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청와대가 약 2억7천만원의 국고를 부당하게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심 의원에 대한 기획재정부 고발,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윤리위 제소 시사를 두고 한국당은 ‘야당탄압’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인 심 의원은 한국재정정보원의 재정분석시스템(OLAP)을 통해 확보한 자료 중 작년 5월~올해 8월 사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와대가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2천78건(2억7727만2980원)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27일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심 의원에 따르면 2천78건 세부내역은 △밤 11시 이후 심야시간대 등에 사용한 231건(4천132만8690원) △토·일·공휴일에 사용한 1천611건(2억461만8390원) △주점에서 사용한 236건(3천132만5900원)을 합한 것이다. 2천78건 외에 ‘사용처가 불분명한’ 곳도 3천33건(4억1469만5454원)에 달한다.

심 의원은 “가맹점 상호명, 청구금액 등은 있지만 업종은 누락돼 있어 감사원 등의 추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며 “저녁 기본메뉴가 1인당 10만원 내외의 고급음식점에서 사용한 건수도 70건에 사용금액 1천197만3800원(평균 17만1054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또 “업종이 누락된 인터넷 결제 13건(500만5000원), 미용업종 3건(18만7800원), 백화점업 133건(1천566만7850원. 주말·휴일·공휴일 사용), 백화점업 625건(7천260만9037원. 평일), 오락관련업 10건(241만2000원) 등 사용용처가 불분명한 사례들고 상당수 발견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불법·부당지출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심 의원을 한국재정정보원 비인가 자료 불법유출 혐의로 고발했다. 기재부는 심 의원 보좌관들을 정보통신망법 및 전자정부법 위반 혐의로 17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데 이어 27일에는 해당자료를 반환하지 않고 공개했다는 이유로 심 의원을 고발했다.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이런 자료가 유출되면 통일, 외교, 치안 활동 관련 정보가 노출되고 국가안보 전략이 유출될 우려가 있으며 주요 고위직 인사 일정, 동선 등 신변안전에도 위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1일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진수)는 서울 여의도 심 의원실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민주당은 심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초적 검증도 없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을 공개한 건 또다른 범죄”라며 “민주당은 오늘 심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강력반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피감기관 기관장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감자료를 확보하는 과정에서의 문제를 갖고 국회의원을 고발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국감을 앞두고 야당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기재부의 오만방자함, 기재부를 뒤에서 조종하는 문재인 정권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한국당은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을 검찰에 맞고발하는 한편 김동연 기재부 장관, 박상기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발의를 진지하게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정부의 예산내역 비공개는 이달 9일에도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날 SBS는 김동연 장관이 특수활동비를 없애겠다고 한 대법원, 권익위원회, 민주평통, 공정거래위원회, 방위사업청 등 5개 기관의 특활비를 다 합쳐봐야 7억6000여만원으로 올해 전체 활동비의 0.2%에 불과하다고 보도했다.

SBS에 의하면 청와대는 또 내년 특활비 총액을 9% 줄인다면서도 국가정보원은 ‘안보비’로 이름만 바꿔 무려 1000억원 가까이 늘렸다. SBS가 두달 전 특활비 사용내역을 알려달라고 정보공개를 청구한 19개 기관 중 공개하겠다고 답한 곳은 3곳에 그쳤다. 3곳 중 국세청마저 “특활비를 쓰고 있지만 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는 내용을 ‘공개’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