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히려 칭찬해줘야” 물의… “국가기밀 탈취” 주장도

▲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청와대의 ‘부적절한 업무추진비 남용’ ‘국민혈세 사유화’ 논란이 날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청와대가 ‘세월호 참배’ 당일 ‘바(bar. 고급 유흥업소)’를 방문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질의자로 나선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자신이 입수한 청와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근거로 “세월호 미수습자 마지막 참배일에는 바에서, 영흥도 낚싯배 사건 때는 맥주집에서, 밀양 병원 화재 때에도 맥주집에서 밤에 (업무추진비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심 의원에 의하면 구체적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은 △세월호 미수습자 5명의 마지막 참배일인 2017년 11월20일 심야시간대 고급 LP바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일인 2017년 12월3일 저녁 시간대 맥주집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일인 2018년 1월26일 심야시간대 맥주집 △포항 마린온 해병대 헬기 추락 순직장병 5명의 영결식인 2018년 7월23일 고급 펍(pub. 주점) 등이다.


이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측 반박은 오히려 논란을 불러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은 “심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청와대가 365일, 24시간 얼마나 열심히 일하는지 보여준다”며 “SNS상에서는 (심 의원의 공개 자료가) 문재인정부의 알뜰살뜰한 씀씀이를 보여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질책 대신 오히려 칭찬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미수습자 참배 등 주요 현안 당일 고급 유흥주점 등을 방문했다는 의혹과 ‘업무’ ‘알뜰살뜰한 씀씀이’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냐는 지적이 시민들,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김 의원이 전 정부와 비교하면서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하다”고 발언한 점도 비판받았다.


그는 “(심 의원이) 제대로 된 사실확인도 없이 마치 청와대가 규정에 어긋난 지출을 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한다”며 “지난 정부에서 고가의 헬스장비 등을 과도하게 지출한 것을 생각하면 현 정부의 예산집행은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심 의원이 사실을 왜곡했다는 확증은 내놓지 못했다.


청와대의 ‘고급 유흥업소’ 방문 등 의혹이 ‘국가기밀’이라는 민주당 측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같은날 논평에서 “전대미문의 국회의원 국가기밀 탈취사건의 주인공인 심 의원이 자기 발등 찍기가 계속되고 있다”며 심 의원이 ‘가짜뉴스’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마찬가지로 이렇다 할 ‘가짜뉴스’ 관련 확증은 제시하지 못했다.


소위 ‘진보 정치인’들의 주요 현안 시기와 맞물린 ‘유흥주점’ 방문 논란은 과거 사례가 있다.


훗날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임수경 씨는 5.18 전야제 행사 참가를 위해 2000년 5월17일 광주를 방문한 송영길·우상호·이종길 의원 등이 광주 시내 유흥주점 ‘새천년NHK’에서 ‘접대부’를 끼고 술자리를 가졌다고 당시 폭로했다. 한겨레21 등에 이 주장이 보도됐으나 술자리 참가자들에 대한 징계는 흐지부지됐다. 다만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임 씨는 ‘보수진영 왜곡·과장’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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