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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포커스]서로 다른 생각을 동상이몽(同床異夢, tóng chuāng yì mēng)

    한 가지 동, 평상 상, 다를 이, 꿈 몽
    기사입력 2018.06.0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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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본 -15정문섭-사진.png▲ 정문섭 박사
     

    같은 잠자리에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같은 처지에 있으면서도 목표가 저마다 다르다는 뜻이다.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의 중요이벤트’를 TV로 보면서 대단히 감동적이고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나는 참 소심하여 걱정도 많아 또 이처럼 우매(?)하게 애를 태우며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김정일이 많은 수행원을 이끌고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만났을 때, 정일은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해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야 했다. 정일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일언지하에 거부하였다. 하지만 돌아와 생각해보니 그들의 말이 틀린 게 아니었다. 남북의 경제수준차이가 이미 너무 많이 벌어져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이 멀지 않은 것 같고, 탈북민이 대량으로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정상적인 나라로 취급하지도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대중과 노무현, 그리고 중국 지도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섣불리 개혁개방을 했다가는 김씨 왕조는 바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두어 달 동안 여러 고민을 하던 정일은 마침내 금강산과 개성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남한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가운데 드디어 미국도 북한의 이러한 행동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북한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제재가 들어오긴 하였지만 수준이 아직은 낮았다. 견딜만한 것이었다. 암암리에 기술을 계속 축적해나가 어느 정도 성과가 있게 되자 미사일을 몇 번 쏘아 보았다. 

    그런 와중에 김정일이 병이 들었다. 자기시대에 핵보유국가가 되어 장기집권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많은 고민을 하였다. 장남 정남은 생각이 너무 많이 앞서 있는데다가 경솔하여 몇 년 못가서 밑에 있는 자들에게 당하거나 남한에 먹힐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는 은밀하게 핵심 측근을 불러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과단성이 있는 정은을 후계자로 삼겠다고 말하고 사전준비를 명했다.

    김정일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자. 그는 정은과 여정을 모란봉 한적한 곳으로 데리고 가 대동강을 바라보며 앉았다.

    “정은과 여정은 내말 잘 들어라. 나는 머지않아 죽을 것이다. 정은이가 나의 후계자로 될 것이다. 이미 다 준비를 해 놨다. 장기전을 펴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살 길은 중국처럼 개혁개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에? 그간 아버지가 해 오신 말씀을 바꾸시겠다고요?” 

    “그렇다. 네 할아버지와 나의 시대에는 통했지만 너의 시대에는 나의 통치방식이 통하지 않을 것 같구나. 어쨌거나 우리의 목표는 김씨 왕조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있다. 내가 죽으면 너는 바로 두 달 후에 바로 공포정치를 실행하여 권력을 너에게 집중시켜 나가라. 우선 고모부 장성택 같은 자들을 아무 트집이라도 잡아 무자비하게 숙청해라. 특히 개혁개방을 반대할 만한 군부 놈들을 강등시키고 충성하는 자는 계급을 높여주는 방법으로 너의 모든 행동에 복종하는 절대적 왕조체제를 만들어라. 대신 인민들에게는 인자하고 자상하며 멋진 모습을 보여줘라. 

    그런 가운데 내가 그간 해 온 핵개발을 적극 진행하여 수준을 높여라. 적어도 5-6년 내에 남측이 두려워 벌벌 떨게 하고 일본이 놀라 자빠지게 하며, 미국본토까지 날아갈 미사일을 만들어 마구 쏘아대라. 남측이 놀라 회담하자고 나설 것이고 미국은 말과 행동으로 위협하면서 강력한 경제봉쇄에 나설 것이고 중국도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냉담할 것이다. 

    이제 자신이 생기면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대내외에 선포하고 강한 자신감을 표해라. 그리고 어떤 계기가 마련되면 북남회담을 제의하여 평화분위기를 조성하고 남측에게 미국과 다리를 놓아 달라고 부탁해라. 전격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통 크게 나와라. 남측이 환호하고 미국도 기꺼이 나설 것이다. 

    군사대치의 긴장이 완화되고 10-15년이 지나면 미군의 주둔이 필요 없게 되었다며 미군 철수가 현실화되기 시작하고, 젊은이들은 군대 안가도 된다며 기대가 더욱 커질 것이다. 정은이 네 나이 50대 후반이 되면, 남측은 정권이 자주 바뀌면서 지혜롭고 똑똑한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게 되어 나라의 집중력이 분산되고 나라에 대한 충성도가 미약해질 것이다. 

