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인 드론이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산 드론’이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국내 드론 업체들이 시장에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드론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소프트웨어(SW) △항공 등 첨단기술이 융합된 산업으로, △영상촬영 △운송 △첨단 시스템 개발 △자연자원 관리 등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산업이다.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의 ‘드론산업발전 기본계획’에 따르면 세계 드론시장은 연 29%씩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26년까지 드론 시장규모를 4조4000억원으로 신장하고 기술경쟁력 세계 5위권 진입, 사업용 드론 5만3000대 상용화를 목표로 설정했다.
◇ 국내 산업용 드론 중 ‘중국산’ 70%
하지만 아직까지는 우수한 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산 드론이 국내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드론업체들이 영세한 수준이어서 글로벌 시장의 기술혁신 속도에 뒤쳐진다는 지적이다.
GfK코리아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산업용 드론은 중국의 ‘디제이아이(DJI)’가 73%의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다. 시마(16%), 치어슨(2%), JJRC(1%) 등 다른 중국 제조사들까지 합치면 중국 업체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드론산업진흥회가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드론 중 56.4%가 중국산이고 유럽과 미국산이 각각 7.7%로 나타났다. 국내산은 19.2%에 불과했다.
공공기관들이 국내산 드론을 외면하는 이유는 중국산이 가격이 저렴할 뿐 아니라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국내산을 외면하는 이유는 ‘비싼 가격’과 ‘국내 제조업체 정보 부족’을 꼽았다.
한 드론업계 관계자는 “국내산 드론의 발전을 위해 자체 개발에 노력하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의 규모, 매출이 워낙 작아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드론 업계의 전체 매출이 100억원 대인 반면 중국의 ‘DJI’ 한 곳의 매출만 1조6200억원으로 나타났다.
◇ 6차 산업의 핵심인 농업용 드론 역시 ‘중국산’이 판치는 현실
농촌의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등에 대한 획기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농업용 드론’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현재 농업 관련 기관들은 일제히 드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고, 농가를 찾아 드론방제 시범을 보이는 등 농업용 드론산업 육성에 힘쓰는 모양새다.
국토부는 오는 2026년까지 세계 드론시장이 820억달러(약 88조원)까지 몸집을 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에서도 약 50%가 농업용 드론에 의한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드론은 절대적으로 향후 우리 농업에 없어서는 안 될 기술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구매 주체인 농민들 역시 국내산 드론보다는 중국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중국산 드론의 저렴한 가격과 높은 성능을 따라가기에는 우리 드론업체들이 영세한 수준이어서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이다.
현재 우리 농업용 드론시장은 중국산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농업용 드론의 90% 가까이가 중국 등에서 수입해 온 제품들로 넘쳐나고 있다.
대표적인 중국의 ‘DJI’는 약 2000만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국산 농업용 드론은 4000만~6000만원선에 달한다. 성능은 둘째치고 가격에서 2배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상대가 안되고 있다.
국내 드론업체들은 중국산 부품을 수입해 조립하는 영세 업체가 대부분이며 충돌감지, 회피 등 드론에 있어서 핵심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어려운 농업 현장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 정책을 반영한 제품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를 충족시키기에는 기술력, 부품단가 등의 벽이 높다.
한 드론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국산 드론이라고 표현하기도 어렵다”며 “국산이라고 하면 기계에 우리 자체 부품이 80% 이상 들어가야 하는데 아직까지는 이마저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에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더욱더 적극적으로 드론산업의 연구·개발에 대한 지원을 해주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드론 관련 업체들과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국산 드론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인한 시장점유율과 이에 따라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공통적으로 ‘연구·개발’ 지원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대다수 업체들은 “따라가기만 바쁜 상황을 뒤집으려면 드론 선진국에 걸맞는 지원을 정부에서 해줘야 더 전문적인 연구·개발이 이루어질 것”이라며 “특히 중소기업에 대한 추가지원이 절실하다. 개발비용과 인력을 추가해 더 전문적인 연구를 한다면 국산 드론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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