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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문가 포커스]서로 다른 생각을 동상이몽(同床異夢, tóng chuāng yì mēng)

    한 가지 동, 평상 상, 다를 이, 꿈 몽
    기사입력 2018.06.07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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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본 -15정문섭-사진.png▲ 정문섭 박사
     

    같은 잠자리에서 다른 꿈을 꾼다는 뜻으로, 같은 처지에 있으면서도 목표가 저마다 다르다는 뜻이다.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의 중요이벤트’를 TV로 보면서 대단히 감동적이고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나는 참 소심하여 걱정도 많아 또 이처럼 우매(?)하게 애를 태우며 밤을 지새우고 있었다.  
     
    김정일이 많은 수행원을 이끌고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만났을 때, 정일은 중국처럼 ‘개혁개방’을 해야 한다는 말을 수없이 들어야 했다. 정일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며 일언지하에 거부하였다. 하지만 돌아와 생각해보니 그들의 말이 틀린 게 아니었다. 남북의 경제수준차이가 이미 너무 많이 벌어져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이 멀지 않은 것 같고, 탈북민이 대량으로 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정상적인 나라로 취급하지도 않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대중과 노무현, 그리고 중국 지도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섣불리 개혁개방을 했다가는 김씨 왕조는 바로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 생각을 하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두어 달 동안 여러 고민을 하던 정일은 마침내 금강산과 개성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남한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가운데 드디어 미국도 북한의 이러한 행동에 우려를 표시하면서 북한의 존재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제재가 들어오긴 하였지만 수준이 아직은 낮았다. 견딜만한 것이었다. 암암리에 기술을 계속 축적해나가 어느 정도 성과가 있게 되자 미사일을 몇 번 쏘아 보았다. 

    그런 와중에 김정일이 병이 들었다. 자기시대에 핵보유국가가 되어 장기집권을 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많은 고민을 하였다. 장남 정남은 생각이 너무 많이 앞서 있는데다가 경솔하여 몇 년 못가서 밑에 있는 자들에게 당하거나 남한에 먹힐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는 은밀하게 핵심 측근을 불러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과단성이 있는 정은을 후계자로 삼겠다고 말하고 사전준비를 명했다.

    김정일의 병세가 점점 악화되자. 그는 정은과 여정을 모란봉 한적한 곳으로 데리고 가 대동강을 바라보며 앉았다.

    “정은과 여정은 내말 잘 들어라. 나는 머지않아 죽을 것이다. 정은이가 나의 후계자로 될 것이다. 이미 다 준비를 해 놨다. 장기전을 펴라.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가 살 길은 중국처럼 개혁개방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에? 그간 아버지가 해 오신 말씀을 바꾸시겠다고요?” 

    “그렇다. 네 할아버지와 나의 시대에는 통했지만 너의 시대에는 나의 통치방식이 통하지 않을 것 같구나. 어쨌거나 우리의 목표는 김씨 왕조가 계속 이어져야 하는데 있다. 내가 죽으면 너는 바로 두 달 후에 바로 공포정치를 실행하여 권력을 너에게 집중시켜 나가라. 우선 고모부 장성택 같은 자들을 아무 트집이라도 잡아 무자비하게 숙청해라. 특히 개혁개방을 반대할 만한 군부 놈들을 강등시키고 충성하는 자는 계급을 높여주는 방법으로 너의 모든 행동에 복종하는 절대적 왕조체제를 만들어라. 대신 인민들에게는 인자하고 자상하며 멋진 모습을 보여줘라. 

    그런 가운데 내가 그간 해 온 핵개발을 적극 진행하여 수준을 높여라. 적어도 5-6년 내에 남측이 두려워 벌벌 떨게 하고 일본이 놀라 자빠지게 하며, 미국본토까지 날아갈 미사일을 만들어 마구 쏘아대라. 남측이 놀라 회담하자고 나설 것이고 미국은 말과 행동으로 위협하면서 강력한 경제봉쇄에 나설 것이고 중국도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냉담할 것이다. 

    이제 자신이 생기면 ‘핵보유국이 되었다.’고 대내외에 선포하고 강한 자신감을 표해라. 그리고 어떤 계기가 마련되면 북남회담을 제의하여 평화분위기를 조성하고 남측에게 미국과 다리를 놓아 달라고 부탁해라. 전격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고 통 크게 나와라. 남측이 환호하고 미국도 기꺼이 나설 것이다. 