    이때부터 한반도의 통일이 제일 큰 화두가 될 것이고 누가 초대 통일대통령이 될 것인가 하는 말들이 회자될 것이다. 남측에서는 우리를 그토록 미워하던 50-60대가 노쇠하여 죽어나가고 너 때문에 군대를 안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10대와 너보다 리설주를 좋아하는 지금의 20-30대는 남측의 주축이 될 것이다. 40-50대 정치가들은 너를 못 만나 안달이 날 것이다. 마침내 남쪽에서도 자연스레 정은이를 초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자들이 불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날이 오려면 정은이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중국의 덩샤오핑처럼 경제발전에 진력하여 인민들이 잘 살게 하고 대외적으로는 과감히 개방하여 남한 경제수준의 절반을 넘어서야 한다. 금강산을 열고 개성공단을 개방하고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라. 남측과 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원조를 받아 중국처럼 경제를 발전시켜라. 

    동시에 남측과 미국과 회담을 통해 핵과 미사일을 완전 포기하는 조건으로 남측의 흡수통일론에 쐐기를 박고 미국과 수교하여 미군의 무력시위를 없애라. 남측과 미국을 안심시켜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너의 친위대를 강하게 만들되 인민군의 수를 과감히 줄여라. 또한 인민들의 배를 불리게 하고 남측 사람들처럼 자유를 줘라. 너의 절대적 권력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이다.“

    여정이 중간에 물었다. 

    “그러면 제가 할 일은 무엇인가요?” 

    “너의 그 말을 기다렸다. 너는 정은의 하나밖에 유일한 혈육이다. 정은이를 유능한 지도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너의 조력이 매우 중요하다. 지근거리에서 밀착하여 모시고 챙겨라. 말하자면 비서실장이 되어야 한다. 정은이가 헛나가면 나의 유언을 상기시켜라. 그리고 오빠가 네 올케 리설주 외에 다른 여자를 넘보지 말게 해라. 건강을 해치고 훌륭한 지도자상에 흠집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전업무를 장악하여 은연중에 티내지 않는 방법으로 훌륭한 지도자의 모습이 온 인민에게 보여주고, 더 나아가 남측 사람들에게는 정은이 똑똑하고 멋지고 유능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정성을 다 해라. 똑똑한 우리 딸, 알아들은 것 같구나. 

    이러한 일들이 잘 이뤄지면 정은이 나이 60이 될 것이고 통일로 가야만할 때가 되면 남측 사람들이 자연스레 통일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덥석 받지 마라.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삼고초려를 기억해라. 모든 것이 무르익고 투표를 해도 절대적으로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오면 그때에야 흔쾌히 받아야 한다.  

    이리하여 김씨 왕조는 계속 이어질 탄탄한 기반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혹여 남측이 내가 말한 대로 변하지 않더라도 북조선은 김씨가 계속 지배하는 자주국가가 될 것이다. 아들 중 똑똑한 놈을 골라 지도자 훈련을 시켜나가는 것도 잊지 마라.“

    정은과 여정이 일어나 큰 절을 올렸다. 
      
    전직 기자출신인 친구에게 지난 밤 뒤척이며 걱정한 얘기를 꺼냈다.  그가 말했다.   

    “에이…, 그러기야 하겠냐만…, 남북이 판문점이라는 한 침대위에서 껴안으면서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었지만, 문재인 정권은 다가오는 선거 때마다 이겨야한다는 목적을, 정은은 자네 말대로 김씨 왕조를 영원히 이어가야한다는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 국민은 뒷전에 두고….”

    “맞아. 평생 동상동몽(同床同夢)만 할 것 같은 우리부부도 결국에 보면 각자 생각이 다르던 데, 하물며 70여년을 적대하며 달리 살아온 남북이 ‘통일’이라는 공동목표를 말하며 지금은 같이 행동하고 환호(同床)하며 뭔가 다 이루어진 것처럼 들떠 있지만, 속으로는 이처럼 각각 딴 생각(異夢)을 하는 동상이몽의 늪에 빠져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하기만 하구만”

    “일부 일간지 사설들이 ‘남북 화해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감격하여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좀 더 냉정하게 따지고 들여다봐야 하지 않은가?’라고 한 논조에 나도 일부 공감하고 있다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제주 관광대 외래교수>
     
