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 되었다. 기온이 차갑게 내려가면서 사람들의 옷차림은 두툼해지고 춥고 긴 겨울밤을 보내는 사람들의 고단한 계절이 시작되었다.

으레 이 시기에는 달동네에 연탄배달을 하는 유명 스포츠 스타들을 비롯 각종 시민단체들의 고아원, 복지원, 양로원등에 행해지는 봉사모습과 연말연시 어려운 이웃을 돕기위한 모금행사가 1년 중 가장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는 때다.

특히 거리마다 울려 펴지는 구세군의 종소리는 어느덧 겨울이 왔구나하는 기분과 함께 어려운 우리 이웃들을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날로 어려워지는 경제지표,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강력범죄와 조금만 서로 배려하면 될 문제들에도 서로 다툼을 일으키며, 사회문제로 부각시키는 팍팍해진 대중들의 인심과 함께 우리의 기부문화도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 시청역 구세군의 모습 (사진=권규홍 기자)


축소 되는 기부문화

최근 사랑의 열매를 통해 기부문화에 앞장서고 있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지난 14일 기준 2019 희망나눔캠페인 모금액이 893억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전년동기대비 62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광화문에 세워진 사랑의 온도탑 역시 낮은 모금액 탓에 올해는 이전 만큼의 상승치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또한 1억원 이상 개인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역시 신규 가입자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016년 422명으로 집계되었던 회원수는 지난해 338명으로 감소하며 고소득층이 기부 문화에 부정적임을 보여주고 있고, 그간 십시일반 조그만 돈이라도 이웃사랑을 위해 내놓았던 영세업자들의 기부액도 날이 갈수록 줄어 들어 사회 전반적으로 기부 문화가 축소되고 있다.

또한 장기간 이어진 경기침체를 비롯해 기부문화를 축소시키는 요인에는 기부단체들을 불신하는 풍조가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 불치병을 핑계로 기부금을 모아 사치를 부린 미성년자 살인범 이영학


딸의 친구를 성추행 한 뒤 잔인하게 죽인 살인범 이영학 사건에서 드러난 기부금 사기사건과 결손가정을 위해 모은 127억을 횡령한 ‘새희망씨앗’사건, 국내최대 모금 단체인 공동모금회 회원이 3천3백만원의 국민 성금을 개인 유흥비로 쓴 사건등이 밝혀진 ‘성금 횡령 사건’, 시민들에게 기부 받은 돈으로 큰 빌딩을 지어 논란이 불거졌던 구세군이 그 대표적인 예다.

구세군은 지난 2010년 서울 충정로에 지상 17층 지하 6층 규모로 건설비용만 630억에 해당하는 초호화 빌딩을 지어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이는 세계 구세군 단체중 가장 큰 규모의 빌딩으로 알려졌는데, 매년 겨울이면 거리에서 가장 많이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구세군이 시민들의 성금으로 빌딩을 지었다는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구세군은 당시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빌딩건립 계획은 1983년부터 있었으며 신도들의 자립헌금을 모금해 건설에 착수했다”며 “시민들의 기부금액은 한푼도 쓰이지 않았다. 빌딩에서 얻는 수익금으로 구세군 운영에 쓰고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기부단체가 그런 호화로운 빌딩을 지을 돈으로 차라리 이웃을 돕는 일에 쓰는게 마땅한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조사한 기부인식 현황 조사에 따르면 61.7%의 시민들이 자신이 낸 기부금이 제대로 사용됐는지 모르고 있다고 밝혔고, 기부를 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의견역시 ‘기부금 사용처가 투명하지 않아서’라는 의견에 상당히 많은 응답을 하며 기부문화에 부정적인 대중들의 인식을 여실히 보여줬다.

▲ 충정로 구세군 빌딩




기부 문화의 변신

하지만 이런 '기부 한파' 속에서도 다양한 방식의 '이색 기부'가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돈을 직접 전달하는 전통적인 방식만이 기부는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17일 기사를 통해 “기부는 돈으로만 한다는 인식이 강한데 최근엔 기부문화도 바뀌고 있는 판도고 기부방식과 플랫폼에 다각화가 이루어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기부 어플리케이션은 걸음수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 모금에 보태는 방식을 써서 건강과 기부를 동시에 누리게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고, 다양한 광고 상품에 참여해 수익의 일부를 기부단체에 기부하는 후원형 서비스, 게임 속 나무를 키우면 실제로 게임 제작사가 나무를 심어 산림 확대에 일조 하는 식의 게임형 기부 서비스등이 새로 생겼다고 전했다.

또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는 재능기부를 통한 기부도 활발하다며 변호사들이 읍,면 단위 마을을 찾아가 지역 주민들의 법률 서비스를 상담하는 ‘마을 변호사 제도’, IT 전문가들이 근무시간후 남는 여가시간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정보통신의 실무 지식을 전달하는 ‘ICT 멘토링’, 워너원, 방탄소년단등 유명 아이돌 팬들이 가수의 이름으로 소아암 어린이와 유기묘 보호소 지원, 마리몬드 위안부 뱃지 구매활동, 저소득층 연탄배달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부문화가 점차 다른 방식으로 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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