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개월째 리콜 미루다 땜질조치… 국토부 추가조사 필요”

▲ 아우디가 ‘은폐·늑장·갑질’ 대응 의혹으로 파문에 휩싸였다.


[투데이코리아=이준호 기자] A6 등 냉각밸브 결함 의혹을 받았던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하 아우디코리아) 측이 ‘은폐·늑장·갑질’ 대응에 나서서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KBS는 작년 4월11일 아우디 차주들 증언을 인용해 아우디A6가 냉각밸브 결함이 있다고 보도했다.


KBS에 의하면 차주 A씨는 운전 중 계기판에 ‘변속기 이상’이라는 경고등이 떠 서울의 한 아우디 공식서비스센터(이하 센터)에 차를 입고했다. 센터 측은 메시지 오류라며 경고등만 소거하면 된다는 견적을 내줬으나 일주일만에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다시 차량을 입고하자 냉각밸브에서 물이 새어 TCU(Transmission Control Unit)을 모두 교환해야 한다는 견적이 나왔다. 수리비는 ‘600만원’이 들었다.


또다른 차주 B씨도 마찬가지로 고속도로에서 차가 멈춰 센터에 차량을 맡기자 냉각밸브에서 물이 샜다며 약 80만원의 수리비를 청구했다. D씨는 바우처제도를 이용해 30만원을 주고 냉각밸브를 교환했다.


KBS는 “냉각밸브가 약해져 누수가 생긴 것”이라며 “노즐 부분으로 물이 들어가 전선을 타고 가면 최악의 경우 TCU까지 망가뜨린다”고 설명했다. TCU는 변속기 제어, 차량 각종센서 신호수신 등 역할을 하는 핵심장치다.


한 센터 직원은 KBS에 냉각밸브 결함을 인정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결함 사례가) 많다”며 “자기네들(아우디코리아)도 이런 사례가 보고되니까 내부적으로 자료도 만들어서 내보내고 (밸브가) 터지니까 개선품이 나온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직원에 따르면 비슷한 문제가 A6뿐만 아니라 A8에서도 발견됐다.


하지만 아우디코리아 측은 KBS에 입장을 밝히길 거부했다. “해당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조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공식입장을 전해드릴 수 없는 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 서울 강남구 아우디코리아 본사.


그런데 수개월째 리콜을 미뤄오던 아우디가 뒤늦게 대응에 나서고 그것도 ‘갑질’을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끈다.


지난달 16일 자동차전문지 오토헤럴드는 “명백하고 중대한 결함이 드러났음에도 수개월째 리콜을 미뤄온 아우디가 리콜 무마를 위해 무상수리라는 땜질조치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며 “아우디 차량 결함이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차량화재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토부 추가조사, 리콜 등 적극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전했다.


오토헤럴드에 의하면 아우디는 지난달까지 사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정비자료 배포, 개선된 부품 공급을 진행하면서 많은 차주들에게는 이러한 소식을 알리지 않는 한편 문제가 있다는 점도 공유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항의하는 일부 차주에게만 무상으로 냉각수 차단밸브를 무상교환해줬다.


이것을 몰랐던 일부 차주들은 수백만원의 비용을 직접 부담해 차량을 수리했다. 지난달 21일 오토헤럴드에 의하면 아우디는 자부담 차주들의 선(先) 수리비 보상을 거부했다.


오토헤럴드는 아우디가 지난달에야 무상수리 ‘땜질’ 조치를 내렸다며 아우디가 국토부의 리콜 결정 저지를 위해 무상수리로 선제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또 자부담 포함 수리비 전액을 제조사가 부담하는 리콜과 달리 무상수리는 사안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소비자 피해 발생 시 구제받기 어려울 수 있어 차주 피해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아우디는 리콜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을 일각에서 받고 있다. ‘디젤게이트(배출가스 조작)’ 파문으로 작년 초 EA189 엔진을 장착한 차량 리콜 승인을 받았지만 이달 14일 한국경제 보도에 의하면 리콜 이행률은 60.0%에 그쳤다. 한국시장에서의 판매 재개 직후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실적 한계 탓에 소비자의 리콜 참여율이 낮았다”며 책임을 차주들에게로 돌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해외시장에서는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업계 일각에서 받고 있다. 지난 5월28일 글로벌이코노믹 보도에 따르면 아우디 측은 냉각수 보조펌프가 비효율적으로 작동한다는 이유로 ‘아우디A4 올로드’ 등 2만278대를 중국에서 리콜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아우디코리아 측 관계자는 본지에 ‘냉각밸브 결함 은폐·늑장·갑질 대응’ 의혹을 모두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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