    필자 약력
    △현)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자문위원(중국경제교류)
    △현) (주)뭉치(제주 소재 관광업, MICE, PCO업계) 이사
    △전) 한국농업연수원 원장
    △전) 한국능률협회 중국지역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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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순직 칼럼]국민들은 궁금한 것 알 권리가 있다
  • 권순직 논설주간|2018-08-16
  • 얼마전 김동연경제부총리의 삼성그룹 방문과 관련, “기업에게 투자 구걸하지 말라”는 청와대 관계자 발언이 있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려운 경제를 풀어나가는데 재계 협력은 필수다. 그래서 부총리의 기업 현장 방문과 협조 요청은 자연스럽다. 그런데 청와대 비서실 핵심인사가 ‘구걸 말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 해서 논란이 일었다. 그 뒤 나온 얘기는 “그런 말 한 사람이 없다”였다. 기무사의 쿠데타 음모 관련 문건과 관련해서도 그 문건이 언제 누구에게 어느 정도까지 보고가 됐고, 왜 당시엔 공개하지 않고 나뒀다가 뒤늦게 국기를 뒤흔든 사안이라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보고가 미흡했는지, 보고받은 사람이 사안의 중대함을 느끼지 못했는지, 아니면 중차대한 사건으로 인지하고도 정략적 판단으로 잠시 감춰뒀다가 뒤늦게 공개했는지 궁금하다. 그 과정에 누구 책임 또는 판단 미스가 있었는지 국민은 알아야 한다. 국민연금과 관련, 연금지급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나서서 “내가 봐도 불만스런 일이다. 보도를 보고 알았다”며 국민들의 반발을 진화하기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복지부장관은 “나는 그런 말 안했다”고만 해명한다. 누가 말했는지가 문제가 아니고 정부 안에서 그런 논의를 했는지, 했다면 어느 선에서 얼마만큼의 비중 있는 논의가 있었는지가 궁금하다. 그래서 어떻게 할건지, 그런 과정 설명이 없다. 사회적으로 논쟁 꺼리가 되고, 그것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것이라면 국민들은 당연히 그 자초지종을 상세히 알 권리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소상하게 설명하면서 ‘그런 일 없었다’며 슬그머니 덮고 넘어가는 일이 잦다.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다. 지지층 끼리의 충돌은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정부 들어 특이한 사항 또 하나가 있다. 자기들끼리, 지지세력끼리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최저임금 산정과 관련, 이 정부의 최대 지지세력인 노동조합 대표들이 최저임금위원회에 아예 불참하고, 위원회 결정에 반발한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 관련한 은산(銀産)분리 규제완화를 놓고도 정부 결정에 정권 핵심 지지층인 시민단체가 극력 반발하고 나섰다. ‘투자구걸’건도 청와대 비서실과 경제부처간의 갈등이 이처럼 크니 국민들은 어떤 것이 정부인지 헷갈린다. 특히 김동연부총리와 장하성정책실장간의 불화설은 정권 초기부터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경제관료들이 대통령 말도 안듣는다, 자료도 내놓지 않는다, 조직적 저항에 들어간 것 같다’는 도저히 있어선 안 될 일들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지니 국민들은 걱정이 태산이다. 그래도 당국자들은 이런 사태들을 철저히 규명하기보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한마디로 얼버무리고 넘어간다. 그래선 안된다. 국민은 국정 전반을 알고 싶고, 알아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할 의무가 있다. 정부는 지금 이를 태만히 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정책 운용과 관련하여 ‘김(金) &amp; 장(張)’이냐 ‘장 &amp; 김’이냐는 시중의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현실이 안타깝다. 변화와 혁신에 무디고 소극적인 관료들에게도 문제가 많다. 전문성이 약한 장관이 들어오면 정통 관료들은 한동안 ‘장관 간보기’에 들어간다. 업무에 약한 장관은 부처 장악력이 떨어지고, 그 사이 약삭빠른 관리들은 장관을 자기들 입맛에 맞춰 길들이려 한다. 그러나 인사권을 쥔 장관은 얼마 지나면 관리들과 긴장, 이어 길들이기에 나선다. 그 기간이 사람에 따라선 상당히 길 수 있다. 업무 공백 기간이다. 관료출신 장관은 그런 수습기간 없이 출발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변화나 혁신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양쪽 장단점이 있다. 대통령으로서는 딜레마일 것이다. 오랜 기간 정부부처를 지켜본 경험이다. 반면 공무원들 입장에서 보면 정권 실세들의 공무원들에 대한 지나친 불신에 반발이 크다. 불만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과거 정권에서는 대학교수나 정치인 출신 핵심들과 관료들 간의 갈등이었다면, 이 정부에서는 시민단체나 운동권 출신 핵심과 관료들 간의 긴장관계인 것이 다르다. 