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홈쇼핑 당일배송 서비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홈쇼핑 등 유통업계에서 ‘배송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시장 규모가 커짐에 따라 배송이 대세가 되다 보니 유통업계가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가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무섭게 성장 중인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이커머스 등 온라인몰 시장은 빠르게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13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란 예측까지 나온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요기요와 손잡고 오는 3월부터 배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주문배달 상품 역시 최근 1인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수요가 높아진 △도시락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과 같은 간편식품을 시작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BGF리테일 측은 오프라인 중심의 상권이 온라인으로 확대돼 가맹점의 신규 매출로 이어지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오전에 상품을 주문하면 저녁에 받아볼 수 있는 ‘당일배송’ 서비스를 기존 수도권에서 강원, 영남, 충청, 호남 등까지 확대한다. 홈쇼핑 업계에서 당일배송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보통 홈쇼핑은 상품을 주문하면 1~2일 정도 배송시간이 소요된다.

현대홈쇼핑은 당일배송이 가능한 상품수를 확대하기 위해 오전(6시~9시25분)에 방송되는 상품을 현대홈쇼핑 군포물류센터에 먼저 입고시키고, 전용 차량과 직원을 확대하는 등 물류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 ‘자율주행 배송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이 구매한 물품을 근거리에 한해 자율주행차량으로 당일 배송해주는 방식이다. 고객은 구매한 물품을 직접 포장해 차에 싣고 집에 가져갈 필요가 없다.

유통업계의 배송 전쟁은 새벽까지 번졌다.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 2015년부터 형성됐는데, 규모가 3년 만에 무려 40배나 성장했다. 새벽배송 시장규모는 초기 100억원에서 2018년 4000억원까지 확대됐다. 최근 1인·맞벌이가구 증가와 소비방식 변화, 배송시스템 혁신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새벽배송은 스타트업 기업이 주도했다. 새벽배송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마켓컬리는 밤 11시까지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켰다. 마켓컬리의 경우 창업 2년 만에 매출이 약 15배나 성장했다. 하루 평균 주문건수도 1만건을 넘어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벽배송의 시장 가능성이 입증되자 대형 유통업체들도 앞다퉈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7월 백화점 업계 최초로 아침 배송 서비스 ‘새벽식탁’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식품 전문 온라인몰에서 신선·가공식품과 반찬류 등 100여개의 상품을 오후 4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받아볼 수 있다.

롯데슈퍼도 밤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7시까지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롯데프레시’를 지난해 2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쿠팡은 이미 새벽배송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쿠팡은 ‘로켓프레시’로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일부 로켓배송 상품에 한해서는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까지 배송해 준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들의 새벽배송 시장 진입으로 인해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IBK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 2015년 매출 30억원에서 2017년 466억원으로 약 15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마켓컬리의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54억원에서 124억원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은 늘어나지만 영업 손실 폭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소는 “선두기업의 수익성 악화 속 시장 가능성을 확인한 대기업의 등장으로 출혈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특히 나중에는 기존 유통망과 막대한 자본을 가진 대기업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