    군사대치의 긴장이 완화되고 10-15년이 지나면 미군의 주둔이 필요 없게 되었다며 미군 철수가 현실화되기 시작하고, 젊은이들은 군대 안가도 된다며 기대가 더욱 커질 것이다. 정은이 네 나이 50대 후반이 되면, 남측은 정권이 자주 바뀌면서 지혜롭고 똑똑한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게 되어 나라의 집중력이 분산되고 나라에 대한 충성도가 미약해질 것이다. 

    이때부터 한반도의 통일이 제일 큰 화두가 될 것이고 누가 초대 통일대통령이 될 것인가 하는 말들이 회자될 것이다. 남측에서는 우리를 그토록 미워하던 50-60대가 노쇠하여 죽어나가고 너 때문에 군대를 안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10대와 너보다 리설주를 좋아하는 지금의 20-30대는 남측의 주축이 될 것이다. 40-50대 정치가들은 너를 못 만나 안달이 날 것이다. 마침내 남쪽에서도 자연스레 정은이를 초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자들이 불어날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날이 오려면 정은이가 해야 할 일이 많다. 우선 중국의 덩샤오핑처럼 경제발전에 진력하여 인민들이 잘 살게 하고 대외적으로는 과감히 개방하여 남한 경제수준의 절반을 넘어서야 한다. 금강산을 열고 개성공단을 개방하고 제2, 제3의 개성공단을 만들어라. 남측과 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원조를 받아 중국처럼 경제를 발전시켜라. 

    동시에 남측과 미국과 회담을 통해 핵과 미사일을 완전 포기하는 조건으로 남측의 흡수통일론에 쐐기를 박고 미국과 수교하여 미군의 무력시위를 없애라. 남측과 미국을 안심시켜라. 뿐만 아니라 동시에 너의 친위대를 강하게 만들되 인민군의 수를 과감히 줄여라. 또한 인민들의 배를 불리게 하고 남측 사람들처럼 자유를 줘라. 너의 절대적 권력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이다.“

    여정이 중간에 물었다. 

    “그러면 제가 할 일은 무엇인가요?” 

    “너의 그 말을 기다렸다. 너는 정은의 하나밖에 유일한 혈육이다. 정은이를 유능한 지도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너의 조력이 매우 중요하다. 지근거리에서 밀착하여 모시고 챙겨라. 말하자면 비서실장이 되어야 한다. 정은이가 헛나가면 나의 유언을 상기시켜라. 그리고 오빠가 네 올케 리설주 외에 다른 여자를 넘보지 말게 해라. 건강을 해치고 훌륭한 지도자상에 흠집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전업무를 장악하여 은연중에 티내지 않는 방법으로 훌륭한 지도자의 모습이 온 인민에게 보여주고, 더 나아가 남측 사람들에게는 정은이 똑똑하고 멋지고 유능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정성을 다 해라. 똑똑한 우리 딸, 알아들은 것 같구나. 

    이러한 일들이 잘 이뤄지면 정은이 나이 60이 될 것이고 통일로 가야만할 때가 되면 남측 사람들이 자연스레 통일대통령이 되어 달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덥석 받지 마라. 겸손한 모습을 보이며 삼고초려를 기억해라. 모든 것이 무르익고 투표를 해도 절대적으로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오면 그때에야 흔쾌히 받아야 한다.  

    이리하여 김씨 왕조는 계속 이어질 탄탄한 기반이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혹여 남측이 내가 말한 대로 변하지 않더라도 북조선은 김씨가 계속 지배하는 자주국가가 될 것이다. 아들 중 똑똑한 놈을 골라 지도자 훈련을 시켜나가는 것도 잊지 마라.“

    정은과 여정이 일어나 큰 절을 올렸다. 
      
    전직 기자출신인 친구에게 지난 밤 뒤척이며 걱정한 얘기를 꺼냈다.  그가 말했다.   

    “에이…, 그러기야 하겠냐만…, 남북이 판문점이라는 한 침대위에서 껴안으면서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었지만, 문재인 정권은 다가오는 선거 때마다 이겨야한다는 목적을, 정은은 자네 말대로 김씨 왕조를 영원히 이어가야한다는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도 몰라. 국민은 뒷전에 두고….”