특히 운동권이나 시민단체 출신 인사의 경우 그들 자신이 상당수 내로남불이면서도 도덕적 우월을 내세우며 군림하기 때문에 화해가 더 힘든 게 아니가 생각된다. 이상주의자들과 현실주의자들 간의 타협이 쉽지 않겠지만 이를 타개해 나가는 것이 집권 세력의 과제다. 행정 관료시스템을 무시하기보다 그 시스템은 시스템대로 활용하면서 운용의 묘를 찾지 못한다면 결국 정권의 무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국정을, 국민 생활을 언제까지 실험대위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여론이라는 게 물 끓듯 한다지만 최근의 동향은 많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문재인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50%대로 낮아졌다. 이도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하향추세가 이어진다면 심각한 일일 것이다. 하향 원인을 주로 경제 분야의 실정에서 찾는 분위기다. 일자리정권을 표방하고 출범한 이 정부지만 상반기 체감실업률이 11.8%로 이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악이라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실업률 증가를 설명하지만 궁색하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영세 자영업 분야에서의 고용감소 등이 큰 원인이었을 것인데도 당국은 청와대 눈치 보느라 그런 얘기는 쏙 빼고 분석한다. 국민들은 다 안다. 과거 수 십년 쌓인 적폐청산에 속 후련한 국민도 많다. 남북화해무드를 추진해 나가는 정부에 갈채도 많다. 그러나 그러나 먹고 살기가 팍팍해지면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지금 우리가 처한 경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를 해결해 나갈 사람을 찾는 것이 급하다. &lt;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gt;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현)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운영위원
  • [이상무의 촌스러운 명상록]대한민국 독립 70년, 회고와 전망
  • 이상무 회장|2018-08-14
  • 올해 8·15는 대한민국 정부수립 즉, 독립 70년이 되는 날입니다. 우리는 다른 모든 나라들이 최대의 국경일로 꼽고 있는 ‘독립기념일(Independence Day)’이 민족이 해방된 ‘광복절’과 겹쳐서 함께 기념해 왔지요. 건국기념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저는 국조 단군의 개국을 민족국가의 건국으로 치고,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의 독립기념일로 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민족 분단을 극복하지 못한 상태이지만 이제 7순이 된 대한민국은 누가 뭐래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조국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지나간 대한민국 70년을 돌이켜봅니다. 먼저 국제정세의 변천부터 살펴보지요. 세계는 2차 대전에 이은 동서냉전의 양극체제에서 소련의 붕괴에 따른 미국 일극체제, 다시금 다극체제로 변해왔습니다. 월남전, 중동전쟁, EU확대 등을 겪으면서 테러와 국지분쟁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세계의 중심으로 복귀하면서 인구·생산·소비·투자·교역을 망라한 최대의 경제권으로 성장하여 산업혁명 이후의 서세동점 조류가 역전되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지요. 한반도가 위치해있는 동북아는 여전히 4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으나 중국의 급부상과 러시아의 약화, 미국의 절대 우위 변화, 일본의 우경화 등으로 전반적으로 한국의 위상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한반도는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북한이 우세였으나 70년대 후반부터 역전되어 대한민국이 우위에 서게 되었고 남북협력과 긴장이 반복되면서 남북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져 왔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내 상황을 볼까요. 정치는 자유당 독재와 4·19, 5·16과 10월 유신, 10·26과 5·18 등 개발독재 시대를 거쳐 1987년 6·29로 민주화가 성취되었으나, 문민정부 이래 박 근혜 정부까지 보수·진보의 대립은 계속되어 왔습니다. 반면 경제는 1인당 GDP 100달러도 안 되던 절대빈곤시대에서 경제개발 5개년계획, 새마을운동 등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내고, 1·2차 오일쇼크, IMF사태 등을 잘 극복하여 인구 5천만에 1인당 3만 불 수준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되었지요. 우리 사회는 권위주의와 산아제한의 시대에서 평등사회, 저출산, 고령화 시대로 변했습니다. 