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하고 있다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헌정사상 최악의 사법부 비리로 불리는 ‘사법농단’ 사건의 몸통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조사에 앞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기자회견과는 달리 검찰 조사에서는 철저히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양 전 대법원장은 현재 검찰로 부터 약 40여개에 달하는 사법농단 혐의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지만 모든 사안에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하며 시민사회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양 전 대법원장은 1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한동훈 3차장 검사와 대면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거나 지시한 적 없다, 보고받지 않았다, 기억이 안 난다, 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등의 주장으로 일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사법농단의 가장 핵심적인 두 사안인 ‘일제 강제징용 재판’과 관련 박근혜 청와대와 논의를 하였는지 부분과 사법행정에 반대했던 법관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을 지시하였는지 여부등을 집중적으로 조사 한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양 전 대법원장은 철저히 혐의를 부인하거나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것으로 전해졌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등의 모호한 대답과 실무를 맡은 법관들과 법원행정처 직원들의 업무를 알지 못한다는 진술만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11시 10분가량 조사한 뒤 진술조서 검토까지 끝내고 귀가 시켰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청을 들어선지 14시간만에 귀가길에 올랐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혐의가 방대하고 고령인 점을 감안해 밤샘조사 보다는 재소환을 계속 해 나가며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대법원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당시엔 “모든것이 내 부덕의 소치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 사건이 안타깝지만 앞으로 사법발전과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한 계기가 됐으면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혀 사실상 죄를 인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일부 관측이 있었지만 검찰 조사에선 철저히 모르쇠 전략으로 일관함이 드러나 시민사회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차후 이뤄질 조사에서도 양 전 대법원장은 첫날 조사와 마찬가지로 임종전 전 법원행정처 차장, 차한성-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과의 지시, 연루의혹에도 철저히 모르쇠 전략을 취할 것이 예상됨에 따라 검찰 역시 어떤 방식으로 조사에 임할것인지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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