구둣발로 낭심을 차여 병원치료를 받고 일주일 간 쉬었다”며 “김 명예회장은 자신이 알던 길과 다른 곳으로 가거나 주차할 곳이 없으면 수시로 욕하고 폭행했다”고 밝혔다.
결국 3달만에 내쫓긴 A씨는 “김 명예회장의 폭언, 폭행으로 수행기사가 수도 없이 바뀌었다”며 “사람을 동물처럼 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으로 당시 창립 110주년을 맞았던 몽고식품은 매출이 급감했다. 2015년 477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439억원, 2017년 418억원으로 2년 사이 12.5% 줄었다. 주력상품인 ‘몽고간장’을 앞세워 매년 10%를 웃돌던 간장시장 점유율도 2016년 8% 수준까지 떨어졌다. 김 전 명예회장 불명예 퇴진 후 장남인 김현승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지만 한 번 입은 타격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
김 전 명예회장의 운전기사 폭행사건으로 몽고식품 이력도 소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았다.
회사가 현재 홈페이지에서 공개 중인 연혁에 따르면 몽고식품은 1905년 일본인 야마다 노부스케(山田信助)에 의해 ‘야마다 장유양조장’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몽고식품 창업주인 김홍구 사장은 1931년 야마다 장유양조장에 입사해 1935년 공장장으로, 1945년 사장으로 각각 취임했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몽고 장유공업사’로 사명을 변경했다. 김홍구 사장이 1971년 사망하자 장남인 김만식 전 명예회장이 이듬해 대표직을 이었다.
이같은 이력이 알려지면서 2015년 김 전 명예회장 폭행사건까지 겹쳐 여론은 들끓었다. 불매운동은 물론 재산환수 촉구 목소리까지 터져나왔다.
일제(日帝) 패망 당시 한반도에서 강제출국된 일본인들이 자신의 심복에게 부동산, 회사를 맡기거나 헐값에 넘겼던 것처럼 몽고식품도 일본인 사장에게서 회사를 물려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친일(親日) 논란 앞에 몽고식품 측은 이렇다할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몽고식품을 둘러싼 논란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작년 11월1일 경남 지역매체인 경남도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명예회장은 “(당시 갑질피해를 폭로한) 그 운전기사 등 공갈단 언론플레이에 걸려서 그렇게 고생했다”며 “당시에는 그런 사실을 말해봐야 더 물고 늘어질 것이기에 그냥 사과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자신에 의한 폭행 피해자와 이 사건을 보도한 언론들을 ‘공갈단’으로 매도한 것이다.
김 전 명예회장은 불명예 퇴진 당시의 약속과 달리 지금도 회사 경영에 일정 부분 개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신문에 “회사 자문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특별한 일 없으면 마산 자산동 본사에 매일 나간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당시 김 전 명예회장 사무실에는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는 파트타임 직원이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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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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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뉴스룸/산업금융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