가부장제와 가족계획 대신 핵가족, 여성우위사회가 되었고, 무상보육, 출산·육아휴직제가 보편화된 반면 노인빈곤과 학대가 심각해지고 인구 감소로 인한 폐교, 마을 공동화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지요. 과학기술과 학문은 경제개발과 동시에 추진된 대학·연구소 설립과 기술도입, 인력 양성, R&amp;D 투자확대에 힘입어 기능올림픽을 제패하는 수준에서 더욱 비약적으로 발전, 일부 분야에서는 세계최고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하며 인공지능과 집단지성의 시대에 들어서 있습니다. 우리의 문화도 지역문화제 활성화, 인간문화재 발굴, 사적·명승 보존 등을 통해 전통문화를 복원하여 이를 월드클래스의 한류로 승화시켰지요. 한류드라마와 케이팝, 한복·한옥·한식·한지 등은 대한민국 문화융성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외교 면에서는 독립 당시부터 6·25를 겪고 미국원조로 살아가던 시절의 대미 의존 일변도에서 다각외교로 발전하였고, 한·중·일의 관계정립을 바탕으로 아세안+3 등 아태지역을 주도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안보 면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주한미군, 미국의 핵우산 등 한미동맹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위에 아·태지역 안보협력체에 동참하려는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지요. 이제부터 전개될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떨까요? 우선 인구변동의 지역 간 격차가 확대되고 기후변화와 4차 산업혁명, 세계시장 통합 가속화 등의 영향을 받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뉴 노마드나 세방화, 신문명 등 인류 역사의 메가트랜드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지요. 여하튼 고조선 이래 우리 선조들이 만주와 한반도에 정착한 반만년 민족사는 고조선, 고구려·백제 제국, 신라의 삼국통일, 코리아(고려), 거란‧몽골전쟁, 이조 5백년, 임진‧병자전쟁, 일제강점, 남북분단, 대한민국 등으로 부침과 영욕을 반복해왔으며, 앞으로도 그 역사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입니까? 대한제국, 3‧1운동, 임시정부, 독립운동, 광복과 정부수립, 한국전쟁, 4‧19, 5‧16, 10‧26, 5‧18, 6‧29 등을 겪고 IMF 사태를 극복하여 G20의 일원이 되어있는 나라입니다.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가 되어야 할까요? 저는 우리 대한민국이 자유, 민주, 평등, 박애의 이념 아래 시장경제와 자주국방을 바탕으로 세계로 열린 시민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또한 공정성과 형평성, 투명성과 책임성을 세계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세계가 존경하고 세계인이 사랑하는 나라가 되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그러려면 대한민국 국민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공동체를 존중하고, 도덕성과 창의성을 기초로 소통과 배려를 실천하며, 주인의식과 책임과 명예의 바탕 위에 열린 마음으로 이웃과 더불어 나누는 삶을 사는 국민이 되어야 한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lt;투데이코리아 회장&gt; 필자 약력 △전)농림수산부 기획관리실장 △전)세계식량농업기구(FAO)한국협회 회장 △전)농어업농어촌 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전)한국농어촌공사 사장
  • [조은경의 귀촌주부 다이어리]51
  • 조은경 작가|2018-08-13
  • 미국으로 돌아가는 딸네 식구들을 먹먹한 마음으로 배웅한 다음날 영천으로 돌아왔다. 서울서 아침 10시 발 고속버스로 오다 보니 도착했을 때는 한낮이었다. 에어컨이 잘 된 버스에서 영천 땅에 한 발을 내딛었을 때의 느낌은 순식간에 한증막에 떨어진 기분. 숨 막히는 뜨거운 사막을 걸으며 “룸서비스! 룸서비스!”를 외치던 만화 영화 속 주인공의 기분을 그대로 느끼며 냉방이 잘 된 택시 속으로 도망치듯 빨려 들어갔다. 영화를 보면서는 웃었는데 지금은 웃을 기분이 아니었다. 아! 지금이 현대가 아니고 조선시대였다면 어땠을까? 속곳부터 차곡차곡 옷을 꿰입은 채로 여름을 보냈을 우리 조상님들은 어떠셨을까? “감사합니다. 비록 시골에 살지만 우리 집엔 에어컨이 있어요.” 에어컨이 너무 고맙다. 시골엔 마을회관마다 에어컨이 있다. 집에서 각자 선풍기만을 틀고 살거나 에어컨이 있어도 넉넉하게 틀지 못하던 분들이 회관에 모여 함께 시원하게 여름을 난다. 서울에도 쪽방에서 힘들게 여름을 보내는 분들이 함께 모여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서울의 동사무소에는 동네 사람들이 다 모여 시원하게 지낼 그런 공간이 있을까? 그런 점으로 보면 주민 숫자가 적은 시골이 훨씬 더 유리하다. 저녁이라도 7시가 넘어야 조금 시원해진다. 스프링클러를 작동시키고 호스도 길게 빼서 텃밭에, 잔디밭에, 꽃나무에, 감나무에 물을 주는 것도 이 때다. 짱똥이에게 밥도 주고 감나무 두 그루에 영양제 대용으로 막걸리를 부어주기도 한다. 얼마 전부터 뒷마당에 물을 주는 대상이 하나 더 생겼다. 원래 뒷마당은 잔디를 안 심고 자갈을 부어 놓았다. 그런 자갈을 뚫고 수박이 여러 놈 자라기 시작했다. 봄에 수박 모종을 심어 보지 않았다면 그 이파리가 수박 이파리인지도 몰랐을 것이다. 이파리가 특이하게 예쁘게 생긴 수박 모종이었지만 착근하지 못하고 말라버렸다. 