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경향신문 “김원봉, 경제혼란 등 목적 남파간첩 지휘”

 
▲ 약산 김원봉.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KBS가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내년 ‘약산(若山)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대하드라마 제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김원봉은 월북 후 북한 ‘남파간첩’을 진두지휘한 인물이었다는 1950년대 언론보도가 확인된다.

 

KBS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에 “임정 100주년인 내년을 맞아 대하드라마를 선보이려고 여러 아이템을 기획 중”이라며 “독립운동가인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구상이 있다”고 밝혔다.

 

김원봉의 항일운동 경력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많은 독립운동가 중 하필 ‘월북인사’ ‘북한 남파간첩단 총책’ 논란 인물을 대하드라마 주인공으로 해야 하냐는 의문이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검색 가능한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의하면 1898년 경남 밀양 출생인 김원봉은 1919년 12월 의열단을 조직했다. 1930년에는 ‘조선공산당’재건동맹, ‘레닌주의’정치학교를 세웠다. 또 기관지 ‘레닌’을 발간했다.

 

이 시기에는 국민당과 손잡고 중국공산당으로부터 비난받는 등 ‘비교적’ 온건한 공산주의자로 활동했다. 하지만 해방 후 여운형이 암살되고 대한민국 단독정부 수립이 본격화되자 결국 월북해 국가검열상, 내각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등 ‘거물’로 활동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는 서술돼 있지 않지만 김원봉은 월북 후 ‘대한민국 체제 전복’에 ‘노력’한 것으로 알려진다.

 

1954년 1월26일 경향신문 보도에 의하면 당시 평양에 본적을 둔 김춘옥 등 간첩 4명을 우리 당국이 체포해 취조한 결과 김춘옥은 ‘김원봉’의 ‘직접지휘’ 하에 ‘모 정당 와해’ ‘선거방해’ ‘경제혼란’을 목적으로 남파됐다고 진술했다.

 

학계는 ‘독립운동가 김원봉’과 ‘북한 남파간첩 총책 김원봉’을 동일인물로 보고 있다. 두 사람은 소속도 국가검열성으로 같으며 이름 한자까지도 같다.

 

국가검열성은 행정관료들의 ‘반국가적’ ‘반혁명적’ 종파행위를 적발하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김원봉은 비록 훗날 그 자신도 숙청되긴 했지만 전성기 때는 ‘김일성의 오른팔’로 활동했다는 비판을 학계 일각에서 받고 있다.

 

 
▲ 1954년 1월26일자 경향신문 기사(사진=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캡처).
 
 

 

수많은 독립운동가 중에 하필 ‘김일성의 오른팔’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대한민국 체제 전복’에 앞장선 것으로 알려진 인물을 임정 100주년 기념 대하드라마 주인공으로 검토하는 게 옳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KBS공영노조는 19일 성명에서 “김원봉이 누구인가.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을 했지만 1948년 남북협상 때 월북해 북한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한 당시 북한 핵심인물”이라며 “남파간첩을 교육시킨 것으로도 알려져 있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대하드라마를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가 거액을 들여 제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한국 정부를 전복시키려 했던 핵심인물로 알려진 이런 인물을 단지 독립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드라마로 만든다면 김일성도 대하드라마로 만들어도 된다는 것인가”라며 “문재인 정권의 친북한 행보가 끝이 없는 가운데 공영방송이 앞장서서 대한민국을 북한 친화적인 나라로 만드는데 앞장선단 말인가”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공영노조는 “그래서 KBS 본관건물 앞에 김정은 모습이 들어 있는 대형사전을 계속 걸어두고 있는 것인가. 이제는 북한 발전소 건립 현장지도에 나선 김정은 동정보도까지 하는 것인가”라며 “양승동 체제는 김원봉 드라마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대한민국 시청자들은 더 이상 KBS를 대한민국 공영방송으로 절대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KBS 측은 김원봉의 ‘독립운동가’ 면모를 다룰 뿐이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영화로 김원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개인 역사로 봐도 근 현대사를 관통해 현대까지 연결되는 비운을 상징하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5년 영화 ‘암살’에서는 조승우가, 2016년 영화 ‘밀정’에서는 이병헌이 김원봉을 연기했다. 2015년에는 ‘김원봉 서훈 추진 100만인 서명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다른 KBS 관계자는 아직 김원봉이 주인공으로 확정된 건 아닌 것으로 안다며 확정된다 해도 월북 이후 행보는 다루지 않는 쪽으로 검토되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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