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10여분 동안 공돌리기… 안정환 “무엇이 페어플레이인가”

▲ 일본 국가대표팀이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1로 뒤지고 있음에도 골을 넣을 생각은 없었다. 공만 돌리고 16강을 진출했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경기장에서 그라운드를 향해 갖은 모욕과 비난, 야유가 쏟아졌지만 꿋꿋하게 공을 돌렸다. 그리고 페어플레이 점수로 조별 리그 2위로 16강 본선 진출을 성공했다. 하지만 전세계 축구팬들이 분노했다.

일본은 28일(현지시간) 러시아 볼고그라드의 볼고그라드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폴란드에 0-1로 패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사마라 아레나에서 경기중인 다른 H조 최종전 콜롬비아가 세네갈을 1-0으로 이겨 일본이 진출할 수 있었다.

두 나라가 챙긴 승점은 4점이다. 1승 1무 1패에 상황에서 일본은 득실차 0, 득점 4골에서 세네갈과 동률을 이뤘으나 페어플레이 점수(파울 횟수, 경고 횟수)에서 세네갈보다 앞섰다. 세네갈은 조별리그에서 엘로카드(경고) 6장, 일본은 4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페어플레이 점수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은 ‘신사적’으로 축구했다. 조별리그 3경기중 28개의 반칙을 했다. 32개의 참가국중 최소 반칙이다. 그 방면만 본다면 한국은 3경기 63개의 파울을 해 32개국중 최다다.

하지만 후반 10여분동안의 ‘공 돌리기’는 비판의 목소리를 피해 갈 수 없었다. 전세계 축구팬들이 실망했다.

니시노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본의는 아니지만,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전략이었다. 선수들에게도 성장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라며 "다른 H조 경기 상황도 지켜봐야 했다. (야유를 받은) 선수들은 무척 어려웠을 테지만, (16강에 진출해) 앞으로도 강한 도전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해명했다.


일본대 폴란드전에서 콜롬비아가 골을 넣은 소식을 들은 후 패스맵. 노란색이 일본이며 아래쪽이 일본진영이다. (BBC 제공)



완벽한 전략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만약 세네갈이 1골을 넣어 무승부가 됐다면 승점 5점으로 조별리그 2위를 확정한다. 아무런 근거가 없던 플레이였다. 세네갈은 후반 15분동안 맹공을 퍼부었고 1골이라도 성공했다면 일본은 공은 공대로 돌리고 조별은 조별대로 탈락할 뻔했다.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에 진출한 일본전을 해설한 안정환은 "무엇이 페어플레이인지 모르겠다. 축구인으로서 수치다. 이 경기 해설을 위해 준비한 시간이 아깝다"면서 "정상적으로 해서 (16강에) 올라갔으면 축하해줄 수 있지만"이라며 분노를 나타냈다.



▲ 영국 가디언지의 기자 폴 도일이 일본의 경기력에 대해 "일본인 팬조차 이 쓰레기 시합의 쓰레기를 치울 수는 없겠다"고 비판했다. 일본 축구팬들은 경기장에 남아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치워 전세계인들에게 주목을 받았는데, 역으로 비꼰것.



영국 BBC도 일본의 경기에 대해 맹렬히 비판했다. 영국 BBC 해설위원인 마이클 오닐 북아일랜드 대표팀 감독은 "일본이 수준 낮은 경기를 했다. 다음 경기에서는 좀 나아져야 한다"고 평했다.

전 에버턴 선수 레온 오스먼은 "경기 후반 교체 출전한 하세베가 일본 선수들에게 '옐로카드를 받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더라. 일본은 정말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한편 29일(한국시간) 모든 조별리그가 끝나 16 최종 대진이 확정됐다. 일본은 7월 3일 오전3시(한국시간) 벨기에와 16강전을 치른다. 승자는 멕시코 대 브라질 조의 승자와 붙는다.


▲ 16강 대진표.(FIFA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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