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 면세점 업계 반등 기회에 화색…탈락 롯데는 ‘심통’

▲ 인천공항 전경.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입찰 경쟁이 신라호텔과 신세계DF로 압축된 가운데, 면세점 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되며 이번 입찰에서 탈락한 롯데호텔 측이 결과에 반발하고 있어 소소한 잡음도 예측되고 있다.


지난 31일 인천공항공사는 T1의 DF1 구역과 DF5 구역 등 2개 사업권을 두고 롯데호텔, 호텔신라, 신세계DF, 두산 등이 경쟁을 펼친 입찰 심사에서 신라와 신세계가 복수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신라와 신세계는 앞으로 관세청의 특허권 심사라는 2차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결과에 따라서 업계 순위가 역전되지는 않겠지만 상당한 점유율 지각변동은 예상된다.


롯데가 차버린 8700억원은 누구에게로?


1일 업계에 따르면, 2017년 면세점 시장 점유율(국내)은 롯데가 41.9%로 1위다. 그 뒤를 위어 신라 29.7%(HDC신라면세점 포함), 신세계 12.7% 순이다.


업계 1위 롯데가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공석이 된 2개의 특허권을 신라와 신세계가 어떻게 가져가느냐가 관건이다. 2개를 모두 가져가는 쪽이 상당한 유리하다. 신라와 신세계는 모두 2개를 한꺼번에 가져가는 것을 원할 것이다.


문제는 롯데다. 롯데는 지난해까지 T1에서 4개 구역에 면세점을 운영했었다. 올해 초 인천공항공사와 겪은 임대료 갈등으로 이 중 3개 구역 사업권을 반납했다. 그러다 이번 입찰에 재도전 한 것이다. 이번 입찰에서는 롯데가 반납한 3개 구역은 탑승동과 DF1 구역을 하나로 묶어 2개 구역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했다.


지난해 롯데가 3개 구역에서 올린 매출은 8700억원 이었다. 롯데는 이 금액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셈이다.


신라는 T1에서 이미 3개 구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제2여객터미널에서도 1개 구역을 운영하고 있다. 만약 신라가 이번 특허권 심사에서 2개를 모두 가져간다면 인천공항에서만 총 6개 면세점을 운영하는 셈이며 롯데와의 점유율 격차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신세계도 마찬가지다.


▲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입점한 신라면세점.


속 타는 롯데....어쩌나...


남북 화해 무드 속에서 유커의 유입이 다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롯데의 속은 타들어 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인지 입찰 심사 결과에 대해 어깃장을 놓고 있는 모양새다. 업계와 일부 언론에 따르면, 롯데는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전까지 벌이겠다는 태세다. 임차료도 참여 업체들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써냈고 그동안 업계 1위로서 사업제안서에 큰 감점 요인이 있을 리 없다는 주장이다. 입찰심사 구성원을 놓고도 트집을 잡는 모양이다.


심사위원 12명 가운데 인천공항공사 소속 지원이 7명이기 때문에 공정한 평가가 아닌 공사 입맛에 맞는 평가를 했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여러 업계 관계들의 말을 들어봐도 롯데의 이 같은 주장은 합리적이지 않다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권을 먼저 포기한 롯데에 감점이 가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많은 임차료를 써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은 40% 비중이고 나머지 60%가 사업제안서인데, 여기에 대한 평가는 업계 1위라고 해서 좋은 점수를 받으라는 보장은 없다. 경쟁자들과 비교해 사업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도 “평가는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졌다”며 “롯데가 비록 임차료를 가장 높게 써낸 것은 사실이지만 사업제안 평가에서 경쟁사보다 점수가 낮아 떨어진 것”이라고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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