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감으로 부터 오는 소비 거부, ‘마케팅’과 ‘가공’으로 두마리 토끼 잡아야

▲ 미래식량으로 점쳐지고 있는 ‘곤충’에 대해 아직도 소비자들은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생김새에서 오는 혐오감과 흔히 먹지 않는 식재료라는 거부감이다. 사진은 식용 곤충 쌍별귀뚜라미.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미래에 다가올 식량위기설에 대체식량으로 ‘곤충’을 많이 언급하곤 한다. 높은 단백질과 필수 영양소가 많아 미래 식량으로 가능성을 높이고 있고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먼 훗날이 아니더라도 조만간 충식(蟲食)의 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러한 밝은 미래만 있어보이는 식용곤충은 아직도 갈길이 멀다. 대부분의 인간이 느끼는 혐오감과 거부감이 있어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부와 민간협동이 매우 절실해 보인다.

2013년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식량 및 사료 안전에 대한 미래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서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곤충 식용화와 사료화가 미래 식량 안보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곤충은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고 사료 효율이 높은데다, 소나 돼지 등 가축에 비해 환경오염 요소도 적어 대안 식량으로서 탁월하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게다가 번식력까지 강해 생산 부문에서도 기존 가축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역시 2009년 농림수산생명공학 발전방안 보고서를 통해 곤충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2010년 곤충산업법을 제정, 같은 해 생명산업 2020 발전전략을 수립해 대응에 나선 바 있다. 2011년에는 제1차 곤충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이 시행돼 구체적인 활동으로도 이어졌다. 적극적인 정부 스탠스 덕분에 2010년 265호뿐이었던 곤충 사육농가가 2017년엔 1820호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곤충산업이라 하면 식용이나 사료용 사업을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두 사업은 시장 규모 면에서 아직 마이너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1년 시장조사에서 식용 곤충시장은 규모가 너무 작아 집계조차 되지 않았고 사료용 곤충시장은 25억 원으로 전체(1,680억 원) 곤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4%에 지나지 않았다.

2015년 시장조사에결과 식용 곤충시장과 사료용 곤충시장은 각각 60억 원을 기록해 전체(3,039억 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가 채 되지 못했다. 2017년 조사에선 식용과 사료용, 약용이 뭉뚱그려 함께 조사됐는데, 3개 시장 합산 규모가 고작 250억 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곤충시장 4,000억 원의 6%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다.


또한 근본적인 문제는 소비자들이 곤충에 느끼는 ‘혐오감’이 가장 크다. 여러개의 다리가 있고 겹눈을 가지고 있어 우리가 여태 즐겨왔던 미식(美食)과는 차이가 크다. 성충뿐만 아니라 기어다니는 유충은 ‘구더기’를 연상케해 먹기도 전 시각적 요소에 의해 거부하고 있다.


▲ 지난 4월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곤충으로 만든 초코릿이 전시돼 있다.


전문가들은 충식의 대중화를 위해선 ‘가공’을 꼽고있다. 곤충의 1차원적인 모습을 숨길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식품과 똑같이 원재료만 제공한 후 무한히 사용도를 넓힐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식용 곤충이 안전 먹거리로 인정받기 위해선 현대화된 시설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비용이 많이 들어 농민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더 바라고 있는 실정이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의 ‘소비자의 곤충제품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조사결과 응답 소비자의 76.4%가 곤충제품을 인식하고 있었고 곤충 체험을 해본 소비자가 56.8%, 구입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전체의 30.6%였다. 또한 응답자의 분포가 소득이 높아질수록 40대보다는 50대 이상에서 곤충제품에 대한 체험이나 구입 경험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비자가 학습·애완용 곤충을 구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녀가 좋아해서가 46.4%, 학교 학습용이 25% 등이었고, 이에 대한 만족도는 품질, 구입경로, 사육기술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만족도를 보였으나 응답자의 29.8%는 가격에 대해 낮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식용, 또는 약용 곤충을 구입하는 주 목적으로는 맛있어서 구입한다고 답한 응답자가 46.4%였고, 건강을 위해서 사먹게 되었다는 사람이 25.0%, 이에 대한 만족도는 가격, 품질, 구입경로, 맛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비율이 비교적 높았다.


다만 응답자의 21.7%는 곤충의 형태와 모양에 대해 낮은 만족도를 보였다. 곤충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선호도 조사에서는 14.3%가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선호하지 않은 비율은 38.6%였다.


곤충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영양성분이 우수하고, 건강에 좋으며 맛이 있기 때문이었고,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곤충에 대한 혐오스러움과 무서움이 있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 아마존(amazon)에 올라온 국내업체 엔토모가 동애등에를 이용해 개발한 반려동물 사료.(출처 아마존)

정부는 곤충이 축산법상 가축에 포함되면 식용 곤충 사육과 제품 생산과정에 해썹(HACCP)을 갖추도록 할 계획에 있다.

또한 유통·판매 가능한 곤충 규격 규제등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변경하고 금지되는 곤충을 고시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지난 7일 입법예고 했다.

이와 함께 곤충산업의 육성 및 지원을 위해 매년 수립ㆍ시행하는 ‘곤충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시행계획’ 평가 결과를 차년도 시행계획에 반영토록 하는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도 담았다.

결국 혐오감을 억제하기 위해 ‘마케팅’과 ‘가공’,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선 정부와 민간 기업, 연구기관과 농가의 노력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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