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미회담 취소했다 번복…남북은 ‘깜짝’ 회담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후 헤어지며 포옹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북미회담이 취소된데 이어 남북이 ‘깜짝’정상회담을 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분위기처럼 극적인 반전과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북한이 일방적으로 한미연합군사훈련 ‘맥스썬더’를 이유로 남북고위급회담을 연기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예정되어 있던 회담을 불과 10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이었다.

당시 북한의 외무성 제1부상이 낸 담화에는 “만일 트럼프대통령이 전임자들의 전철을 답습한다면 이전 대통령들이 이룩치 못한 최상의 성과물을 내려던 최심과는 정반대로 력대(역대) 대통령들보다 더 무참하게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게 될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과 한국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당혹감이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핫라인 정상 통화를 하는 등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난 21일 방미(訪美)길에 올라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환담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하지만 미국의 분위기는 싸했다. 회담 시간도 대폭 줄여 20여분에 급마무리 되는 등 트럼프가 기자들의 질문에 대부분 혼자 답하면서 ‘외교적 결례’를 서슴치 않았다. 그저 농담이었는지 비꼼의 일부였는지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을 “이미 했던 말들일테니 통역을 듣지도 않아도 되겠다”고 말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 앞서 "싱가포르 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봐야 할 것"이라며 북미정상회담의 연기 가능성을 던졌다.

결정타는 북한의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낸 담화였다. 최 부상이 마이클 펜스 부통령을 비난하는 메시지를 던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신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11시 늦은 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들을 긴급 소집, 심야회의를 열었다. 당시 나온 문 대통령의 입장은 “당혹스럽고 유감이다”로 시작했다. 다만 “당사자들이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며 “정상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도 미국의 기류를 읽었는지 몰라도 첫 반응은 “만나자”였다.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며 유화 제스처로 선회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다음달 12일 열릴 수 있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26일 오후 판문점의 북측지역인 통일각에서 ‘깜짝’북미정상회담이 열렸다. 통일각에서 남북 정상이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양 정상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내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께서 직접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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