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슨의 김정주 대표가 넥슨을 10조에 내놨다.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게임 불모지인 한국에서 기업 주식가치만 10조원에 이르는 한국 1위 게임업체 넥슨이 지난 4일 매각을 실시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업계들은 차후 인수자와 왜 넥슨을 팔아치우려고 하는지, 넥슨을 보유한 지주회사 NXC 김정주 대표의 생각이 무엇인지 분석했다.

넥슨의 김정주 회장은 NC소프트의 김택진 대표와 함께 국내 게임업계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창업주다. 그런데 이런 김 회장이 10조에 회사를 내놓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명 ‘EXIT'(탈출)이라고 불리는 김 회장의 행동은 단순히 순익가치로만 된 행동으로 보이진 않는다. 언론이나 미디어를 통해 가장 많이 언급됐던 ’게임규제‘만 큰 영향을 끼친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셧다운제 같은 경우 국내 모든 기업이 받는데다 상대적으로 큰 몸집을 가지고 있는 넥슨은 이러한 제재에도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고 작은 회사들이 더 클게 당연하다. 이런 규제는 후발주자인 스타트업 게임회사나 소규모 개발 인디 게임회사들에게나 큰 영향을 미친다.

다만 ‘인터넷 게임중독 예방 및 치유지원에 관한 법률안’같은 경우 모든 게임회사가 두려워 할만한 규제였다. 셧다운제 시간 확대뿐만 아니라 최대 매출의 5% 혹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5억원 이하까지의 과징금(제24조)을 부여하기까지 하는 법률안이다. 만약 통과됐다면 정말로 넥슨의 EXIT 사유가 됐을지도 모른다. 다만 2016년 19회 국회가 끝나면서 해당 법률안은 같이 폐기됐다.

2017년 기준 넥슨코리아의 매출은 1조 300억원이 넘겼지만 영업이익은 700억도 남기지 못했다. 그런데 넥슨코리아의 네오플(neople)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조를 웃돌고 있다. 이 네오플의 매출의 92%가 중국의 던전앤파이터에서 나오는 기형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 시장의 던전앤파이터로 유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란 분석이다.

이렇게 한국의 규제와 정부의 압박만으론 김 대표의 매각을 설명할만큼 치명적인 사안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다음 문제는 역시 한국이 아닌 중국 시장에 대한 자본압박이다.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의 지시로 중국정부는 게임산업 규제로 판호(사업허가)를 막고 여는 등 작품허가를 이전보다 더욱 까다롭게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게임이 유통승인을 받았더라도 가입형 유료요금제에 적용이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중국의 가장 큰 게임회사 중 하나인 텐센트는 중국의 던전앤파이터를 서비스하고 있다. 만약 다시 게임규제를 발표한다면 하루 아침에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시장을 포기해야하는 상황이다.

중국의 게임규제가 그 정도로 강하게 들어가진 않을것이란 전망이 크지만 시진핑 주석이 여지껏 보여줬던 모습으론 한 나라의 정치적 상황에 회사의 운명을 맞기기란 어려운 일이고 이는 김 대표에게 부담이 됐을 것이다.


▲ 넥슨의 자체 개발 게임인 비운의 게임 서든어택2. 4년동안 개발비에만 300억원이 들어갔지만 출시한지 23일만에 서비스 종료 선언이라는 비극을 맞았다.

이런 중국 시장의 의존도를 내리기 위해선 자체 개발된 게임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넥슨에서 개발된 게임들의 성적이 평범한 수준을 웃돌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해 개발비에만 최소 200억원이 들어간 듀랑고, 4년동안 300억원을 들인 서든어택 2등 얼마 못가 계임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이후 액스(AXE), KAISER 등 도 반응이 평이해 히트작이라고 부르기 초라한 성적만 내놓았다. “넥슨 서비스 게임 중에 최근 대형 히트작이 나온지가 언젠지도 기억이 안난다”는 팬들의 의견도 많았다.

김 회장도 이런 연이은 개발 실패에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지난 2014년에서 '넥슨개발자포럼2014'에 참석해 “넥슨이 지난 10년간 히트 게임이 없었다”며 “2003년~2004년이 넥슨의 황금기이고 그 후 10년 간 넥슨은 이렇다 할 히트 게임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그의 신규 히트작이 목말랐던 김 회장의 스트레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김 회장의 매각의 결정적인 사유로는 보이지 않는다. 흔히 국내 게임 대기업중 3N1S 중 1S의 스마일게이트(Smilegate)의 경우 넥슨의 중국 던전앤파이터보다 더욱 크로스파이어의 의존도가 높다. 단순 회사의 매출액이 한 부분에서만 나오니 그 위험부담감 때문에 회사를 매각하진 않을 것이다.

아무래도 향간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진 진경준 게이트가 넥슨 매각을 결정했다고 보는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 많았다.

진경준 게이트란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 김 회장의 서울대 86학번 동기이자 전 검사장인 진경준에게 넥슨의 주식을 대가없이 줬고 해당 주식의 시세차익이 약 130억원에 이른다는 언론 보도였다.

결국 진 전 검사장은 구속됐고 둘은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 2017년 7월 27일에는 검찰이, 7월 28일에는 진경준 측이 상고를 제기했다. 대법원은 1부(주심 대법관 김신)에 사건을 배당했고, 12월 22일 결국 무죄 취쥐의 파기환송이 선고됐다.

이 일말의 사건으로 김 회장은 은둔형 경영자로 알려져 이 당시 언론 앞에서의 인터뷰와 주목이 그에게 매우 큰 부담감을 안겨줬고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힘들었다는 분석이다.

▲ 중국의 텐센트가 가장 유력한 넥슨의 인수자로 꼽힌다. 다만 최근 규제 등으로 인해 주가가 많이 내려갔으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슈퍼셀을 인수했던 것처럼 넥슨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렇다면 인수자는 누가 물색되고 누가 유력할까? 향간에는 중국의 던전앤파이트를 서비스하는 동업관계의 텐센트가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한다.

국내기업으로는 업계 1위의 넥슨의 몸집이 부담스럽다. 10조라는 가치의 회사를 인수병합하기엔 자본력이 많이 필요할것이고 만약 가능해도 여러 회사들과 함께 컨소시엄으로 지분을 나누는 식이 아니면 불가능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한 그간 텐센트는 국내 게임회사나 IT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발히 해왔다. 게임회사 넷마블 지분 17.71%를 보유한 3대 주주이자 넥슨과는 상관 없지만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전 블루홀)의 2대 주주(지분 10% 보유)이기도 하다.

넥슨 매각전에 글로벌 사모투저펀드들이 속속들이 가세하고 있다. 업계의 따르면 사모펀드 가운데는 현재 매각안내서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 KKR과 TPG 외에도 칼라일과 MBK파트너스 등이 인수전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또한 텐센트는 골드만삭스를 자문사로 선정하며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했다. 넥슨에 대한 적정 가치산정 등 입찰 준비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예비입찰은 다음달 중순께로 예정돼 있다. SI로는 텐센트 외에 미국 게임회사 EA와 콘텐츠 기업 디즈니 정도가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디지니는 2008년에 이미 넥슨을 인수하려고 한적이 있었다.

한편 김 회장은 “지금도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새롭고 도전적인 일에 뛰어든다는 각오를 다지면서 넥슨을 세계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데 뒷받침이 되는 여러 방안을 놓고 숙고 중에 있다”며 “방안이 구체적으로 정돈되는 대로 알려 드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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