그 때, 아쉬웠는데........작년 여름, 오픈 하우스 행사를 우리 집 뒷마당에서 테이블과 의자 펼쳐 놓고 치뤘던 기억이 난다. 그 때 사람들이 수박씨를 뱉었던 것이 지금 싹이 튼 모양이다. 거의 일 년 만에. 신기하기 짝이 없다. 그런데 과연 열매를 맺을 수는 있을까? 계절이 너무 늦다. 열매는 아니라도 꽃이라도 피워 보았으면. 아주 어두워지기 전에 복숭아 농사로 이름난 동생뻘 되는 농부의 집을 찾아갔다. 지난주에 복숭아를 따는데 조금 도와줬다. 장갑과 마스크를 끼고 꼭지 부분을 살짝 비틀어 따는 비교적 쉬운 과정이지만 익은 놈을 골라내는 것이 요령이다. 그 때 복숭아 한 소쿠리를 얻어 왔는데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 오늘 가는 것은 친척들, 친구들에게 한 상자씩 보내기 위해서다. 우리 동네 복숭아라고, 정말 맛있는 복숭아라고, 복숭아 과수원만 30년을 한 농사꾼이 키운 복숭아라고 선전도 많이 할 생각이다. 가장 더운 고장이라고 뉴스에 이름을 올린 영천에서 생산한 복숭아라고, 혹서를 뚫고서 익은 과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덥기만 하면 과일의 당도가 높을 것이라고 사람들은 쉽게 생각하지만 그것이 아니란다. 너무 더우면 식물도 생물체라 광합성이 자연스레 이루어지질 않는다고. 이른바 온열질환에 걸린다는 말이다. 그 어려움을 뚫고 수확하는 것이니 농부는 얼마나 기쁠까. 동생은 상품을 받을 수취자의 이름과 주소, 전화번호를 확인하고서는 휴대폰으로 찰칵 찰칵 찍어 놓는다. 내일 택배 차에 실려 보내면 냉장차에 옮겨져 다음날 목적지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제 농가에서는 스마트 팜으로 수요자도 찾고 택배도 보낸다. 과육이 곧 물러져 당일 택배가 가능한 곳에서만 재배하는 수밀도 종류만 빼고는 수많은 종류의 복숭아를 생산한단다. 딱딱한 복숭아라 여러 날 두고 먹을 수 있고, 먹을수록 더 맛있는 영천 복숭아가 자랑스럽다. 영천 복숭아, 만세! &lt;작가&gt; 조은경 약력 △2015 계간문예 소설부문 신인상 수상 △소설 '메리고라운드' '환산정' '유적의 거리' '아버지의 땅'등 발표
  • [박현채 칼럼]문 대통령 규제개혁 성공하려나
  • 박현채 주필|2018-08-10
  • 문재인 대통령이 마침내 규제개혁에 발벗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을 방문, 의료기기 규제 완화를 주문한데 이어 인터넷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을 방문, 은산분리 완화를 강조했다. 그는 “은산(銀産)분리 제도가 신산업의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들어 규제 개혁에 대한 발언 수위를 계속 높여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규제 혁신 토론회에서 "과감한 방식, 그야말로 혁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고, 5월에는 "정부 1년이 지나도록 혁신 성장에서 뚜렷한 성과와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며 관료와 청와대 관계자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했다. 또한 6월에는 "답답하다"며 예정된 규제 혁신 점검 회의를 취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강력한 규제혁파 의지를 보인데 이어 급기야 직접 선두에 나서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하자 문 대통령 지지층에서 먼저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 경실련, 정의당 등은 증권회사가 재벌의 사금고 역할을 한 2013년의 동양증권 사태를 예로 들면서 은산분리 규제완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동양증권은 당시 동양그룹 경영진들과 공모해 자사의 부실회사채를 우량한 것처럼 속여 판매, 4만여명의 개인 투자자들에게 약 1조3,000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일단 인터넷 전문은행과 의료산업 분야부터 규제의 벽을 깨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신기술을 일단 허용한 뒤 사후에 규제하는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와 일정 기간 규제를 전면 면제해주는 '규제 샌드박스' 방안을 도입, 빅데이터 산업 활성화를 위한 개인정보 규제 완화, 드론의 비행 공역 추가 지정, 자율주행차의 임시 운행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몰론 규제완화가 만사를 해결해 주는 전가의 보도는 아니다. 예컨대 은산분리 완화를 통해 인터넷 은행의 자본 확충 물꼬를 터주더라도 사업 호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 은행 스스로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증자만 반복될 수도 있다. 하지만 막힌 곳을 뚫어 활로를 열어주고 낙후된 기존 산업에 자극을 준다는 의미에서 규제완화는 무척 중요하다. 위험이 있다고 해서 신기술을 규제로 제어한다면 새로운 산업이 발전할 수 없다. 은산분리 완화가 실시될 경우 기존 은행권은 고객 유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핀테크와의 협업을 통해 인터넷 은행 대응에 나설 것이다. 