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2년간 연구… 총 24마리 부화

▲ 매부리바다거북.


[투데이코리아=오주한 기자] 해양수산부, 해양환경공단,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는 국내 최초로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매부리바다거북 인공번식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매부리바다거북은 구부러진 부리가 매의 부리를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열대해역에 서식하지만 우리나라 남해안까지 간헐적으로 회유하는 특성을 보인다.


매부리바다거북은 남획, 산란지 훼손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개체수가 급감해 관련 협약에 따라 상업적 거래가 엄격히 제한돼 있다. 해수부도 2012년 매부리바다거북을 ‘보호대상해양생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해수부는 매부리바다거북 개체수 회복을 위해 작년부터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협력해 ‘매부리바다거북 인공번식 연구’를 진행해왔다. 약 2년간의 연구 끝에 지난 9월28일 매부리바다거북은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에 조성된 모래산란장에서 첫 산란을 시작한 후 약 80분간 총 157개의 알을 낳았다.
이후 산란일로부터 54일째인 11월20일 첫 번째 알이 부화했다. 이를 시작으로 이달 5일까지 총 24마리가 대한민국 태생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이번에 태어난 아기거북들은 평균 등갑의 길이가 3.4~3.7㎝, 몸무게가 10~13g로 모두 건강하다. 앞으로 성체로 성장하게 되면 몸길이 최대 1m, 몸무게 최대 120㎏까지 자라게 된다.
해수부는 당분간 아기거북들의 성장을 지켜본 뒤 자연방류 적합성, 방류 적정시기 및 장소 등에 대한 검토를 거쳐 자연 개체수 증진을 위한 방류도 추진할 예정이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따르면 전세계에 서식하고 있는 바다거북 7종은 모두 연안개발, 환경오염으로 인해 산란지가 줄어들면서 멸종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국제사회는 바다거북 보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수산물 수입 조건으로 ‘바다거북 생존에 위해가 없는 방식의 조업’을 내세운 바 있다.
명노헌 해수부 해양생태과장은 “작년 국내 최초로 푸른바다거북 인공번식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도 국내최초로 매부리바다거북 인공번식에 성공하는 뜻깊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며 “푸른바다거북 증식·방류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바다거북 보전사업을 추진해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바다거북 회복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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