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대졸자 98%가 취직에 성공한 일본, 한국은 67.7%

해외 취직까지 알아보는 중장년층

▲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3회 외국인투자기업 채용박람회'에서 한 구직자가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지난해 동기대비 7만여명 늘어나는 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더구나 청년실업률은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15일 통계청이 내놓은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706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7만2,000명 증가했다. 이는 2010년 1월(-1만명)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저 증가폭이다. 월별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 2월(10만4,000명) 3월(11만2,000명) 4월(12만3,000명) 등 3개월 연속 10만명대를 기록한 데 이어 5월에는 ‘10만명선’도 지지하지 못한 것이다.

실업률은 4.0%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2000년 5월(4.1%) 이후 가장 높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5%로 1.3%포인트 올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9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고용률도 61.3%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한국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대졸자 취업률은 67.7%다.

이에 반해 일본은 체감 실업률 0%로 ‘완전고용’시대에 진입성공해 고용 안정성과 근로조건 등 채용의 질적 측면에서도 높은 수준을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져 기업 활동을 북돋는 경기 선순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일본 정부는 일본 대학 졸업생 취업률이 98.0%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1997년 조사를 시잔한 이후 최고치다.

조사·발표된 취업률은 ‘취업을 희망하는 학생 중 실제로 성공한 사람’의 비율이다. 올해 일본 대학 졸업생 중 취업에 도전한 학생 비율은 75.3%인데 이중 98%가 일자리를 찾았다는 뜻이다. 사실상 조사 시점 이후 취업에 성공한 학생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원 취업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의 취업률은 7년 연속 상승세다. 아사히신문은 “내년 졸업할 대학생들도 올해 4월까지 40% 이상 취업이 확정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일 문무과학성은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기업의 채용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와 함께 대학의 취업 지원 노력도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일본은 한국까지 손을 뻗쳤다.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중장년 전문인력 채용박람회’에는 일본의 6개 기업이 참가한다. 올해로 8회를 맞는 이 행사에 해외 업체가 직접 부스를 꾸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한 행보는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일본 기업의 인력 수요를 본격적으로 겨냥하자는 판단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중장년 전문인력 채용박람회는 국내 수출 중소기업이 해외 판로를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었다. 지난해에는 국내의 50개 기업이 참가해 해외 법인장, 마케팅, 수출입 관리 등 직무에서 모두 170여 명을 채용했다. 무역협회는 이번 행사에서 일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이런 수요에 더해 일본 현지 기업 한 곳당 4명, 최대 25명의 추가 채용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기업이 한국으로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현지에서 청년 구직자보다 중장년 구직자를 구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어와 정보기술(IT)에 익숙하면서도 관리직을 맡을 수 있는 중장년 인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기업들은 이미 정년제를 없애면서 중장년 인력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2017년 조사 결과, 정년제 폐지 및 65세 이상 정년 기업은 조사 대상 기업 15만6113개 중 3만656개(19.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2115개 기업이 더 늘어난 수치다. 이세경 KOTRA 일본 도쿄무역관 과장은 “65세 이상 실업률이 1.8%라는 건 완전고용 상태 이상이라는 의미”라며 “중장년 인력을 선점하기 위한 일본 기업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아베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


아베 신조가 정치적 신념은 잃어가고 있을진 몰라도 경제부분에선 2012년부터 꾸준히 시행한 아베노믹스가 청년 실업률 0%를 달성했다는 평가도 많다. 과감한 금융완화, 재정지출 확대, 경제성장 전략을 주로 일본의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아베노믹스가 가지고 있는 ‘세개의 화살’은 대담한 금융정책, 기동적 재정정책, 거시적 구조개혁이다. 이중 거시적 구조개혁을 통해 고용의 탄력화를 위해 2016년부터는 이민완화를 통한 노동 및 소비 인구의 증가도 노리고 있다.

한국의 소득주도성장도 결국은 취직이 되어야 소득을 올릴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노력과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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