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미북정상회담’ 결과, ‘쌍궤병행’ ‘쌍중단’과 거의 같아

작년 11월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푸틴 대통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의 미북정상회담 직후 한미합동훈련 중단을 발표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사실상 한미훈련 중단을 시사했다. 중국, 러시아의 ‘쌍궤병행’ ‘쌍중단’ 방침과 거의 유사해 눈길을 끈다.


14일 청와대 보도자료에 의하면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를 실천하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남북 간, 북미 간 성실한 대화가 지속된다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상호신뢰구축 정신에 따라 대북 군사적 압박에 대한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서도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며 “구체적 내용은 미국과 긴밀히 협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일부 언론은 문 대통령이 한미훈련 중단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했다.


북한도 같은날 판문점 북한 측 지역인 통일각에서 열린 제8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요구했다.


이 가운데 한미훈련 중단으로 귀결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판문점선언’ ‘미북정상회담’ 결과가 앞서 중국이 제시하고 러시아가 찬성한 ‘쌍궤병행’ ‘쌍중단’ 내용과 거의 유사해 눈길을 끈다.


‘쌍궤병행(雙軌竝行)’은 한반도 비핵화와 미북평화협정 맞교환을, ‘쌍중단(雙中斷)’은 북한 핵·미사일 도발 중단과 한미연합훈련 중단 맞교환을 골자로 한다. 러시아는 작년 7월 모스크바 공동성명을 통해 ‘쌍궤병행’ ‘쌍중단’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혔다.


한미가 중러 입장 지지로 흐르자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3일 “중국이 제기한 쌍궤병행, 쌍중단 정책은 현실적이며 실행력이 크다”며 “현재 한반도 정세는 쌍궤병행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외교부는 아예 유엔 대북제재 중단 또는 해제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겅솽(耿爽) 대변인은 12일 “안보리 통과 결의에는 북한이 결의를 이행하거나 준수하는 상황에서 필요에 따라 제재조치를 조정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며 “이는 관련 제재 중단 및 해제를 포함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서방언론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남북·미북 정상회담의 최대 승리자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의혹과 관련해 특검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서유럽, 일본 등에 대한 비난과 달리 러시아 문제에는 거의 침묵해왔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장단’에 ‘춤’을 추는 상황으로 흘러감에 따라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 야당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가 친중(親中) 성향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청와대, 여당은 이를 강력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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