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부, ‘점박이물범·어업인 상생’ 복합 해양생태공간 조성

▲ 바위에 올라 앉아 휴식을 취하는 점박이물범들.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해양수산부는 13일부터 국내 최대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 해역에 점박이물범, 지역 어업인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복합공간 ‘점박이물범 인공쉼터’ 조성 공사를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해수부는 1년에 약 200~400여 마리의 점박이물범이 찾는 백령도 바다가 국내 최대 서식지로서의 기능을 지속 유지할 수 있도록 서식환경을 개선할 계획이다.
해양포유류인 점박이물범은 체온조절, 호흡, 체력 회복 등을 위해 주기적으로 물 밖으로 나와 바위 등에서 휴식을 취하는 습성이 있다. 그러나 백령도 바다의 휴식처인 물범바위는 자리가 협소해 물범들끼리 자리다툼을 벌이는 등 휴식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해수부는 물범바위 인근 하늬바다에 크기 350㎡의 섬 형태의 인공쉼터를 조성해 많은 물범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선착장 등 다양한 인공시설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해외사례에서 착안했다.
이번에 마련되는 물범 보금자리는 인공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1㎥ 크기의 자연석만 활용한다. 또 물범의 이용 특성을 고려해 수면 위에 노출되는 마루의 높이를 4단계로 차등을 둬 조석에 따라 물범들이 이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물범은 바위에 기어 올라가기보다는 물에 잠겨 있을 때 자리를 확보한 후 조위가 낮아져 바위가 노출되면서 올라앉는 방법을 선호한다.
인공쉼터 수면 아래는 어초의 기능도 담당할 수 있도록 해 쥐노래미, 조피볼락 등 물고기들의 서식처로 활용한다. 주변 해역에는 패류, 치어 등 수산자원을 방류해 점박이물범에게는 먹이를, 지역 어업인에게는 어획량을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양쪽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복합 해양생태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번 인공쉼터 조성 공사는 올해 11월 중 완공될 예정이다. 해수부는 향후 지역사회와 협의해 점박이물범, 인공쉼터를 활용한 해양생태관광 활성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명노헌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점박이물범 인공쉼터는 더 많은 점박이물범이 우리나라를 찾아오고 지역 어업인과도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범사례로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며 “해수는 앞으로도 멸종 위기에 처한 우리 바다 보호대상해양생물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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