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무 회장


“열심히 하겠습니다.” 직장에서 직원들로부터 흔히 듣는 말입니다. 직원이 열심히 하겠다는데 문제될 것은 없지만 특별한 인상을 받지는 못하지요. 간혹 “잘 하겠습니다”라는 직원을 만나면 눈길이 한 번 더 가게 됩니다.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차이를 아는구나.’ 라고요. 대개는 열심히 하는 직원이 잘하기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잘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열심히 하는 것이 미덕인 시대가 아닌 것만은 분명합니다.


농경사회나 산업사회에서는 단순반복적인 일이 많기 때문에 열심히만 하면 성과가 좋았지만, 지식창조사회에서는 열심히 하는 것만 으로는 안 됩니다. 단순반복적인 일은 로봇이 점점 대체해가고 있지요.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OECD 국가 중에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인데 생산성은 꼴찌 수준이라고 합니다. 열심히는 하는데 잘하지는 못한다는 것이지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누구나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해야 하고, 그렇게 직장 분위기와 조직 문화를 혁신해야 생산성이 올라가게 됩니다.


일을 스마트하게 잘하기 위한 혁신이 이른바 스마트워크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이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주어진 일을 마무리하는 것이라면, 잘하는 것은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구애되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업무공간과 일하는 방식, 사고와 조직문화의 혁신이 스마트워크의 키워드입니다. 일을 위한 일,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지 않게 되어야 근로시간은 줄고 반대로 생산성과 일의 성과는 높아지게 되지요.


제가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 2014년에 빛가람 혁신도시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스마트워크를 도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모든 임직원과 고객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일과 휴식과 재충전이 함께하는 스마트오피스를 만들었지요. 동시에 창조, 소통, 신뢰를 기본가치로 일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1년 후에 점검해본 결과 직원들의 만족도와 생산성이 놀랄 만큼 높아진 것을 확인했었습니다.


첫 번째 혁신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하는, 창의와 효율, 소통의 근무환경을 구축하는 것이었습니다. 협업공간과 복지공간을 확대한 스마트오피스로, 단순히 사무실 공간만 바뀌는 차원을 넘어서 전문성과 생산성을 업그레이드한 것입니다. 이런 원칙하에 가장 먼저 사장실부터 확 줄여서 간부들을 위한 공간을 최소화하는 대신에 직원과 고객을 위한 복지와 문화, 협업과 창의공간을 크게 늘렸지요. 업무의 투명과 공정, 청렴을 확산시키기 위해 부서 간, 직원 간에 존재하던 칸막이도 없앴습니다.


두 번째 일하는 방식의 혁신은 격식과 형식에서 벗어나 생산성과 효율을 최우선으로, 업무의 본질을 따져 언제든, 어디서든 일의 핵심을 수행하게 하는 것입니다. 눈도장 찍기 위한 결재와 보고를 위해 몇 시간씩 대기하지 않아도 되게 하고, ICT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모든 구성원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출장 중에도 언제, 어디서든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스마트워크 센터를 여러 곳에 만들었지요.


다음으로 사고와 조직문화를 혁신했습니다. 지역여건과 업무특성에 맞는 제도와 일터의 혁신에 맞추어, 일과 삶의 조화가 이루어지게끔 사고를 혁신시킨 것이지요. 동시에 전 임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성과를 인정받는 조직문화를 정착시켰습니다.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 제고뿐만 아니라 일과 가정의 양립에도 크게 기여할 스마트워크 혁신이 빠르게 확산되어 우리 사회 전체가 ‘열심히’ 보다 ‘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투데이코리아 회장>
필자 약력
△전)농림수산부 기획관리실장
△전)세계식량농업기구(FAO)한국협회 회장
△전)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전)한국농어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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