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SK브로드밴드 겸임 대표이사.

[투데이코리아=김현호 기자] 이동통신 3사가 조직개편을 마무리하고 5G 주도건 경쟁에 들어간 와중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통합하는것이 아니냔 의견이 나오고 있다. SK텔레콤의 중간지주사 전환이 확실해지면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브로드밴드도 겸직을 맡았기 때문이다.

지난 6일 SK그룹 인사에서 이형희 SK브로드밴드 대표이사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박 대표가 그 자리를 겸직했다.

SK텔레콤 사장이 SK브로드밴드 수장까지 겸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측은 미디어 경쟁력을 끌어올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강자들과 본격 경쟁을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IP)TV와 OTT '옥수수' 등 미디어가 주력 사업이다.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에 힘을 쏟고 있는 SK텔레콤과의 시너지를 통해 탈통신에 가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박 사장은 통신을 넘어 종합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거듭날 뜻을 수차례 밝히며 미디어를 필수 경쟁력으로 꼽은 바 있다.


다만 SK브로드밴드의 이 대표의 임기가 끝난 시점도 아닌데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는 시기에 굳이 박 대표가 겸직을 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것으로 보인다.

SK그룹 안에서 높은 입지를 다지고 있는 박 대표의 겸직이 좀 더 큰 의미를 담고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두 회사의 통합설이 떠오르고 있다.

SK텔레콤이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나뉠 경우, 지주사 산하에 SK텔레콤(이동통신)·SK브로드밴드(미디어)·ADT캡스(보안)·11번가(커머스) 등 자회사들이 자리하는 구조가 된다.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행보도 자유로워진다.

한편으로는 이런 행보가 SK하이닉스를 지배구조 재편해 꼼수를 부리는 것아니냐란 평가도 받고 있다. 현재 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지주사 입장에서 SK하이닉스는 손자회사다.

손자회사가 인수합병에 나설 경우 피인수 기업의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하는 법적 제약이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기업가치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 내부 사업가치들을 들여다보면 11월 초 기준으로 SK하이닉스가 11조 원, 11번가는 2조7500억 원(6월 유상증자 기준), SK브로드밴드 1조8천억 원(장부가 기준), ADT캡스 1조2800억 원(인수가격 기준) 등으로 추산된다. 이들 지분가치를 제외하면 SK텔레콤의 무선통신사업 가치는 약 5조 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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