    “맞아. 평생 동상동몽(同床同夢)만 할 것 같은 우리부부도 결국에 보면 각자 생각이 다르던 데, 하물며 70여년을 적대하며 달리 살아온 남북이 ‘통일’이라는 공동목표를 말하며 지금은 같이 행동하고 환호(同床)하며 뭔가 다 이루어진 것처럼 들떠 있지만, 속으로는 이처럼 각각 딴 생각(異夢)을 하는 동상이몽의 늪에 빠져 있는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하기만 하구만”

    “일부 일간지 사설들이 ‘남북 화해분위기는 매우 좋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저 감격하여 믿고 싶은 것만 믿고 있는 것이 아닐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좀 더 냉정하게 따지고 들여다봐야 하지 않은가?’라고 한 논조에 나도 일부 공감하고 있다네. 자네 생각은 어떤가?“​ <제주 관광대 외래교수>
     
    필자 약력
    △현) 광주전남발전연구원 자문위원(중국경제교류)
    △현) (주)뭉치(제주 소재 관광업, MICE, PCO업계) 이사
    △전) 한국농업연수원 원장
    △전) 한국능률협회 중국지역전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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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채 칼럼]생수, 천일염, 공기에도 미세 플라스틱
  • 박현채 주필|2018-10-19
  • 인간의 플라스틱 남용과 무분별한 폐기물 방치에 자연의 역습이 시작됐다. 청정해역이라는 남극해에서도 잘게 쪼개진 미세한 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되는 등 한국을 비롯해 지구촌 전체가 플라스틱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앞으로 물 한 방울, 흙 한 움큼도 마음 놓고 사용하지 못할 때가 올지 모른다는 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있다. 최근들어 각종 어류와 조개류는 물론이고 우리가 매일 먹고 마시는 수돗물과 생수, 소금, 맥주 등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고 있다. 심지어 공기 중에도 떠다닌다. 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수준까지 작아져 미세먼지 형태로 코와 입을 통해 혈관까지 침투한다. 플라스틱은 당구공의 재료인 값비싼 상아를 대체할 물질을 찾다가 1868년 미국의 한 과학자에 의해 발명됐다. 세계 최초의 천연수지 플라스틱인 셀룰로이드이다. 그러나 셀룰로이드는 잘 깨져 당구공 재료로 부적합했다. 그래서 안경테, 단추, 틀니, 만년필 등의 소재로 한정돼 사용되다가 1909년 합성수지 베이클라이트가 개발되면서 본격적인 플라스틱 시대가 열렸다. ‘성형하기 알맞다’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인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따와 ‘플라스틱’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플라스틱은 20세기 기적의 소재다. 플라스틱은 진화를 계속하면서 인류의 삶의 질과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지금은 수백 도의 온도에 견디고 철사보다도 질긴 플라스틱이 개발돼 플라스틱으로 만든 경주용 자동차 엔진까지 등장하는 등 응용범위에 한계가 없을 정도다. 인류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구분한다면 현대는 플라스틱 시대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한번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잘 썩지 않고 아주 미세한 플라스틱으로 잘게 부서진 채로 남아 자연환경과 생태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을 타고 다시 식탁으로 돌아와 인체 건강을 위협한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만들어진 플라스틱이 종국에는 쓰레기가 되어 땅속에 묻히거나 바다로 흘러들어가 매우 작은 입자 형태인 ‘미세플라스틱’으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는 미세 플라스틱이 인간을 비롯해 물고기 등 생물체에 어떠한 해를 끼치는 지를 정확히 알지 못한다. 유해성이 확인이 되지 않은 단계이니 기준치를 정할 수 없고 당연히 허용 기준치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최근들어 플라스틱이 잘게 쪼개질수록 생물에 미치는 독성이 강해진다는 등 인체에 해악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영국 리딩대학 연구팀은 최근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가 물속에 살면서 섭취한 미세플라스틱이 성충인 모기가 된 다음에도 여전히 몸속에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박쥐나 새들이 모기를 잡아먹을 경우 미세플라스틱이 전달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해양생물은 파편화된 미세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해 대거 섭취한다. 그래서 고래에서부터 대구, 정어리, 작은 갑각류, 조개류에 이르기까지 대다수 해양 생물의 내장 등에서 나노 플라스틱이 검출된다. 플라스틱이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있는 인간에게로 다시 돌아와 인류 건강과 식량 안보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 심히 우려되는 대목이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t으로 미국의 93.8t이나 일본의 65.8t 보다도 많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는 미세플라스틱 오염 상위국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3월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는 한국의 인천∼경기 해안과 낙동강 하구가 세계에서 2. 3번째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높은 곳이라고 나와있다. 또한 고도화된 도시만 놓고 보면 서울이 미세플라스틱 오염 농도 상위 9위에 올라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총량은 89억t에 육박하고, 이 중 75%인 약 63억t이 쓰레기로 배출됐다. 