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위원장이 고암-답촌 철로 신설 현장을 시찰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2018년 한반도는 대전환의 시기를 맞았다. 1월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선언했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한의 평화무드는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렸고 노무현 정부시절을 마지막으로 끊어졌던 남북정상회담 역시 4월27일 열려 양국정상은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을 이루어 냈다.

이후 이 남북정상회담은 그간 북한에 적대적이었던 미국의 반응도 이끌어 내었고 문재인 정부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천명하고 북한과 미국의 중재외교에 노력을 했다. 결국 6월 12일 세기의 회담이라 불리는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고 한반도는 비핵화와 함께 정전 논의, 평화 협정 논의까지 바라보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7일 우리나라는 그간 북한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국제철도협력기구에도 정식으로 가입을 하여 유라시아 철도국의 일원이 되었다.


이에 본보는 남북간의 교류가 진행될시 가장 먼저 이뤄질것으로 보이는 남북한의 철도연결의 현실과 유라시아 철도에 한반도가 편입이 된다면 어떤 미래가 될것인지 전망 해보기 위해 현직 철도사이자 유라시아 철도를 집적타고 대륙을 누비고 돌아온 박흥수 기관사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 임진각에 전시된 열차



<남북철도 연결로 꿈꾸는 통일 한국의 미래>


투데이코리아- 이하 투

박흥수 기관사- 이하 박

남북간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좋아지고 6월 7일엔 그 간 북한의 반대로 이루지 못했던 국제철도협력기구에도 우리나라가 가입을 하게 되는 쾌거를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남북한의 철도연결이 가능해진다면 철도를 이용한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 경제적 전망들이 꽃을 피우고 있기에 이에 기획으로 <남북철도 연결로 꿈꾸는 통일 한국의 미래>라는 기획으로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투: 우선 우리나라도 드디어 국제철도협력기구에 가입을 이뤄냈습니다. 가입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가질 수 있는 상징성, 의미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박: 섬 아닌 섬에 갇혀 4000킬로미터 남짓한 노선을 달렸던 한국철도가 28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철도 네트워크에 연결된다는 것은 거대한 도약의 출발점에 섰음을 의미합니다. 철의 실크로드의 출발점이 한반도가 된다는 것은 경제적 효과만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보나 사회문화적으로 보나 새로운 가능성과 상상력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 아닌가? 과거 한반도 발 대륙철도는 식민지 철도였고 분단과 전쟁으로 폐쇄된 네트워크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야 말로 우리가 주관하는 철도로 대륙철도의 시대를 여는 것입니다.

투: 북한에 철도 상황이 좋지 않아서 우리 측 자본이 많이 들것이라고 예측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북한의 철도 제반시설을 우리가 정비하게 된다면 대략 어느 정도의 금액이 예상될까요?

박: 철도는 거대 고정자본이라 투자비용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북한의 경제 사정상 철도 투자 여력이 없어 북한 철도는 상당히 낙후 되어 있기에 대륙철도 완결을 위해서도 북한 철도투자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우선순위를 정해 당장 시급한 부분부터 개선해 나가고 필요하다면 신선 건설도 필요합니다. 현재 북한 철도 개선비용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닙니다. 여러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추정치가 있지만 섣불리 얼마가 든다고 단언 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철도 개량이나 건설비용에 비추어 예측할 수 있지만 전혀 다른 조건들과 변수들이 있어 기존의 잣대로 접근하는 것은 제대로 된 비용을 산출 할 수 없습니다. 만약 북한 철도망 전체를 개선해야 한다면 그 비용은 엄청날 것이고 기간 또한 상당히 소요될 것입니다.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해 시급히 연결하고 개선해야 하는 부분부터 투자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이고 그것은 아무래도 경의선과 동해선 연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투: KTX 같은 고속철도 전용의 선로를 북한에 설치 하는 데에는 대략 얼마가 예상될까요?

