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일 1일 뉴욕 증권거래소의 전광판에 미 연준이 1.75∼2%인 현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가 인상이 유력한 가운데 한국은행은 금리 동결을 유지하고 있어 외국인의 자금이 이탈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 하지만 아직은 외국인 자금 유출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미중 무역분쟁, 신흥국 금융불안, 고용지표 악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금리 인상을 감행하기가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25일과 26일 연방 공개시장위원회를 열고 기준 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인상 폭은 크지 않을것으로 예측되지만 이미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은 크다.

연준이 이번 연방 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리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역전이 0.75%포인트(상단 기준)로 벌어진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p 올린 이후 9개월째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이 기간 미국은 기준금리를 세 번이나 올렸다.

금리 인상을 자제하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독립 기구인 연준은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연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올해 안에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겠다는 의중을 수차례 드러냈다.

금융권 안팎에선 금리가 더 높은 곳으로 흐르는 자본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거두면서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취약 신흥국의 통화가 급락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르게 이탈했고, 금융 불균형이 심화했다.

수출은 올들어 8월까지 누적 3998억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내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민간소비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나 설비투자는 지난 7월 전월대비 -0.6%로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소비심리와 기업체감경기도 각각 17개월, 18개월만의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또 취업자수 증가폭은 9월에는 마이너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소비자물가상승률은 8월 1.4% 등 11개월째 1%대에 머물고 있다.

이에 주요 경제전망 기관들은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OECD는 지난 20일 우리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해 지난 5월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그런데도 한은 일부 금통위원들과 시장전문가들은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8월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금통위원들은 전반적으로 금리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이 작다고 보는 경향이 강했다. 실제로 금리 역전상황에서도 1~8월 국내 금융시장에서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이 순 유출로 바뀐 달은 단 2개월(2월, 4월)에 불과했다. 나머지 6개월은 꾸준히 외국인 자금이 순유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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