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매케인 “한미훈련 중단, 나쁜 협상 전략” 트럼프 입지, 與에서도 줄 듯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미북정상회담 직후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여당 공화당의 거물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맹비난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여당 내 입지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매케인 의원은 현지시간으로 14일 성명에서 “한미훈련 중단은 실수”라며 “불필요하고도 일방적인 양보는 우리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 나쁜 협상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훈련을 “도발적(provocative)”이라고 표현한 점을 크게 문제시했다.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적이라고 지칭함으로써 중국, 북한 선전을 앵무새처럼 흉내냈다”며 “우리 안보, 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케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적 노력이 성공하길 희망한다”면서도 “우리는 계속되는 (북한과의) 대화 대가로 소위 선의를 양보하는 부담을 우리 스스로에게 지워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 문제 공론화, 대북제재 유지도 촉구했다. “핵·미사일 프로그램, 공격적 행동, 악명높은 인권침해를 통해 평화를 가장 크게 위협하는 건 북한”이라며 “북한이 변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어떠한 양보도 해선 안 되며 제재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보에서만큼은 공화당과 대부분 초당적으로 협력 중인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을 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당시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국방장관 해당)에게 거수경례를 한 것을 두고 브라이언 새츠 상원의원(하와이)은 트위터에서 “적군 장성에게 거수경례하는 건 아무래도 큰 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크리스 밴 상원의원(매릴랜드)은 “놀랍지도 않게 북한은 (미국) 대통령을 선전에 활용했다”며 불과 며칠 전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동맹국들과 충동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장성에게 거수경례한 건 혐오스러웠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군 장성에게 거수경례하는 것을 김정은이 흐뭇하게 바라보는 장면은 14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북한 전역에 방영됐다.


미 의회는 후속 미북정상회담에 대해 단단히 벼르고 있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대북정책을 지지해온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현지시간으로 12일 NBC방송에서 “(미북합의에서의 CVID 포함 등) 디테일뿐만 아니라 의회 표결을 원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 미채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켄터키)는 기자단에 “행정부가 어떤 루트를 택할지 모르지만 어떤 형태로든 의회로 넘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론 존슨 의원은 “만약 (의회) 비준을 못 받는다면 그것은 합의내용에 뭔가 잘못된 게 있다는 뜻”이라고 경고했다.


당초 미북정상회담 합의문에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핵 폐기)가 포함될 것이라고 공언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서울에서 곤혹을 치렀다.


그는 1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왜 CVID가 빠졌냐”는 잇따른 질문에 헛기침만 하다가 “성명에 (CVID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들이 다시 “어디에 있나”라고 묻자 그는 도리어 “질문이 모욕적”이라며 화를 냈다.


한국인 대부분이 미북정상회담 결과를 지지한다는 한국의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다는 듯한 발언도 내왔다. 그는 기자들에게 “바보같은 말 하지 말라. 생산적이지 않다”며 “여러분 독자를 위해서도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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