기존 은행은 이를 통해 신속한 혁신을 달성하고 스타트업은 자본을 유치하는 상호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고 불리는 빅데이터의 한국기업 이용률은 고작 5%(2016년 기준)이나 글로벌 기업은 29%나 된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올해 발표한 디지털 경쟁력 순위에서도 한국의 빅데이터 사용 및 활용 능력은 63개국 중 56위에 그쳤다. 이는 세계 각국이 글로벌 빅데이터 산업을 리드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개인정보 보호 규제로 발목이 묶여있기 때문이다. 세계 전기자동차 및 자율주행차 산업을 리드하고 있는 미국 기업 테슬라가 회사 설립 15년 만에 100여 년 전통의 포드 자동차와 GM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성과를 낸 것도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완화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규제 개혁'은 역대 정부 모두가 정권 초기에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핵심 과제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2008년 1월 전봇대 때문에 대형 트레일러가 지나가지 못한다며 ‘규제의 전봇대'를 뽑으라고 지시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규제를 '암 덩어리'에 비유하며 도려내겠다고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규제 기요틴(단두대) 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규제 총량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기득권을 지키려는 이해 당사자의 반발, 대기업에 특혜를 준다는 시민단체의 반대, 규제가 있어야 목에 힘을 줄 수 있는 관료사회의 경직성과 국회 입법 실패 등으로 번번이 실패했다. 문재인 정부가 과거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이해 당사자의 '집단 이기주의', 관료의 '복지부동', 국회·시민단체의 '정쟁 도구화'와 '발목 잡기'를 뛰어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제아무리 험한 난관이 있더라도 반드시 규제를 철폐하고 말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무척 중요하다. 일본, 미국, 영국, 중국 등 세계 주요국들은 규제철폐의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모두가 한결같이 신기술 선점을 위해 규제혁파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문제인 정부의 규제혁파는 이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이 은산분리 완화에 적극성을 보이자 여야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인터넷 전문은행 특례법을 8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젠 속도를 높여야 한다. 계속 머뭇거리다간 국제경쟁력은 추락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고무적인 것은 여름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문 대통령이 이달부터 월 1회 규제개혁점검회의를 직접 주재하기로 하는 등 규제개혁에 강한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의 강한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lt;투데이코리아 주필&gt; 필자약력 △전)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전문가 포커스]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 바란다
  • 김동환 교수|2018-08-08
  • 지난 5개월간의 공백을 딛고 드디어 신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명되었다. 아직 청문회를 앞두고 있지만 큰 문제가 없는 한 장관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초유의 장기간 장관 공백 사태를 맞이하여 농업계에서는 농업 홀대론 등으로 서운한 감정을 들어내기도 했으나 산적한 농정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사실이다. 취임을 앞두고 있는 신임 장관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농업, 농촌분야 현안 과제 몇 가지만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신임 장관은 최저임금 인상 및 노동력 부족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 농촌 노동력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에서 급격하게 인상된 최저임금은 농가경제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규모가 큰 전업농 및 법인 농가들은 노동력의 상당부분을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하고 있고 인건비 부담이 큰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임 장관은 농업분야 최저 임금의 차등 적용, 외국인 노동력 확대 등 단기 대책은 물론 현재 수작업 위주로 