현재도 매년 3억3000만t의 플라스틱이 생산되지만 재활용되거나 소각되는 것은 20%에 불과하다. 2050년까지 생산량은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무게로 따질 경우, 오는 2050년이 되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물고기보다 많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과 미국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 법안이 잇달아 발의되는 등 이를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7년 7월 미세플라스틱을 화장품에 사용할 수 없는 원료로 지정한데 이어 지난 8월부터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의 위협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는 것 이외에 달리 방도가 없다. 가급적 사용을 줄이거나 재사용, 재활용하고, 그래도 안되면 제대로 폐기시켜야 한다. &lt;투데이코리아 주필&gt; 필자약력 △전)연합뉴스 경제부장, 논설위원실장 △전)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전)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부회장
  • [김성기 칼럼]경제가 10년,20년을 이대로 휘둘리면
  • 김성기 부회장|2018-10-12
  • 경제 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중된 자영업 등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저소득층의 일자리 감축을 촉발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 대기업들의 위축은 중소기업 부진으로 바로 나타나고 있다. 직접 고용인원만 40만명에 달하는 자동차 산업이 최근 내수와 수출 부진이 겹쳐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현대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부품 협력업체들은 줄줄이 도산위기에 몰리고 있다. 반도체 시장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반도체 제조용기계 등 수입이 급감하고 지난 8월 전체 설비투자가 1.4% 줄어 6개월 연속 감소했다.(통계청 산업활동동향) 투자가 6개월 연속 감소한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라는데 산업현장의 체감은 훨씬 심각하게 다가온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8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고 앞으로 6개월 뒤 동향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공무원 채용 등 공공행정 분야를 제외한 민간분야 취업자수는 이미 지난 5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국민 세금을 퍼부어 공무원 등 공공행정 분야 취업자수를 늘리고 있지만 결국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대로 공무원 17만명을 늘리면 9급 기준으로 30년간 월급 327조원이 들어가고 퇴직한 뒤 받아갈 연금은 92조원에 달한다는 국회예산정책처 추산이 나왔다. 두고두고 국민에게 큰 부담을 안겨줄게 뻔하다. 한국은행은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가 지난 7월 2.9%로 낮췄지만 이마저 한가한 수치로 들린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2.8%로 낮췄고 내년은 2.6%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학계에서는 우리나라 고용시장 구조가 공무원과 농림어업에서만 취업자가 늘고 민간 제조 서비스업에서 8만9000여명 줄었다는 통계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이미 제조업을 비롯한 경제기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해석하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사업하는 지인들을 만나면 경제 걱정이 더욱 심각한 경고로 바뀐다. 소위 진보를 표방한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 반만에 경제가 이 지경에 몰렸는데 다음 정부는 어디로 가겠느냐는 것이다. 질문이라기 보다는 절박한 위기감이 가득한 탄식으로 들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얼마 전 기자들과 만나 공직의 마지막 소임으로 ‘20년 집권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앞으로 대통령을 10명 더 당선시키자며 기염을 토했다. 최근 10.4남북공동선언 기념행사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내가 살아 있는한 절대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권 사수를 위한 결기를 강조한 표현이겠지만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여러 반응이 나올 수 있는 발언이었다. 당연하다고 박수갈채를 보내는 분도 있는 반면 그 결기에 소름이 돋았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최근 경제가 어렵게 돌아가는 원인을 모두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조선업과 자동차 산업의 부진은 전 정부에서 구조조정에 실기한데다 경영진이 경영혁신에 실패한 여파가 크다고 보아야 한다. 고용대란도 주력산업의 부진에 따른 파장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산업은 국내정책 보다는 해외시장의 동향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 추이와 일본 엔화가치의 등락에 따라 수출시장 환경은 크게 달라진다. 또 경기 사이클의 변화가 업황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현 정부 내내 경제 흐름이 같은 방향으로만 간다고 예단하는 건 적절치 않다. 하지만 경제여건에 미치는 대내외 변화에 못지않게 정부 정책의 기조가 주는 영향이 크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낙관은 더욱 금물이다. 북한처럼 폐쇄된 경제가 아닌 개방된 체제에서는 시장경제원칙을 바탕으로 삼아 반드시 필요한 분야에 한해 국가가 개입하는 절제된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정부가 공무원 증원 등 공공행정 분야 일자리 만들기에 세금을 퍼붓고 표퓰리즘에 젖어 무상복지 확대에 몰입하게 되면 결국 증세와 재정압박으로 경제는 활력을 잃게 마련이다. 정부가 이념적 좌파 성향에 집착한 방만한 정책으로 시장경제를 휘두를 지경에 이르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 IMF는 최근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 금리정책 등의 영향으로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본유출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어려운 때일수록 정부가 국제경제와 시장의 흐름을 예의 주시하며 이념 대신 경제원칙에 입각한 정책으로 서둘러 선회해야 한다. &lt;투데이코리아 부회장&gt; 필자약력 △전)국민일보 논설실장,발행인 겸 대표이사 △전)한국신문협회 이사(2013년) △전)한국신문상 심사위원회 위원장
