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央 “이포보 부영양상태… 녹조 발생 조건” 오비맥주, 작년 시장점유율 1위

▲ 녹조로 뒤덮인 한강에 폐사한 물고기 사체가 떠올라 있다.


[투데이코리아=박진영 기자] 오비(OB)맥주 취수원인 남한강 이포보가 녹조발생 직전 단계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강 녹조화가 심각한 가운데 ‘녹조맥주’ 유통 우려가 많은 소비자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지난 14일 중앙일보는 ‘4대강 녹조 못 막는 이유는… ‘부영양화 지수’에 답이 있다’ 제하 기사에서 한강 등 4대강 본류 16개 보 수질상황 확인을 위해 부영양화지수(TSI)를 산정한 결과 한강 강천보·여주보 2곳을 제외한 14개 보가 ‘영양과잉’ 상태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강천보, 여주보는 중(中)영양상태를 보였다. 그러나 한강 이포보, 낙동강 상주보 등 13곳은 부(富)영양상태로 나타났다. 영산강 승촌보는 과(過)영양상태로 분석됐다.


중앙일보는 “부영양 단계 호수에서는 남조류 등 식물플랑크톤의 성장에서 비료 같은 역할을 하는 영양물질(질소·인) 농도가 높아 식물플랑크톤이 번성하게 되고 녹조로 이어져 엽록소a 농도나 COD 농도가 높아진다”며 “부영양화 호수에서는 태양광이 풍부하고 수온이 높으면 녹조가 발생하기 적당한 조건이 된다”고 전했다.


또 “4대강 보의 경우 장마·홍수철을 제외하면 체류시간, 즉 물이 머누는 시간이 10~30일에 이르는 ‘호수’라는 점에서 부영양화 지수를 적용해도 문제는 없다고 수질전문가들은 자문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앙일보에 “영양물질 과잉상태인 강물을 가둬놓을 경우 태양광이 풍부하고 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철에는 녹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녹조는 정체된 수역에서만 발생하고 흐르는 물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면서도 “수문을 개방해 수위를 낮추고 싶어도 취수구가 물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당장은 수문을 못 연다”고 말했다.



▲ 브루노 코센티노(Bruno Cosentino) 오비맥주 사장.


지난달 7일 MBC 등 보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부영양상태인 이포보를 취수원으로 쓰고 있다. 반면 경쟁업체인 A사는 중영양상태인 여주보를 취수원으로 하고 있다. MBC는 “영산강을 제외한 나머지 강에서는 보를 완전히 개방하지 못하고 있다”며 “남한강에 있는 보들을 바로 개방할 수 없는 건 10개가 넘는 취수장이 곳곳에 설치돼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포보에 아직 녹조가 발생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중앙일보는 환경부 발표를 인용해 “한강 수계의 강천·여주·이포보와 영산강 승촌보에서는 녹조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근본적 대책마련이 없을 경우 오비맥주 취수원 오염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우려가 많은 소비자 사이에 끊이지 않는다.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14일 중앙일보에 “(보를 없애거나 수문을 개방해도) 고이는 데는 고이고, 흐르는 데는 흐르기 마련이어서 보와는 상관없이 오염물질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글로벌 리서치기업 유로모니터에 의하면 오비맥주는 작년 맥주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에서 1위(카스. 45.8%)를 차지하고 있다. 오비맥주 취수장에 녹조가 발생할 경우 그만큼 오염물질 섭취 위험에 노출되는 국민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오비맥주 측 관계자는 취수원 수질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판정났지만 논란을 일으켰던 2014년 ‘소독약 악취 사건’ 등 오비맥주 측 관리소홀 사례가 이번 취수원 녹조발생 가능성 앞에 새삼 회자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하다(김모 씨. 50대 남. 서울 강서구)” “안심해도 된다는 증거를 보여달라(최모 씨. 40대 남. 서울 양천구)” 등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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