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작년 北 핵실험 직후 백두산 일부 잠정폐쇄… “천지 방사능 오염” 소문 확산돼

▲ 국내 백두산 천지 사용 생수 중 매출 등에서 으뜸으로 알려지는 농심 백산수(사진=농심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연일 폭염이 지속되면서 생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20일 사이 주요 생수 제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작게는 5.5%에서 많게는 11.7%까지 늘어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사재기 현상까지 발생해 업계는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고 있다. 당초 2020년 1조원 달성이 전망됐던 시장 규모 성장이 앞당겨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런데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 느닷없이 ‘방사능 오염’ 우려가 제기돼 눈길을 끈다.


작년 북한 6차 핵실험 후 중국 정부가 백두산 관광구 일부 지역 잠정폐쇄 조치를 내린 것을 두고 현지에서는 ‘백두산 방사능 오염’ 주장이 나온 바 있다. 따라서 현재 백두산 천지를 담았다고 광고하는 국내 일부 생수 제품에 방사능이 섞여 있는 것 아니냐는 게 우려의 주된 내용이다. 근래 북한 석탄 밀반입 사건이 이슈가 되면서 불안은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7일 서울 시내 한 할인매장에서 다양한 생수 제품을 앞에 두고 고민하던 30대 주부 A씨는 “(백두산 방사능 오염이) 루머라고 생각하지만 찜찜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40대 주부 B씨는 “그렇게 많이 핵실험을 했는데 백두산에 영향이 없다고 한다면 이상한 일”이라고 했다. 반면 “근거 없는 소문이라 믿지 않는다” 등 목소리도 있었다.


북한은 작년 9월3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6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인근 만탑산의 높이가 50cm 내려앉을 정도로 강력한 위력의 핵실험이었다. 그 직후인 같은달 14일 중국 지린(吉林)성 창바이산(長白山. 백두산의 중국식 명칭)경구 관리유한공사는 백두산 남쪽 경구를 잠정폐쇄하고 종합안전점검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함북 길주군과 지린성은 지근거리다. 중국 당국이 밝힌 폐쇄 이유는 낙석현상이었지만 현지 네티즌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서 의혹을 제기했다. 북한 핵실험에 따른 방사능 유출로 백두산 출입을 제한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 북한 핵실험 관련 소비자들의 백산수 관련 문의들(사진=네이버 지식인 캡처).


논란이 거세지자 중국 환경보호부는 “동북과 주변지역에 설치된 방사능 환경 자동측정소에서 단위시간 당 방사선량을 측정한 결과 핵실험이 중국 환경, 공중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콩 언론 보도 내용은 달랐다. 6차 핵실험 4일 뒤인 작년 9월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환경부 측정 결과 길주군과 가장 가까운 지린성 창바이조선족자치현의 방사능 수치가 시간당 평균 108.5nGy로 핵실험 전(104.nGy)에 비해 올랐다고 보도했다. 창바이조선족자치현은 백두산 인근에 있다. 풍계리 핵실험장과의 거리는 80km다.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우려가 쏟아졌다. 지난 2016년 10월부터 작년 10월까지 포털사이트 네이버 지식인에는 “백산수 방사능 때문에 마셔도 괜찮나” “북한 핵실험이 농심 백두산 백산수 수질에 영향이 있을까” “백산수 꾸준히 마시는데 풍계리 핵실험장과 (거리가) 100km밖에 안 되어서 찜찜하다” 등 글이 올라왔다.


백산수는 국내 백두산 천지 사용 생수 제품 중 매출 등 모든 면에서 으뜸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백산수 수원지는 중국 정부가 출입을 제한하는 백두산 원시림보호구역 내 내두천(奶頭泉)이다. 내두천은 백두산 천지물이 땅 속으로 스며들어 50km를 흐른 뒤 솟아오르는 용천으로 알려진다. 하루 평균 2만4000톤의 천연암반수가 솟아오르며 이 중 2만톤이 백산수에 쓰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북한 핵실험 방사능이 백두산 천지를 정말로 오염시켰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농심 관계자도 ‘천지 방사능 오염설’은 중국 측 발표대로 루머일 뿐이라며 백산수는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북한 석탄 밀반입 사건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작년의 ‘천지 방사능 오염’ 소문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재차 고개를 들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농심이 안전성 입증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우려 불식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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