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관광명소 인근 상인·관광객 불편 끼치는 도로확장 공사 신속히 끝나길...

▲ 김유정 생가.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기자는 15일 김유정문학촌을 방문했다.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증리에 자리 잡은 ‘김유정문학촌’. <동백꽃>, <봄봄> 등 주옥같은 문학작품을 남기고 1937년 스물 아홉의 나이에 요절한 작가 김유정 선생의 삶과 문학을 기리기 위해 생가를 복원하고 전시관을 지어 2002년 개관했다. 지금의 김유정문학촌은 보강사업 등을 통해 2016년 문학마을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문학·역사·관광·자연·삶 등이 공존하는 ‘김유정문학촌’


김유정 선생의 생가가 있는 실레마을은 지금의 신동면 증리의 옛이름. 작품의 실제 배경이 됐던 지점들을 ‘실레이야기길’을 따라 복원시켰다.


김유정문학촌의 중심에는 김유정생가와 김유정이야기집이 있다. 이외에 초가집들 모양의 전시실, 체험관 등 여러 채가 밀집해 있어 마치 민속촌 같은 느낌을 준다. 김유정 생가는 ‘ㅁ’자 모양의 옛 집이 그대로 복원되었고 바로 옆에는 기념관이 있다. 기념관에서는 그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고 작품들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 김유정이야기집.

▲ 김유정의 문학은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우리 곁에 살아 숨쉰다.

실레이야기길은 마을 뒷산인 금병산의 숲길을 따라 조성됐다. 김유정 선생의 작품에 등장하는 총 16개 지점들이 연결돼 있으며 관광객들이 등산로로 자주 찾는다. 문학과 자연 그리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코스다.


최근에 조성된 듯한 김유정이야기집은 그의 생애와 작품 전시 그리고 그의 존재를 느낄 수 있는 실생활 속에 영화, 광고, 애니메이션 등으로 꾸며졌다. 아늑한 공간에서 편하게 앉아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도 있다.


김유정문학촌의 가장 큰 장점은 마을과 조화를 이뤄 조성됐다는 점이다. 보통의 관광지처럼 담벼락이나 펜스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문학촌 뒤편으로는 실레이야기길이 조성돼 있고 그 옆에는 현시대 사람들이 삶을 터전을 이루고 있는 동네 신동면 증리가 자리 잡고 있다. 초등학교, 우체국, 면사무소 등도 있어 우리 실생활과 밀착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경춘선이 지나는 ‘김유정역’과 역 바로 옆에 있는 ‘강촌레일파크’도 주요한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전철이 지나는 김유정역은 옛날 기와집 형태로 멋스럽게 꾸몄고 그 바로 옆에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로 옆 간이역인 ‘김유정역’이 또 하나 있다.


▲ 플랫폼에서 바라본 옛 김유정역 모습.

안으로 들어가면 조그마한 대기실, 난로, 매표소 등이 옛스러움 그대로를 간직한 채 복원돼 있다. 다만 관광객들이 붙이고 간 포스트잇이 이 곳이 관광지임을 상기시킨다. 역사에서 몇 발자국만 걸으면 바로 철길과 플랫폼이 나온다. 철길은 사진찍기 좋은 장소로 관광객들에 인기다.


철길을 건너면 이젠 더이상 달리지 않는 옛날 열차를 만날 수 있다. 모양은 열차이지만 실제로는 도서관이다. 한 켠에는 춘천시 관광안내소가 마련되어 있다. 그리 덥지 않은 6월의 어느날 책 한 권 달랑 들고 열차에 올라 조용히 책을 읽는 상상을 하게 만든다.


문학과 자연 그리고 현재의 삶이 공존하는 김유정문학촌. 잠시만 걸어도 뻐꾸기 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스쳐 만들어내는 풀잎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여기서 조금만 벗어나면 ‘강촌레일파크’ 김유정역에 온 관광객들의 시끌벅쩍한 소리도 들린다.


강촌레일파크는 요즘 유행하는 레일바이크를 타는 곳이다. 옛 가평역, 굴봉산역, 강촌역, 김유정역, 남춘천역 등이 연결되어 있는 관광코스다.


▲ 레일파크 입구.


아쉬웠던 것들...


김유정문학촌은 2002년 춘천시가 김유정 선생의 문학사적 업적과 얼을 기리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양하는 한편, 문학촌의 체험 학습장 및 관광 명소로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조성했다. 조성 사업비로 국비와 도비, 시비 등 총 25억58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춘천시의 주요 사업이었다.


1997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생가와 부속시설을 완료하고 2002년 8월에 개관했다. 그 이후 2010년에는 폐철도 관광자원화·문학마을 조성사업으로 문학촌 보강 계획을 세우고 춘천시는 2013년까지 120억원 투입을 결정한다.


현재를 보면 해당 사업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완료된 듯 보인다. 춘천시가 집계한 2013년 김유정문학촌 방문객은 41만명이 훨씬 넘었다. 2015년에는 70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파악됐다.


2016년에는 좀 더 보강 사업을 추진해 지금의 형태를 만들었다.


▲ 도로 바로 옆에 위치한 상가들은 공사가 더디 진행되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춘천시는 주변 도로를 다시 정비하기 위해 김유정역 앞 도로 확장공사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2015년부터 김유정역~팔미교차로 구간(1.7km)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도로가 파여진 채로 있는 등 관광객들과 주변 상인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지난 5월 춘천시는 올해 연말까지 조기 준공한다고 밝혔지만 더딘 공사 진행에 주변 상인들은 불편하고 손님도 줄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각 지역 관광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수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진짜 관광명소로 자리잡아야 사업 효과도 극대화되고 지역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일 것이다.


▲ 낡은 안내 표지판들.


김유정문학촌 주변은 상권이 발달되어 있는 편이다. 음식점도 상당히 많고 편의점, 프랜차이즈 커피숍 등도 들어서 있다. 명실상부한 관광·문화 신동면 증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기자가 김유정문학촌을 둘러보면서 아쉬웠던 점은 도로공사도 있지만 안내 표지판이 너무 낡았다는 것이다. 나무로 되어있어 금이 많이 가서 읽기에 불편했다. 관광객들에 대한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 신동면 증리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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