되어 있는 밭농업의 기계화 등 중장기 대책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둘째, 악취 등 축산 환경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양돈을 비롯한 축산업은 국민 영양개선 및 농업소득 증대에 기여해 왔으나 무분별한 축사 확장으로 인한 환경 악화는 농업, 농촌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국민에게 설파하고 이를 헌법에까지 반영하려는 상황에서 축산 분뇨에 의한 악취는 일반 국민들의 반감을 일으키는 등 장기적 관점에서 농업, 농촌의 가치를 좀 먹게 되므로 이의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 가축 분뇨 자원화, 악취 저감 기술 도입 등 소극적인 해결책 뿐 아니라 인구 밀집지 인근 축산단지의 이전, 축산 농가들의 해외 진출 등 적극적인 대책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셋째, 농가소득 증대 및 농업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 신임 장관은 농산물 유통 및 가공 분야에서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유통분야에서는 경쟁제한적 규제의 철폐가 필요하며, 특히 농산물유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고비용, 저효율 구조로 되어 있는 농산물도매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의 철폐가 필요하다. 현재 지나치게 엄격하게 규정되어 있는 거래제도의 자유화와 새로운 유통참여자의 진입을 가로막는 진입제한의 철폐가 필요하다. 아울러 식품가공 분야에서도 엄격한 규제가 농가 소득 증대 기회를 가로 막고 있어 이의 개선도 필요하다. 특히 건강기능성 식품의 규제를 개선하여 다양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함으로써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농업 분야 규제 개선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 전략과 보조를 같이 하여 농식품분야 신성장 동력 창출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넷째, 신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관심이 낮은 농협 개혁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농협은 우리 농업 발전의 기관차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농협 개혁은 상시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금융지주, 경제지주 설립을 핵심으로 한 과거 농협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문제점을 냉철히 분석하여 문제점을 보완하고 환경변화에 대응한 새로운 농협 개혁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주도해서 농협을 개혁하는 것에 한계가 있지만 자체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특히 경제사업의 경우 경제지주, 자회사 등으로 방만하게 펼쳐진 사업조직의 슬림화, 효율화와 더불어 중앙회장에 집중된 권력의 분산 및 사업책임자에 의한 책임경영체제의 확립이 필요하다. 아울러 직원 위주의 경영으로 농민조합원의 이익이 침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농협노조에 의한 약탈적 이익 추구행동 억제와 산지농협의 경우 품목 중심 유통 활성화 시스템의 구축도 필요하다. 다섯째, 4차산업 혁명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첨단기술과의 융복합화된 스마트농업의 확산 등도 필요하다. 스마트 농업은 보여주기식이 아니라 노동력부족, 수급불안정 등 농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에서 철저히 민간 주도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정부의 스마트농업 정책은 기반조성, 연구개발 등 간접적인 지원에 치중하고 실제 사업은 민간이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외에도 농가소득 증대, 농산물 가격 불안정성 완화, AI와 구제역과 같은 가축전염병 예방, 사회적 농업 확산, 농촌환경 개선, 기업의 농업참여 문제 등 다양한 현안이 많으나 이들 문제들은 해결에 장시간을 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 이슈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으나 이 글에서 시급한 현안 위주로 신임 장관이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하였다. 부디 새롭게 부임하는 농정 최고책임자는 임시방편적, 보여주기식 농정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 농정을 소신껏 펼쳐 우리 농업, 농촌에 희망을 주기를 바란다. &lt;안양대학교 국제통상유통학과 교수&gt; 필자 약력 △미국 위스콘신대 농업 및 응용경제학과졸(경제학 박사) △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농협중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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