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이 대내외 불안감을 가지고 코웨이를 인수할수 있을까.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웅진이 정수기 사업을 재기하며 새로운 도약을 꿈꿨지만 적자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거기다 ‘코웨이’의 재인수 가능성도 낮아보이는데다 코웨이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와 소송전에도 휘말려 있다.

코웨이 매출 규모가 웅진그룹보다 약 9배 더 큰데다 인수 후 시너지도 적다. 양사 가전 렌탈사업 전략이 방문판매로 동일하고 렌탈 계정 수도 코웨이가 압도적으로 많아 이득이 없다는 지적이다.

웅진 측은 공시를 통해 구체적인 인수 예상 가격도 언급했다.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코웨이 종가는 8만300원으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지분(약 22%) 가치는 1조3136억원이라고 계산했다. 이러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20%로 가정할 경우 주당 가격은 9만6360원, 인수금액은 1조5763억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인수 가격도 최대 3조원으로 예상돼 웅진그룹이 무리하게 자금을 빌렸다가 경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업계에선 코웨이가 더 안정적인 투자자를 바랄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12월 말 코웨이 인수 추진설이 불거진 후 인수 의지를 지속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도 “자문사를 선정해 코웨이 지분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코웨이는 같은날 “최대주주 코웨이홀딩스의 지분매각 추진설에 대해 코웨이홀딩스는 투자자로서 지속적으로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공시했다.

또한 웅진그룹내 적자도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다. 웅진그룹은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올 상반기 영업손실 약 277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에 비해 2분기 영업손실은 2배 이상 늘었다. 2분기 연속 적자다.

웅진에너지는 상반기 영업손실 295억원을 기록했다. 그룹의 모태가 되는 웅진씽크빅 등 일부 계열사들이 영업이익을 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2016년 적자에서 2017년 흑자로 재전환했지만 다시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웅진씽크빅 등 일부 계열사 실적의 경우 지분법이 반영됐다. 그룹 측에 따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을 단순 합산하면 그룹 계열사 전체 올 상반기 매출액 6169억원, 영업손실 33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중국 정부의 보조금 삭감정책과 미국 정부의 태양광 셀과 모듈에 대한 세이프가드 등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을 받으면서 기업의 투자심리 위축은 물론 자본시장을 통한 자본조달도 어려워졌다. 일부 기업들은 생산량을 감소하거나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태양광 발전 공정은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태양전지)-모듈-태양광발전시스템' 등으로 이어진다. 주요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가격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면서 불안정해 관련 업계들도 경영상황이 나빠졌다.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웅진그룹은 지난 1989년 웅진코웨이(현 코웨이)를 설립해 정수기사업에 진출했으며 웅진코웨이는 핵심 자회사로 커갔다. 2007년 웅진그룹은 9천억원을 들여 극동건설 인수 후 국내 자산 기준 30대 그룹에 올랐지만 건설 경기 악화로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결국 2013년 웅진코웨이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1조2천억원에 매각했다.

웅진그룹은 매각 조건에 묶여 5년간 생활가전 렌탈사업에 뛰어들지 못했지만 제한이 풀린 후 지난 3월부터 ‘웅진렌탈’ 브랜드를 들고 시장에 재진출했다. 브랜드 출범 3개월 만인 지난달까지 3만 계정, 전국 대리점 200여개를 달성하며 나름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국내 생활가전 렌탈시장이 이미 성숙한데다 후발주자로서 한계가 분명해지면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코웨이 인수가 시급해졌다. MBK파트너스가 지난해 5월 코웨이 지분 4.38%를 다른 기관투자자에 매각하자 소송전까지 벌인 점도 웅진그룹의 절실함을 보여준다.

결국 남은 카드는 재무적 투자자를 동원하는 것인데 이것 역시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1~2조 원 가량을 선뜻 투자할 만한 사모펀드 운용사를 찾기 어려운 데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확보한 경영권을 굳이 윤 회장에게 넘겨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또한 기업의 몸집 크기만 봐도 인수 가능성이 낮게 보인다. 진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2천828억원이다. 코웨이는 2조5천168억원으로 약 9배 차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렌탈사업으로 그룹을 재건하겠다는 윤 회장의 뚝심에는 변함이 없다. 코웨이 매각 이후 웅진의 발목을 잡고 있던 동일 사업 분야 겸업금지조항이 해제됐을 때 웅진이 가장 먼저 한 일도 렌탈 사업 진출이었다. 웅진에게 내려진 겸업금지조항은 올해 1월 2일 해제됐고, 웅진은 지난 3월 ‘웅진렌탈’을 론칭하며 ‘텃밭’인 렌탈 업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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