박: 이것 또한 쉽게 단언 할 수 없습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완결되려면 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현실화 가능성을 따지면 경의선이 될듯한데 북한의 우호적 환경을 전제로 고속철도 건설이 시작된다면 5~10년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투: 그렇다면 시일은 오래 걸리겠지만 갈아타는 것 없이 우리의 고속열차로 런던, 파리까지 직행이 가능할까요? 부산에서 파리, 런던까지 가는데 티켓 비용은 어느 정도나 들까요?

박: 당장 직행은 어렵다고 봅니다. 장기적으로는 서울발-모스크바 직행 열차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환율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스크바까지 3등칸 기준 30만원대입니다. 모스크바발 국제열차는 가격이 비싸서 베를린 까지 18~19만원 하는데 서울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가정한다면 서울에서 베를린이나 파리까지 현재 운행 열차 기준 편도 6~70만원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추정 됩니다. 실제 운행이 가능해 진다면 선로 길이나 조건에 따라 더 낮아질수도 높아질수도 있습니다.

▲ 북한에 새로 연결된 고암-답촌 구간



투: 북한은 남한과 달리 험난한 산악지형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철로건설에 제약이 있을까요?

박: 현대 건설기술이 발달해서 현재 산악지형이라고 해서 큰 제약은 받지 않습니다. 경강선 KTX는 거대한 태백산맥을 관통할 정도로 현대 토건기술은 큰 비약을 이뤄냈습니다. 이에 따라 공사는 가능하지만 대신 비용이나 공사기간은 더 들 수 있을것으로 예상됩니다.

투: 평양과 개성등 북한의 대도시는 지하철의 증설, 경전철의 수요역시 증가 될 것 이라고 생각되는데 만약 된다면 수요 예측을 어느 정도로 생각하시나요?

박: 그 사안은 평양과 개성의 인구분포나 경제활동,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수요 예측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실질적인 논의가 된다면 생각해볼 문제로 현재 이 시점에서 제가 단언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단언하기 어렵습니다.

투: 철도연결로 인해 물류 환경 역시 획기적으로 변모할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존의 선박, 항공보다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된 철도운송이 가질 수 있는 차이점, 차별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비용면에서는 어떨까요?

박: 가장 큰 차이점은 철도 수송의 안정성과 효율성입니다. 항공에 비해서는 대량 수송이라는 장점이 있고요 해운에 비해서는 훨씬 단축된 수송기간과 비용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해적이나 날씨 같은 외적 변수에도 자유로운 것이 철도 수송입니다. 현재 한반도발 유럽행 해운물류는 30-40일 정도 소요되는데 이것을 20여일로 단축시킬 수 있고 철도 현대화 작업에 따라 더 줄일 수도 있습니다.

투: 표준궤, 광궤, 협궤등등 어지럽게 혼재되어 있는 남북한의 선로들이 북한과의 철도 연결 과정을 통해 통합, 정리가 될까요? 가능성은 어떻게 보시는지?

박: 북한의 주요 간선은 남한과 같은 표준궤라 남북 연결운행이 가능하고요 궤간보다는 전반적으로 낙후된 북한의 철도 시설에 대한 보완이나 개량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남북 열차 운용 효용성을 넓히기 위해 자연스럽게 표준화가 이루어 질 거라고 봅니다.

투: 북한에 철도사업이 본격화 되면 철도관련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는데 철도관련일자리의 수요를 어떻게 예측하시나요?

박: 이것 역시 워낙 변수가 많은 부분이라 제가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북한에 철로가 늘어나면 그와 관련해 철도 인프라가 당연히 비약적으로 증가하기에 이와 관련된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사실 만큼은 확실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투: 남북철도, 유라시아 철도의 미래에 대해 가지고 계신 생각. 전망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박: 철도가 평화의 인프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적대적 대치 속에 사회, 문화, 경제적으로 많은 족쇄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전쟁의 위협을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되고요 한반도에서 시작되는 세계 평화의 새 시대가 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박흥수 기관사 (사진=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 권규홍 기자

취재협조: 박흥수 기관사,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정책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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