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신현빈 두 여성 캐릭터가 관객들의 웃음보 책임진다!

▲ 영화 속 한 장면.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투데이코리아=노철중 기자]지난 20일 영화 <변산>의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마지막 영화 <변산>은 <동주>, <박열>에 비해 극과 극처럼 굉장히 밝고 유쾌한 영화다.


군 제대 후 고향 변산을 떠나 서울에서 래퍼가 되기 위해 TV오디션 프로그램에 6년째 도전하고 있는 학수(박정민)는 얼굴도 가물가물하게 기억나는 동창 선미(김고은)로부터 홀아비인 아버지(장항선)가 뇌졸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학수는 그동안 자신의 아픈 과거가 있는 고향을 완전히 등진 채 살아왔다. 그렇게 안 좋은 기억들로 가득한 고향에 돌아온 그는 옛 친구들과 조우하게 되면서 잊고 있던 기억들을 떠올리게 된다. 불행한 가족사, 감추고 싶은 첫사랑의 기억, 어릴적 간직했던 소중한 꿈 등.


영화는 학수의 여러 흑역사들을 하나둘씩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낸다. 특히, 학수를 짝사랑했던 선미와 학수가 짝사랑했던 미경(신현빈)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주인공 학수와 그의 아버지 그리고 동네 건달로 성장한 친구 용대(고준), 문학 우등생이었던 학수의 노트를 훔쳐 신춘문예에 당선된 선배 원준(김준한) 등 남자들은 전형적으로 지질한 캐릭터들이다.


반면에 여성인 선미와 미경은 남자들을 일종의 ‘올바른 길’로 인도하기는 하지만 전형적인 단아하고 지혜로운 캐릭터는 아니다. 사투리를 찰지게 구사하고 때론 우악스럽게 지질한 남성들을 윽박지른다.


▲ 영화 속 한 장면. (사진=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제공)

가령, 미경은 건달인 용대에게 “건달은 무슨.. 양아치네”하면서 남성성을 깔아뭉갠다. 선미는 “고향이라고 해준 것도 없으면서 발목은 드럽게 잡네!”라고 말하는 학수에게 “값나게 살진 못해도, 후지게 살진 말어!”라고 타이른다.


흥미로운 지점은 선미와 미경을 연기하는 두 여배우 김고은과 신현빈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캐릭터로 변신해 웃음을 선사하고 독특한 방식으로 남자들의 올바른 길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두 배우가 연기하는 장면마다 객석에서는 큰 웃음이 터져나왔다.


영화는 학수가 자신의 흑역사와 대면하면서 선미에 의해 과거와 화해하는 이야기다. 학수가 가진 과거의 아픔의 무게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지만 전형성을 던져버린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으로 ‘빡센’ 청춘의 삶을 위로한다.

이준익 감독은 <동주>와 <박열>을 작업하면서도 늘 유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가 생활의 모토도 삼고 있는 것도 “즐겁지 않으면 일하지 않는다”다.


영화 <변산>에는 그런 감독의 마음이 잘 드러나 있다. 이 감독은 청춘들에게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로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기 보다는 과거와 화해하고 즐겁게 일하되 후지게는 살지 말자며 흥겨운 ‘축제’와 같은 한 편의 영화를 선물할 예정이다.


영화는 오는 7월 4일 개봉한다.


▲ 지난 20일 서울 메가박스코엑스점에서 진행된 영화 '변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배우 김고은과 박정민이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 지난 20일 서울 메가박스코엑스점에서 진행된 영화 '변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배우 김고은이 발언하고 있다.

▲ 지난 20일 서울 메가박스코엑스점에서 진행된 영화 '변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배우 박정민.

▲ 지난 20일 서울 메가박스코엑스점에서 진행된 영화 '변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준익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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