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23일(현지 시간) 밤 8시께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州)에서 SK건설이 시공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이 무너졌다. 쏟아진 물이 6개 마을을 덮쳐 6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오스 조사 당국은 이르면 내달 말에서 12월 안으로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이르면 내년 IPO(기업공개) 가능성이 높았던 SK건설이 라오스 댐 붕괴 사태와 같은 대형 악재를 만나며 ‘사면초가’에 빠졌다.

지난 7월23일(현지 시간) 밤 8시께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州)에서 SK건설이 시공한 세피안-세남노이 수력발전소의 보조댐이 무너졌다. 쏟아진 물이 6개 마을을 덮쳐 66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부실공사 의혹까지 터지며 사건의 불을 키웠다. 지난 15일 한겨레의 따르면 지난 7월 무너진 라오스댐의 시공사인 에스케이(SK)건설이 댐의 형식 등 설계 변경을 통해 과도한 이익을 얻으려 한 내부 문건이 14일 확인됐다고 전했다.

실제 이번에 무너진 댐을 포함해 에스케이건설이 담당한 보조댐들의 높이는 문건에 포함된 기본설계 도면보다 평균 6.5m씩 낮아졌다. 정부 자금도 투입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다.

▲ 지난 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한국재정정보원, 국제원산지정보원의 오후 국정감사에서 조기행 SK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이에 지난 16일 SK건설 조기행 부회장은 국정감사에 나와 증인으로 출석해 “품질은 기본이다. 특히 라오스댐의 경우 시공만 아니라 주주사로 27년간 댐 운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부실 설계·시공을 할 목적이 전혀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조 부회장은 과도한 이윤을 위한 부실 시공 의혹에 대해선 “개발 사업의 경우에는 O&P(Overhead & Profit·관리비 및 이윤) 1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 11월에 실제 계약할 때는 저런(15% 이상의 O&P) 상황이 유지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번 사고로 인해 SK건설은 주가 하락에 따른 시가총액 감소, 사고 배상액 등 당장의 손실 외에도 수주 경쟁력에 있어서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SK건설의 상장이 무산될 경우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2대주주 SK디스커버리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내년 말 추진 가능성이 높았던 SK건설의 IPO가 불투명해지면서 대주주 SK디스커버리 지배구조 개편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이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 SK건설의 상장 가능성을 제기하는 까닭은 2대주주 SK디스커버리지의 지주사 전환 계획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다른 계열사 지분을 5% 이상을 보유할 수 없어 SK와 SK디스커버리 가운데 한 곳이 SK건설의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SK건설의 상장은 최근 라오스 댐 붕괴라는 대형 악재로 인해 당분간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 이 사고로 SK건설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최태원 회장의 SK(44.48%), 2대주주 SK디스커버리(28.25%)의 주가는 급락했다.

또한 유동부채 비율 등 재무상황은 개선됐지만 미청구공사 금액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올해 상반기 SK건설의 미청구공사금액은 6476억910만원으로 지난해 말(5476억5064만원) 대비 18.25% 늘어났다. 플랜트 부문에서 부진도 눈에 띈다. SK건설의 상반기 플랜트 부문 누적손익은 6471억4340만원으로 지난해 말(1조1948억6801만원) 대비 45.83% 줄어들었다. 내부 직원들의 이탈도 많았다. 상반기 플랜트 부문 직원 수는 2782명으로 상반기 동안 직원 134명이 회사를 떠나거나 부서를 이동했다. 지난해 말 SK건설의 플랜트 부문 인력은 2916명이다.


라오스 사태로 인한 내부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2년 SK건설과 한국 서부발전이 공동 수주해 시공했다. 당시 SK건설의 해외 사업 부문 책임자는 최광철 전 사장(현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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