  • [권순직 칼럼]좋은 일자리 만드는 건 결국 기업
  • 권순직 논설주간|2018-10-11
  •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다” 문재인대통령이 지난 4일 충북 청주의 SK하이닉스 M15공장 준공식 참석 후 이곳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하면서 한 발언이다. 문대통령은 “고용절벽이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출범해 일자리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 고용의 질이 좋아지고 임금수준은 높아지고 있다” 면서 “그러나 민간 부문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기업의 투자 촉진과 활력회복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정책을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극히 당연한 발언이 대통령의 입을 통해 나오자 언론은 대서특필, 핫뉴스가 되었다. 당연한 얘기가 신문의 톱 뉴스가 되는 참 이상한 현상이다. 그러나 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 발언이 나오기 까지 무려 1년 반이 걸렸다. 이 정부가 출범한 이후 앞뒤 안 가리고 밀어붙인 이른바 소득주도성장 경제정책으로 많은 경제주체들이 고통을 받고 갖가지 부작용이 나타난 것은 온 국민이 다 안다. 이제 시장의 분위기를 제대로 깨닫고 정책 시행과정에서 불거진 시행착오를 시정하려는 반성에서 나온 발언이기를 바라는 시각에서 이번 대통령의 발언은 주목을 받는다. 정책의 궤도를 일부 수정하거나 속도를 조절하는 등의 조치가 이미 감지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만시지탄(晩時之歎), 늦었지만 환영한다. 이 정부의 출범 이후 고용정책 근간은 공공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위한 공무원 증원과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이다. 그런 와중에서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여 민간 부문에서의 고용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서는 소홀히 해왔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여기에다 급속한 최저임금인상 등으로 자영업의 위축 등에 의한 고용감소를 초래했다. 이 정부의 정책 탓으로만 모든 걸 돌릴 수는 없다할지라도 고용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현실은 정부의 정책 실패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작년만 해도 매월 20만~30만 명씩 늘던 취업자수가 올 들어서는 10만 명대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지난 8월에는 30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러다간 마이너스 취업자 수를 기록하지 않을까 불안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절박한 수준의 고용절벽이다. 정부는 고용의 양을 늘리는 데는 실패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정책으로 고용의 질이 높아지고 임금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물론 그러한 고용의 질 향상 방향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다. 하지만 고용의 증가가 수반되지 않는 고용의 질 향상은 결코 바람직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고용정책의 실패를 일부 나타나고 있는 고용의 질 향상으로 덮고 넘어가려 한다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 격이다. 이번 대통령의 민간 일자리 창출 지원 관련 발언 말고도 정부 관계자들의 정책수정을 시사하는 발언은 많다. 김동연경제부총리는 지난 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금년 상반기 일자리가 14만개 늘었다. 당초 목표 32만개에 크게 못 미친다. 고용실적 부진에 대해 경제운용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면목 없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최저임금인상 속도 조절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문제도 다각적인 완화 방안을 강구하고 있음을 밝혔다.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다소 수정되어 시장의 요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옳다. 하지만 말로만 반성하거나 의지표명을 한다면 그 영향은 금방 나타난다.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보완책이 제시되어야 시장의 호응을 받을 것이다. 특히 정책실패를 인정한다면 실패 책임자에 대한 문책이 뒤따라야 국민의 신뢰를 얻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국민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lt;투데이코리아 논설주간&gt; 필자약력 △전)동아일보 경제부장. 논설위원 △전)재정경제부장관 자문 금융발전심의위원 △현)언론진흥재단 언론진흥기금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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