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롯데지주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연초부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12일 신규 오픈한 유통매장인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 깜짝 방문해 현장경영을 펼쳤다. 신 회장이 주말에 사업장을 방문한 것은 지난해 10월 석방된 후 경영에 복귀한 이래 처음이다.


신 회장은 6층 식당가를 시작으로 각 층을 돌며 영업 상황을 세세히 살펴봤다. 특히 식품관 리뉴얼 등 매장개편 공사가 진행되는 현장을 점검하고 “안전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신규 오픈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낸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고객들을 위한 편안한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최상의 쇼핑환경을 구현하는데 힘써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인과의 대화’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롯데를 포함한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5대 그룹 총수와 중견기업인 13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규제완화와 최저임금 문제 등 유통업계의 고충을 털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지만 이날 신 회장은 별다른 질문이나 건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은 바쁘게 움직였다. 청와대에 방문한 다음날인 지난 16일 곧바로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신 회장의 이번 일본 방문은 올해 첫 해외일정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현장을 방문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일본 출장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화해편지’가 공개된 이후 처음이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보낸 편지에는 일본 롯데에서 한국 롯데를 독립시켜 일본 롯데는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는 신 회장이 경영하자고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즉 형제간 경영권 분쟁을 멈추자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화해 시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될 뿐 아니라 화해를 홍보용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신 회장은 지난 12일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에 방문할 당시, 일부 기자들의 질문에 “가족이니까 그렇게(화해를) 해야죠”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지분을 70~100%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신 전 부회장이) 언제든 주총에 돌아와서 본인의 비전과 실적, 전략 등을 말하고 기존 이사진 등으로부터 신뢰받으면 좋지 않습니까”라고 전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일본 현지에서 일본 롯데의 주요 경영진들과 만나 경영 현안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일본 방문에서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의 지주사 체제 구축과 새로운 비전인 ‘뉴롯데’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제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다. 상장 순항을 위해서는 롯데홀딩스 이사진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어서 신 회장이 직접 이들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귀국 후 오는 23일 올해 첫 사장단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는 신 회장을 비롯해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 4개 부문 BU장, 주요 계열사 대표 등 약 8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지난해 12월 말 대규모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사장단 회의에서는 지난해 경영성과를 살펴보고 신사업 방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 회장은 석방된지 약 100일이 지난 현재 그룹경영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신 회장의 구속기간에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했지만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인해 굵직한 현안 처리는 한계가 있었다.

신 회장은 석방돼 경영에 복귀한 후 롯데케미칼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영복귀 ‘신호탄’을 쐈다. 이후 향후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명을 고용한다는 대규모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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