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1977년, 당시 주한 미국 대사인 리처드 스나이더는 정주영 전명예회장을 만나 “현대가 포니의 독자개발을 포기한다면 모든 힘을 다해 현대를 돕겠다. 중동 건설에서도 현대자동차를 도와주겠다”고 회유했다. 하지만 세간의 알려진대로 정 회장은 이를 거절했다.

그리고 2019년, 현대자동차는 여전히 건재하다. 국내 완성차 기업으로 이미지를 굳혔고, IMF금융위기도, 글로벌경제위기 상황 속에도 버텨냈다. 현대차를 향한 정 회장의 굳은 고집은 자체개발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전기차, 수소차까지 연결됐다. 현대자동차의 발전은 끝나지 않았다.

현대자동차, 지치지 않는 ‘개발 엔진’…끝 없는 투자와 도전정신

현대자동차의 시작은 1967년 12월 정 회장의 동생인 정세영이 정식적으로 회사를 설립, 당시 미국의 포드와 기술제휴를 체결했다.

이후 독자적인 모델 생산을 위해 자체개발을 시작했고 1974년 7월부터 당시 거대한 금액이였던 1억 달러를 공사비로 들여 연산 5만6000대 규모의 종합 자동차 공장을 만들었다.

1976년 포니를 시작으로 독자모델을 생산해냈고아시아 2번째 독자 자동차 모델 생산국이 됐다.

개발의 대한 열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내 최초 자체 엔진 개발을 해내는 쾌거를 만들어냈고 강산이 두 번 바뀔 세월의 시간을 쏟아부어 수소차를 개발해냈다.


▲ 현대자동차의 수소전지자동차 넥쏘(NEXO)

수소차는 보통 두 가지 개념으로 나뉜다. 수소 자체를 태워 동력을 얻는 수소 내연기관 자동차(HICEV)와 수소가 산소와 만나 반응해 전력을 얻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FCEV)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FCEV 방식으로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수소차는 내연기관이 없고 전기차와 동일하게 내연을 내뿜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여기다 수소연료전지는 효율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수소차는 달리는 동안 주변 공기를 빨아들여 정화한 후 수소연료전지에 사용하고 다시 배기구로 깨끗한 공기를 내보내게 된다.

그래서 매연이 나오기는커녕 오히려 공기정화기로써의 기능도 수행할 수 있다. 현대 넥쏘의 경우 한 시간 주행 시 26.9㎏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는데, 이는 성인 42명이 한 시간 동안 호흡하는 공기량에 해당한다.

현대자동차는 2000년 11월 국내 최초 수소차 싼타페 FCEV를 세상에 선보인다. 다만 그당시 내연기관 자동차들과 비교해 부족한 성능에 양산화에 실패했지만 124km/h의 고속주행이 되는 점, 일정 거리 이상 주행이 가능한 점 등에 국내 수소차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기념비적인 사례가 됐다.

이어 2018년 차세대 수소차 Next Generation FCEV, 넥쏘(NEXO)가 탄생한다. 현실적으로 이전 수소차들의 성능이 차별화된점, 가능성 점에서 내연기관 외에 자동차도 성공할 수 있다는 사례를 만들어줬다.

국내시장에서 해외로… 자국민 전용 차 아닌 글로벌 자동차로


▲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i30 (현대자동차 제공)

자체 개발된 독자 자동차 모델들을 출시하고 80년대 경기호황을 맞아 대부분의 국민들이 현대차와 기아차 등의 국산차를 몰았다. 엄청나게 높았던 점유율과 범국민적 사랑을 받은 현대자동차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외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다.

1986년, 포니엑셀이 대미 수출이 있던 첫 해 16만 여대가 판매됐다. 그 해 최다 판매된 소형 수입차로 선정된 수치였다. 저렴한 가격에 성능이 좋은 가성비로 인정받았다. 이후 1999년 3월 기아차와 아시아차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다만 그 당시 북미에서는 “현다이(HYUNDAI의 북미식 발음)는 저렴한 이미지”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저렴한 가격이 아니면 북미 현지에서 먹혀들 요소가 적었고, 기술력이 그때만큼은 뒤처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5년 북미 현지에 공장설립을 기점으로 이미지가 많이 개선됐고 근 10년 동안만 보더라도 중산층들에게 현대차가 선호되는 현상이 생겼다.

2009년 통계에선 글로벌 시장 점유율에서 현대·기아차가 미국 포드사를 앞지르기 시작했고 2015년엔 GM을 따라잡았다.

현재 아시아·유럽·남미·아프리카·북미 등 전 세계 지역에서 고른 판매를 일으키고 있고 독자적 브랜드 체계까지 만들어 현지 시장 공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Focus2move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현대는 6위, 기아차는 8위에 위치해있으며 각각 450만여대, 290만여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의 파격적인 행보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직원들을 격려하기위해 본인이 영상에 출현해 깜짝 소통을 펼쳤다. (동영상 캡처)

지난 15일, 제주에서 진행된 ‘현대·기아차 신임과장 및 책임연구원 세미나’에 동영상을 보자 의외에 인물이 있었다. 다름 아닌 정의선 부회장이였다.

두 개의 2분이 안되는 짧은 영상으로 이루어진 이 깜짝 ‘소통’은 승진한 직원들에게 격려와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동영상에서 정 부회장은 넥쏘를 타며 “잘 만들었다. 이거 누가 만들었지?”라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다른 영상에선 최근 현대의 실적 부진이 위기감을 형성하는 것 아니냔 안팎 분위기에 “임직원들이 회사에 걱정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위기 또한 기회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는 있다”고 격려했다.

이처럼 정 부회장의 경영 보폭과 소통이 굵고 빠르다.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을 맡아 그룹 전체 총괄로 책임을 지면서 자리를 다지고 있다.

또한 정부 정책의 방향도 파트너적인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다. 수소경제가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일뿐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도 현대차의 역할이 크다.

또한 최근 상하반기 2번의 정기 공채를 없애고 직무 중심 상시 채용으로 전환했다. 인재 채용에서도 파격적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10대 그룹 중 정기 공채를 폐지한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최근 현대차의 지표는 매우 좋다고 할순 없다. 판매 차량순으로는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이 줄어들었기 떄문이다.

하지만 현대차가 여태 보여줬던 행보에 쉬운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체 개발부터 모든 부품을 자체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때부터 해외시장 공략과 전기차, 수소차에 이르기까지 쉬운 여정은 없었다. 그만큼 지금의 위기가 현대차에겐 더 큰 도약의 원동력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서 정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내는 영상에서 “직원들의 성장이 회사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여러분들이 세계 최고의 전문가로 인정받는다면 현대·기아차도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될 것”이라며 “미래 자동차 시장을 이끌이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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