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날씨 핑계 댈 줄 몰랐다” “홍수 나면 나라 망해먹겠다”

작년 5월24일 청와대 여민관 집무실의 일자리상황판을 설명하는 문재인 대통령.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지난달 18년만에 가장 높은 실업률이 기록된 가운데 청와대의 “비 때문” 해명을 두고 네티즌 풍자가 쏟아지고 있다.


이호승 청와대 일자리기획비서관은 최근 SNS 라이브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에 출연해 “고용통계를 조사하는 5월15일을 전후해 꽤 많은 비가 계속 내리면서 건설, 농업 일자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또 “임시·일용직은 감소한 반면 상용직이 늘어난 건 안정된 일자리가 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변했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률은 18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청년실업률은 사상최악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증가도 전년 동기 대비 7만2000명에 그쳐 8년4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청와대는 지난 2월 고용쇼크 때는 원인을 ‘한파’로 돌렸다. 고용참사 앞에 잇따른 ‘날씨 탓’에 네티즌들은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16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오른 조선일보 관련 기사 댓글에서 네티즌들은 “홍수라도 났으면 나라 망해먹겠다(scju****)” “세상에 날씨 가지고 핑계를 댈 줄은 몰랐다(bubl****)” “장마 오면 실업자 대량발생하겠다(kstp****)” “이런 신박한 변명은 처음 본다(lx_x****)” “다른 나라는 다 가뭄이라 전세계 호황인가보네(jjhl****)” “80년대에는 비가 안 내려서 고도성장했나 보다(ghi9****)” “저번에는 추위 때문이라며?(eril****)” “정부가 하는 일이 핑계거리 찾는 건가(rans****)” “역대 보지 못한 정부 맞네(ejse****)” 등 반응을 내놨다.


해당기사 댓글에서는 ‘조금 있으면 장마철인데 큰일이네. 대한민국 망하겠네’라는 내용의 댓글이 네티즌들의 가장 큰 호응을 받았으나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 고용참사 앞 청와대 해명에 대한 네티즌 반응(사진=네이버뉴스 캡처).


청와대 ‘해명’ 앞에 정부 내에서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경제성장론’에 제동을 걸어온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통계 발표 직후 긴급경제현안간담회에서 “고용침체를 설명하면서 기저효과 등 기술적 얘기를 하면 국민들에게는 변명조로 들린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부 경제정책의 전면 재검토도 촉구했다. “기업, 시장에 대한 (정부의) 펌핑(지원)이 부족해서 일자리 창출이 저조한 점도 없지 않았다”며 시장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혁신, 재정·세제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법인세 인상 등을 강행하면서 공무원 충원 등 ‘국가 주도 일자리 창출’ 즉 사회주의 경제체제로의 전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일각에서 받고 있다.


고용대란 앞에서도 청와대는 요지부동이다. 소득 주도 경제성장 정책을 주도하면서 김 부총리와의 갈등설이 나왔던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 매체가 보도한 사퇴설을 부인했다.


그는 16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촛불이 명령한 정의로운 대한민국, 정의로운 경제를 이뤄낼 때까지 대통령과 함께할 것”이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흔들림 없이 소득주도 성장 등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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