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e스포츠 산업 규모만 약 3조원…가능성 무궁무진

▲ 지난해 11월 인천 문학주경기장에서 열렸던 국제 e스포츠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 (라이엇 게임즈 제공)

[투데이코리아=최한결 기자] e스포츠가 시작된지 20년이 다되어 간다. 당시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 스타크래프트가 흥행하면서 프로리그가 창단되고 e-스포츠의 시작을 알렸다.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한국은 e-스포츠의 종주국이나 다름없다. 게임이라는 것이 스포츠화 될수 있고, 스포츠맨쉽을 발휘할 수 있으며, 규칙과 심판들로 이루어진 경기를 치뤄 리그도 만들 수 있다는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불과 2002년, 그러니까 17년전만해도 e스포츠는 인식이 매우 좋지 않았다. 지금은 방송인으로도 활약한 홍진호, 임요환 등도 그 당시에는 제대로 된 연봉도 받지 못했고, 리그도 허술하고 엉망이였으며, 선수 본인이 서포트 기업을 찾아다녔다.


▲ 지난 2016년 2월 4일, 스타크래프트 ‘GiGA 레전드 매치’에 참석하는 4대천왕 중 임요환(왼쪽), 홍진호가 대회를 소개하는 모습.(사진 KT 제공)

‘테란의 황제’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임요환이 대표적이다. 보통 e스포츠의 발전을 두고 이야기하는 아이콘이 임요환이기 때문이다.

임요환이 지난 2008년 월간중앙에서 한 인터뷰 ‘내 인생의 결단의 순간’을 보면 그 당시 e스포츠의 열악함, 스폰서쉽 개념 미미, 대중의 시선 등이 잘 녹아있다.

당시 인터뷰를 보면 그는 동양 오리온에서 개인 스폰서를 받으며 1년 동안 활동했지만 리그의 영원성을 위해선 개인 스폰서링이 아닌 팀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프로게이머로 오래 활동하려고 하면 안정적인 생활과 연습환경이 뒷받침 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주훈감독의 자차인 빨간색 프라이드에 8명(최연성, 이창훈, 임요환 포함)이 타고다닌 일화는 유명하다. 밥없이 라면만 몇달간 먹었다, 팀의 유니폼이 없어 돌려 가며 입었다 등등 지금 떠올리면 추억이지만 당시 프로게이머 입장에서는 지옥과도 같았을 것이다.

이렇게 어려운 시절을 뒤로하고 2004년 4월, SK텔레콤과 함께 ‘프로게임단 T1’을 창단했다. 이는 대기업을 e스포츠 시장에 끌어들이게 되면서 프로리그가 활성화되고 프로게이머란 직업이 인정받기 시작하며 대중의 인식이 바뀌게 되는 계기와 발전에 큰 영향을 줬다. e스포츠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였다.


▲ 스페인 바르셀로나 르네상스 호텔에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왼쪽)과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테이코 e스포츠 총괄이 파트너십을 체결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한편 지난 25일, SKT는 미국의 컴캐스트와 손을 잡고 e스포츠 전문 밴처기업을 설립하기로 했다.


SK텔레콤은 MWC19 개막 하루 전인 24일(현지시간) 컴캐스트 그룹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e스포츠 게임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설립 등을 담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다.

컴캐스트는 미국 1위 인터넷서비스회사(ISP)인 동시에 전세계 두 번째로 큰 케이블TV 회사다. 또 NBC유니버셜, 드림웍스 등 콘텐츠 기업을 거느리고 있고 위성방송사 스카이까지 더한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이다.

조인트벤처의 이름은 다름아닌 2004년의 창단된 e스포츠 구단의 이름, 'T1'이다. SK텔레콤이 창립된 벤처의 1대 주주로 합류하고, 2대 주주를 지분 투자를 통해 캠캐스트가 가져가는 만큼 전통성을 이어간다는 명분도 챙기게 됐다.

▲ 지난 2016년 미국 레이커스(LA Lakers)와 클리퍼스(LA Clippers)의 홈구장인 LA의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진행된 월드 챔피언쉽 결승전에서 삼성 갤럭시 화이트를 꺾고 3회 최다 우승에 성공한 SKT T1. (SKTinsight 캡처)

SKT T1은 LCK(Legue of legend Champions Korea)를 통해 국제무대에 이름을 떨쳤다. 게임 개발사인 Riot이 매해 주관하며 세계 모든 정상팀이 출전하는 일명 롤드컵이라 불리는 월드 챔피언쉽에서 3회 최다 우승, msi(Middle Season invitational) 최다 2번 우승했다. 또한 자국 리그인 챔피언스 코리아 6회 최다 우승이라는 전후유무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향간에는 ‘e스포츠는 몰라도, 페이커는 안다’는 말이있다. 페이커는 SKT T1의 프로게이머 이상혁을 말한다. 중국에서는 불사대마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그는 e스포츠 시장의 영향력과 가능성을 알려주는 IP(지적재산)이다. 프로리그 시작을 알린 임요환이라는 뿌리가 있다면 이상혁은 그 나무가 피어낸 꽃이라고 할 수 있다.

e스포츠 기획사 더플레이 윤덕진 본부장은 "e스포츠 선수들 각각 아이돌이나 배우처럼 경제적 가치가 큰 IP다. T1 대표 선수 페이커는 한때 이대호 롯데자이언츠 선수 연봉(25억원)보다 많이 받는다고 알려질 정도로 엄청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SK텔레콤의 시도는 e스포츠 선수들의 IP를 활용해 경기 운영, 팬사인회, 개인방송, 광고 등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시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SKT인 만큼 명문 e스포츠 구단을 통해 투자하고 싶었던 기업들도 많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은 미국, 아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매해 30~40%씩 성장하고 있는 블루오션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 세계 e스포츠 산업은 2022년 29억6300만달러(약 3조3000억원) 규모로 매해 35%씩 고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e스포츠 핵심 수익원인 상금, 중계권, 스폰서십, 광고, 상품 판매만 종합한 규모다. 약 101억 달러 규모의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포함하면 지난해 관련 산업 규모는 연간 12조원대로 커진다.

▲ 지난해 11월 3일 중국 리그 LPL의 인천 문학 주경기장에서 펼쳐진 '2018 롤드컵'의 결승전에서 유럽의 '프나틱'을 상대로 승리했다. (Riot 게임즈 제공)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중국 프로 게임리그 LPL은 어마어마한 자본력으로 메인스폰서는 메르세데츠 벤츠가 가지고 있으며 나이키·KFC·도리토스 등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 들이 스폰에 참여하고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LOL의 월드챔피언쉽에서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연속 한국 우승을 끊은것이 중국이다. 지난 2018년 한국의 안방에서 치뤄진 결승전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중국리그의 힘을 과시했다.

e스포츠도 철저히 자본논리의 의해 이뤄진다. 지난해 우승팀인 Invictus Gaming의 구성원중 3명은 더샤이 강승록과 루키 송의진 듀크 이호성은 한국인이다. 더 좋은 환경, 좋은 우대를 찾다보니 한국보다 중국을 택한것. 일종의 인적자원 유출이라 할수 있다.

이번 SKT의 해외자본 유입을 통해 한국에서 e스포츠 시장의 저력과 가능성을 다시 한번 어필할 수 있는 기회가 될수도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e스포츠, 미디어 등 뉴ICT 사업 확대를 함께할 든든한 동반자를 얻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글로벌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강화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컴캐스트의 터커 로버츠는 “e스포츠 사업을 글로벌로 확대할 수 있는 값진 협력을 맺었다”며 “SK텔레콤과 함께 다양한 신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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