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볼리비아전 손흥민(좌)과 기성용(우).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전력을 숨긴 것일까. 이게 최선인걸까. 신태용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이끄는 우리 대표팀이 볼리비아를 상대로 분위기전환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티볼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거뒀다.

비록 볼리비아전은 무실점 경기였지만 무기력했던 우리의 경기력이 다시 한번 도마위에 올랐다. 신 감독은 경기 전 “우리 전력의 60~70%만 보여줄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보여준 경기력이 우리 전력의 60~70%라면 러시아 월드컵 본선무대가 걱정될 수 밖에 없다.

볼리비아의 피파랭킹은 59위로 우리보다 2계단 낮다. 또 볼리비아는 남미예선에서 4승2무12패로 9위에 그쳐 월드컵 본선진출에도 실패했다. 심지어 한국전에는 주축선수들이 대거 빠지고 A매치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신예 선수들이 출전했다.

반면 우리는 김신욱, 이승우, 황희찬과 후반 교체 출전한 이재성과 손흥민 등 월드컵에서 선발출전이 예상되는 공격진과 수비진으로 볼리비아를 상대했다.

초반 볼리비아는 예상대로 수비적인 전술로 경기에 임했고 우리 대표팀 역시 수리라인을 내린 후 역습을 나가는 형태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우리가 경기 전 예상했던 창과 방패의 대결이 아닌 마치 방패와 방패의 대결같이 흘러갔다.

우리는 김신욱의 두 차례 헤딩슛과 후반 교체 출전 한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 이외에 그렇다 할 결정적인 장면을 보이지 못했다. 기존 전술대로 ‘선 수비 후 역습’을 나가는 형태를 유지했지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는 우리 선수들의 몸이 무거워 보였다. 이날 해설을 진행한 안정환은 경기 내내 선수들의 활동량을 지적했다. 안정환은 “패스 타이밍을 빨리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상대 (패널티)박스 안에서 공만 달라고 서있는데 저러면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후반전 막판 우리 선수들은 투지를 올리는 듯했지만 득점에 실패하며 결국 경기를 무승부로 마무리지었다. 우리 대표팀은 이날 무승부로 분위기 전환에 실패하고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으로 넘어가게 됐다. 볼리비아전이 끝난 뒤 신 감독은 “현재로서는 잘 진행되고 있다”라며 “오늘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지금 좀 힘들어도 이겨내면서 맞춰가고 있다. 큰 부상없이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를 지켜본 국내 축구팬들은 “월드컵 본선 전 우리의 전력을 노출시키지 않겠다는 목적은 달성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의문을 던졌다. 차라리 준비했던 전술의 일부를 사용해 시원한 승리를 거둬 팀의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게 우리한테 더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