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해운업 구조조정, 글로벌 불황이 맞물리면서 올 1∼5월 운송수지 적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운송수지는 5억4320만달러 적자다. 작년 동기 대비 2억3320만달러 늘어났다.

운송수입(21억5190만달러)은 전년보다 2억4230만달러 증가했지만 운송지급(26억9510만달러)은 그보다 더 큰 4억7550만달러 증가했다.

월별로 보면 올해 운송수지는 2·3월을 빼고 1·4·5월 모두 전년보다 적자규모가 커졌다. 1∼5월 누적으로 보면 운송수지에서 26억4870만달러 적자가 쌓였다.

이는 1∼5월 기준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0년 이래 가장 큰 적자규모다. 이같은 기세가 연말까지 이어지면 사상최악의 적자를 낸 지난해(52억9510만달러) 기록을 갈아치울 가능성도 있다.

운송수지 적자의 최대원인은 해운업으로 꼽혔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대내적으로 해운업 구조조정 영향이 있고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해운업이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내 1위, 세계 7위 글로벌 해운사인 한진해운이 건재하던 2015년까지 우리나라 운송수지는 꾸준히 흑자를 기록했다. 여행, 금융, 지식재산권 등 타 서비스수지 항목에서 한국이 만년 적자를 내는 와중에 운송수지는 서비스수지 적자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2016년 중반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운송수지 세부항목인 해상운송 수지는 2016년 13억3950만달러 적자를 냈다. 서비스수지 세부항목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래 해상운송 수지 적자는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전체 운송수지도 같은해 적자로 돌아섰다. 작년에는 해상운송 수지 적자규모가 전년보다 커지며 전체 운송수지 적자도 증가했다. 한진해운 공백을 타 해운사가 대신해야 하지만 글로벌 해운업 수요 개선이 지지부진해 가능성은 낮다.

올해 1∼5월 해상운송 수지는 24억30만달러 적자를 냈다. 같은 기간 전체 운송수지 적자의 대부분이 해상운송 수지에서 발생했다.

항공운송도 적자를 키우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입국자보다 출국자가 더 많아 항공운송도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올해 5월까지 항공운송 수지는 5천33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