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군대 다녀온 양심불량자… 똥배 안 나오고 냉면 잘 넘어가”

▲ ‘목구멍 챌린지’에 동참한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사진=김진태 의원 SNS 캡처).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해 방북한 우리 기업인들에 대한 북한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냉면 망언’을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 반발이 확산되는 가운데 ‘목구멍 챌린지’ 운동이 각계로 퍼지고 있다.


리선권은 지난 9월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 불쑥 등장해 냉면을 먹고 있던 남한 기업인들에게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상식적으로 이해될 수 없는 발언을 한 것으로 근래 폭로됐다. “뭘 하신 게 있다고 더 드십니까”라고 말했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죽거리는 느낌의 극도로 무례한 언사라는 점에서 비난여론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발언, 행동 등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는 1인 독재체제의 특성상 리선권 발언은 ‘김정은 묵인 또는 지시’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남한을 ‘하대’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에 지난달 31일 우파성향 영화감독으로 알려진 이용남 씨의 제안으로 아이스버킷챌린지처럼 각자 지목하는 형태로 퍼포먼스를 펼치는 ‘목구멍 챌린지’가 시작됐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냉면을 먹는 사진을 올리면서 “국민 자존심을 손상하고 국가위상을 추락시킨 정부는 대국민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목구멍 챌린지’ 후발주자 지목이 이어지면서 각계가 나선 가운데 정치권도 동참하기 시작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냉면 먹는 사진을 게재하면서 “군대도 다녀온 양심불량자. 냉면도 목구멍으로 잘 넘어간다. 똥배도 안 나왔다”고 적었다.


‘양심불량자’는 지난 1일 대법원의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 무죄판결을, ‘똥배’는 리선권의 발언을 빗댄 것이다. 리선권은 10.4선언 11주년 기념식 참석을 위해 방북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에게 “배 나온 사람에게 예산을 맡기면 안 된다”는 인격모독적 독설을 내뱉았다. 이에 심지어 친여(親與) 성향 시민들 사이에서도 ‘이건 아니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김진태 의원은 앞서 기업인 방북에 대해 “정치인은 방북동행을 거부할 수라도 있지 기업인은 그것도 어렵다”며 질타한 바 있다.


김 의원이 후발주자로 지목한 같은당 전희경 의원 등도 ‘목구멍 챌린지’에 나섰다. 전 의원은 SNS에서 냉면 시식 사진과 함께 “나는 판문점 얼레리 이전 원래부터 평랭파”라며 “300만 굶겨죽인 인간들이 감히 어디다 대고 냉면 목구멍 타령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1997년 망명한 ‘김일성의 오른팔’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에 따르면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 당시 아사(餓死)한 북한 주민은 최대 300만명에 달한다.


같은당 박대출 의원도 동참했다. 그는 6일 SNS에서 “이(리)선권은 좋겠다. 아무리 막말을 해도 남쪽(정부여당)에서 물타기 잘 해주니”라며 “막말도 싫은데 물타기는 더 싫다. 그래서 비빔냉면 먹는다”고 신랄히 비꼬았다. 다음 주자로는 강규형 명지대 교수, 성창경 KBS공용노조위원장 등이 지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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