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지지부진하고 배당은 올라도 주가는 떨어지고…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동서식품의 동서그룹이 주가가 계속 내리막을 걷고있다. 지난 8월 27일 이후 신저가만 4개열 연속 갈아치우면서 끝없는 하락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동서그룹의 이익배당금이 동서의 최대 주주로 있는 김상헌 회장 일가의 독식 체제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서(026960)는 14일 오전10시 기준 1만6900원으로 전일대비 950원떨어져 -5.32%를 기록하고 있다. 기존 52주 최저가는 2018년 11월 13일 기록한 17,400원이다. 체결강도는 67%로 강세 반전했다. 총매수체결량은 47,645주, 총매도체결량은 71,018주를 각각 기록했다.

최근 4개월동안 동서의 흐름은 매우 부정적이다. 커피 시장의 포화, 그에 따른 실적 부진, 기업설명(IR) 활동 부재 등의 요인이 겹쳤다는 분석도 많다.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았던 2015년 8월10일 4만7000원으로 최고점을 찍었던 것과 비교하면 3년여 새 주가가 반토막 이상 났다.


증권가에선 동서 주가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 커피믹스 시장 포화에 따른 실적 악화를 꼽는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커피믹스 시장 규모는 9067억원으로, 2016년(9382억원) 처음 1조원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동서는 2014년 말부터 동서식품 지분 50%를 함께 보유한 미국 식품업체 크래프트가 동서식품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을 꾀한다는 설이 나돌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동서식품의 중국 진출은 실현되지 않았다.소극적인 IR 활동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 거론된다. 동서는 2016년 11월을 끝으로 증권사 보고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매년 1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는 업종 내 1위 업체임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 김상헌 명예회장.


동서의 대부분의 지분이 김 회장 일가에 있다는 것도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김상헌 회장은 최대주주로 (20.33%)를 가지고 있고 김석주 동서식품 회장 (19.48%), 김상헌 회장의 장남 김종희 동서 사장 (10.48%), 김석수 회장의 부인 문혜영 (2.01%), 김석수 회장의 장남 김동욱 (1.98%), 김석수 회장의 차남 김현준 (1.79%) 등 특수관계인 40명이 67.4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동서식품(50.0%), 동서유지(48.0%), 동서물산(62.5%), 상제개발(43.09%), 대성기계(48.0%), 동서실업유한공사(100%), 동서음료(17.0%), 지분을 소유하고 있으니 사실상 김상헌 회장의 일가가 동서를 통해 그룹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동서그룹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창인 故 서정귀 회장이 설립한 동서식품을 김재명 명예회장이 인수했고, 김재명 회장의 장남인 김상헌 회장이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동서는 올해 초,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700원의 현금배당을 한다고 공시했다. 시가 배당률은 2.4%로 배당금 총액만 약 693억원에 이른다.

2017년까지만 해도 배당금은 670원으로 당기순이익이 2016년기준 1190억3700만원이였다. 당시 총 665억1300만원을 배당했고 이중 김상헌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은 지분율에 따라 총 448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현금배당 성향은 무려 55.9%나 달한다.

이 외에도 2015년 444억원, 2014년 402억원, 2013년 367억원, 2012년 323억원, 2011년 272억원, 2010년 240억원, 2009년 201억원, 2008년 181억원, 2007년 160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김상헌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챙긴 배당금은 10년간 총 3038억원이나 된다. 최근 3년간 주당 현금배당금은 600억원에서 670원으로 상향조정 됐고, 현금배당성향도 각각 46.7%, 54.7%, 55.9%로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그간 김상헌 회장의 장남 김종희 동서 사장은 지분율도 2.24%에서 10.48%로 급격히 늘었으며 오너 일가의 고배당 정책은 3세 김종희 사장으로의 경영권승계를 위해 지분 확보를 위한 자금마련에 악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있다. 동서가 이같은 고배당정책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으로 동서식품의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은 2014년 이후 정체 중이다. 2014년 영업이익은 541억원, 2015년 488억원, 2016년 456억원, 2017년 477억원으로 2015년 이후 평이한 편이다. 당기순이익도 2015년 이후 1200억원대서 횡보 중이다. 2018년 반기 실적은 매출액이 지난해와 거의 유사했으나 판관비 등의 증가로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0.1% 줄어든 291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밖에서는 스타벅스·이디야를 중심으로 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로부터, 가계 내부에서는 네스프레소와 같은 글로벌 캡슐커피의 공세로 커피믹스의 입지가 좁아질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이 꽉 잡고 있는 커피믹스 시장에 커피빈, 이디야 등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가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조만간 시장점유율 압박이 커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자료사진)

이러한 동서그룹의 일감몰아주기는 외신까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초 1월 10일 블룸버그는 “당신이 95세의 억만장자이고 65%의 상속세를 가진 나라에 살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는 김재명 동서그룹 명예회장이 직면한 도전이다”이라면서 편법상속, 일감몰아주기를 비판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일감몰아주기’에 강력 경고를 하고 나서고 있다.

문 대통령은 “엄정한 법 집행으로 일감몰아주기를 없애겠다. 총수 일가의 편법적 지배력 확장을 억제하겠다”면서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주의결권을 확대하고,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도 재벌개혁을 언급했다. 세부과제로 일감몰아주기 조사 추진을 꼽았다.

높은 배당과 상관없이 지지부진한 영업이익 등으로 투자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동서식품이 이 어려움을 어떻게 떨쳐나갈지 관심이 끌리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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