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국회의원이 공개적으로 행정부를 필두로 한 국가기관의 행보에, 감사와 감찰을 진행하는 특권중 하나인 국정감사가 2018년 10월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국정감사는 의회민주주의의 시초로 일컬어지는 영국 의회에서 17세기에 먼저 시작되었다. 당시 영국 의회는 전범을 찾아내기 위해 국왕 제임스 2세와 성공회, 청교도를 압박해 조사단을 결성해 활동을 벌인 것으로부터 국정 감사를 시작했는데 이것이 유래가 되어 이후 전 세계 의회에 국정감사의 틀이 전해졌다.


국정감사는 국회의원들이 가진 특권중 하나로 우리나라는 해방 후 정부수립 이후 영국과 미국의 국정감사의 장점을 뽑아 기획형 국정감사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다. 하지만 1년치 국정감사를 한번에 하다보니 겉핥기 국감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고, 미국처럼 국감을 상설화 해야한다는 주장이 매년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국감은 정치인들이 정부를 상대로 감사를 벌이는 몇 안되는 기회다 보니 매년 국감을 통해 이슈몰이를 통해 인지도가 상승하는 의원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러다 보니 국회의원들에게 있어선 국감이 인지도 상승의 장이 되기도 하고 있다.

▲ 박용진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박용진

이번 국감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인물은 박용진 의원이라는 것에 반박을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박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사립유치원 비리명단을 공개하며 일약 국감의 스타로 떠올랐다. 박 의원은 그간 유치원 원장과 친인척들이 국가의 누리예산을 비롯해 유치원 운영비를 개인 용도로 쓰고 성인용품을 비롯해 명품가방을 사는 등의 사치를 부린 것을 알렸고 국민여론이 들끓었다. 이에 이낙연 총리는 국무회의를 주재하여 유치원 비리에 대해 전수조사와 함께 엄벌을 주문했다. 이에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조만간 비리 유치원의 명단을 실명 공개하고 전국 유치원에 교육부 회계 시스템을 도입하여 공금 유용을 비롯한 비자금 비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박 의원은 학생시절 성균관대학교 총 학생회장으로 학생운동과 시민사회운동에 적극 참여했고 이를 계기로 구속을 당하고 뒤늦은 군 입대를 거친 뒤 97년 국민승리21의 언론부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진보신당을 탈당한뒤 민주당에 입당해 대변인, 홍보위원장, 정책위 부의장을 지내며 활발히 활동했고 이후 두 번이나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의 고배를 마시다가 20대 총선에서 서울 강북구 을에서 당선되어 국회에 입성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17년 국회 정무위, 운영위 소속당시 국정감사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문제를 제기해 금융당국의 과세 결정을 이끌어내었고, 현대자동차의 세타2엔진 결함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현대차로부터 2017년 5월 리콜 결정과 10월 국정감사에서 세타2엔진에 대한 무한보증 약속을 이끌어내는등의 성과를 올려 ‘재벌저격수’라는 별명을 얻기도 하였다.

▲ 고양이를 데려온 김진태 의원


김진태

황당한 웃음을 전달해준 의원도 있었다. 자유한국당의 김진태 의원은 지난 10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감사장에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데려와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지난달 대전 동물원을 탈주해 사살된 퓨마 사건이 일어나자 이에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퓨마 대신 고양이를 데리고 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대전 모 동물원에서 퓨마가 아주 전광석화처럼 사살되었다. 그날 저녁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데 눈치없는 퓨마가 하필 그날 탈출해서 실검 1위를 장식했다. NSC(국가안전보장회의)까지 소집됐다”며 정상회담을 위해 퓨마를 빨리죽인 것이 아니냐며 황당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제가 NSC 멤버인데,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히며 “처음에 동물원 측이 퓨마에게 마취 총을 쐈지만 별로 약이 들지 않았다. 퓨마가 사살되지 않았을 때 울타리 넘어서 인근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면 정부를 얼마나 비난할까 우려됐다”며 “사살할 수밖에 없었던 건 동물원 관계자들과 협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 국감이 펼쳐진 뒤 동물보호단체들은 김 의원이 국감장에 고양이를 데리고 온건 일종의 학대라고 김 의원을 비난했다. 동물권단체의 한 관계자는 “아기 고양이를 사람이 많은 국감장에 데려온 것은 일종의 학대”라고 지적하며 “고양이과 동물은 영역동물이라 사람이 많은 낯선 장소는 극도로 두려워한다. 더욱이 성장도 안된 아기고양이는 더더욱 그렇다”고 밝혀 김 의원을 비난했다.

이후 김 의원은 비난여론을 의식해서 인지 페이스북에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보살피는 사진을 올려 “고양이를 잘 보살피고 있다. 걱정하지 말라”고 밝혔다.


▲ 백종원 대표가 국감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백종원


외식프랜차이즈 업체 더본 코리아의 대표이자 방송인으로 유명한 백종원씨도 이번 국감의 화제 인물중 하나로 등장했다.


백 대표는 지난 12일 국회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우리나라에 음식점이 너무 많다. 창업의 진입장벽”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SBS의 인기프로 ‘골목식당’을 통해 골목상권 되살리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백 대표는 자신이 경험한 결과들을 담담히 이야기 하며 국내 자영업의 현실을 이야기 했다.


백 대표는 "정말 죄송한 얘기지만 외식업 창업을 쉽게 할 수 없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율적으로 사업을 접을 때까지는 뭔가 좋은 결말을 만들어줘야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지만 한편으로는 쉽게 들어오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주장했다. 이어 백 대표는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창업에 실패한다. 업에 뛰어들 때 준비가 필요하다"고 자영업자들에게 조언했다.


이에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더본 코리아 가맹점들이 ‘골목상권의 손님을 다 뺏어간다’는 목소리엔 어떤 입장이냐”고 물었고, 이에 백 대표는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을 헷갈리는데 제 사업은 골목상권이 아니다. 강남역 먹자골목이 영세상인이 들어가는 게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고 “저희는 대기업 들어갈 수 있는 곳에만 들어갔다.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을 혼돈하시면 큰일난다”며 정 의원의 질문에 반박했다.


백 대표는 최근 방송중인 ‘골목식당’을 통해 자영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철저한 준비없이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무모 한 것인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 있어, 골목상권이 망하는 것이, 현재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는 이유가 결코 최저임금인상 하나 때문이 아님을 제대로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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