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풍제약

[투데이코리아=김민기 기자] 1962년 설립된 신풍제약이 수년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오너 2세 장원준 사장이 재조명되고 있다. 신풍제약은 장 사장이 회사를 이끌 당시, 수년간 수많은 구설수에 오르며 업계에서 비난을 받아왔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 904억원을 기록했다.
신풍제약은 지난 2012년 매출액 2120억원을 기록한 뒤, 현재까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56억원으로 2012년 대비 약 364억원 감소했다
오너 2세인 장 사장은 지난 2004년 신풍제약 사내이사로 취임하는 등 일찌감치 경영에 합류해 경영승계 준비를 했다. 2006년에는 신풍제약의 지분을 양도받아 대주주로도 올라서 업계에서는 사실상 장 사장이 경영승계를 마쳤다는 평이 나왔다.
하지만 장 사장의 경영 이후 신풍제약은 끊임없는 구설수에 휘말렸다.
지난 2008년 제네릭의약품(복제품) 생동성시험 조작 파문이 일었다. 생동성시험은 특허의약품과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지 증명하는 것인데, 이를 조작하는 것은 관련업계에서 ‘제약사 윤리’에 어긋나는 행위로 여기고 있다.
또한 2009년과 2010년에는 분식회계 혐의까지 받았다. 분식회계 역시 ‘기업 윤리’를 벗어나는 행위다.
2008년 당시 매출액 1813억원이던 신풍제약은 장 사장이 회사를 맡은 첫해인 2009년 2000억원을 넘어섰다. 2011년에는 2200억원대로 늘었다.
하지만 이 실적 중 상당액이 분식으로 밝혀졌다. 적발한 내용에 따르면 2009년과 2010년 실적 중 매출채권이 100억원 넘게 과대 계상됐다.
신풍제약은 의약품 판매대금을 리베이트에 사용하고도 이를 회계에 잡지 않는 수법을 썼다. 반면 매출채권 부실에 대비해 쌓아놓는 충당금은 덜 계상했다.
결국 장 사장은 지난 2011년 5월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장 사장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비공식적으로 사장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 사장이 숨어서 사장 역할을 하는 동안에도 신풍제약은 여러 차례 논란을 겪었다.
2013년 세무조사 과정에서는 사용처가 불분명한 비자금 150억원을 조성해 불법리베이트 등에 사용한 것이 적발됐다.
또 2015년에는 의약품 생산공장에 파견근로자를 고용했다가 정부 점검이 임박하자 해고한 사실이 밝혀지며 불법파견 논란도 일었다.
현행법상 의약품은 인체 건강과 직결될 수 있어 공장 근로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가 더욱 요구돼 제조업 직접생산은 파견이 금지돼 있다. 하지만 신풍제약은 과태료 처분만 받았다.
수많은 논란과 갈등 속에서 신풍제약은 창업자 장 회장이 2008년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후, 2014년 전문경영인 유제만 현 대표이사가 취임할 때까지 무려 6차례나 경영진이 바뀌는 위태로움을 보였다. 이 불안한 회사의 이면에는 매번 장 사장이 자리하고 있다.
유 대표이사는 지난해 재선임에 성공했다. 이는 신풍제약이 겪고 있는 부진에 긍정적인 측면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그간 장 사장이 일으킨 온갖 ‘잡음’과 ‘말썽’ 속에서 신풍제약을 일으켜야 하는 것은 난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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