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애도 물결… 정부도 애도

평직원 출신에서 유엔 사무총장까지

미국 이라크 침공 비판… 트럼프는 침묵

▲ 지난 2016년 뮌헨 안보국제회의에서 연설하는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아프리카 내전을 위해 평생을 바친 코피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80세.

스위스에 본부가 있는 ‘코피 아난 재단’은 이날 트위터에서 “매우 슬프게도 아난 전 총장이 짧은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고통이 있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에든 다가가 깊은 연민으로 많은 이들을 어루만져 주었다”면서 아난 전 총장의 죽음을 애도했다. 아난 전 총장은 스위스 베른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코피아난은 평직원으로 시작해 사무총장까지 이르는 입지전적의 인물로도 잘알려져 있다. 1962년 세계보건기구(WHO) 예산·행정담당관으로 시작해 인사관리, 기획예산 책임자, 감시관등의 요직을 거쳐 1993년 부트로스 갈리 당시 사무총장의 의해 유엔평화유지군(PKO) 담당 사무차장으로 발탁됐다.

4년 후 1997년 1월, 제7대 유엔 사무총장에 오르면서 35년만에 평직원 출신에서 사무총장이 됐다. 이후 유엔 개혁과 에이즈(AIDS) 확산 방지, 세계 빈곤 퇴치, 아프리카 내전 등 지역분쟁 중재 등과 관련해 여러 업적을 남겼다. 2002년 사무총장 재선에 성공, 2006년 말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선 42년간의 유엔 생활을 마무리했다.

2001년 재임 시절에 노벨평화상도 수상했다. 현직 유엔 사무총장이 이 상을 받는것은 최초이며 노벨평화상 100주년 기념 수상자였다. 퇴임 이후에는 넬슨 만델라가 2007년 창설한 세계 원로정치인 모임 ‘엘더스(The Elders)’ 회원으로 활동하고 2013년 엘더스 회장에 올랐다.

전 세계에선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현 유엔 사무총장 안토니우 구테흐스는 성명을 내면서 “은 슬픔으로 그의 별세 소식을 접했다”며 “그는 (세상을) 선(善)으로 이끄는 힘이었고, 나는 그를 좋은 친구이자 멘토라고 부르는 게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난 전 총장은 유엔 그 자체였다”며 “평직원에서부터 시작해 독보적인 위엄과 결단력으로 유엔을 새천년으로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총리,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세계 정상들이 SNS를 통해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한편 정부는 18일 코피 아난 전(前) 유엔 사무총장의 서거에 대해 "우리 국민과 함께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코피 아난 사무총장의 숭고한 정신과 업적은 유엔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온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도 깊이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아난 사무총장은 보다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한평생 헌신해 왔다"고 평가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다. 코피아난은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 “불법적인 침공행위”라고 비판하고 반대했다. 2013년 2월 ‘타임’지에서의 인터뷰에선 “이라크 전쟁은 내게 가장 암울했던 순간이었다. 내가 그걸 막을 수 없었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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