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LG유플러스, 4단계 ‘고도 자율주행’ 시연...약 8km 스스로 주행

▲ 5G 기반 자율주행차 시연. <사진=LG유플러스 제공>

[투데이코리아=유한일 기자] 통제되지 않은 서울 도심 도로에서 ‘5G(5세대 이동통신) 기반 자율주행차’가 주행에 성공했다.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 Lab’과 LG유플러스는 11일 한양대 서울 캠퍼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세계 최초 5G 기반의 도심도로 자율주행 기술을 공개 시연했다.

한양대와 LG유플러스는 보다 진화된 자율주행 및 통신 기술을 알리기 위해 자율주행 실험도시나 비교적 차량이 없는 외각 지역이 아닌 혼잡한 ‘도심 도로’를 택했다. 다수의 일반 차량들이 주행 중인 서울 강변북로·올림픽대로 위에서 수시로 일어나는 전·후·측방 차선 변경, 끼어들기 등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스스로 속도 맞추고 차선 변경까지

이번에 선보인 5G 자율주행차의 명칭은 ‘AI(에이원)’으로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 분류 기준 중 4단계인 ‘고도 자율주행’에 가깝다. 이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스스로 주행 가능한 단계를 의미한다.

A1은 성수동 한강사업본부를 출발해 강변북로-영동대교-올림픽대로-성수대교를 거쳐 서울숲 공영주차장에 도착했다. 약 8km의 거리를 25분 동안 스스로 주행했다.

A1은 시속 60km 가량으로 달리는 일반 차량들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고속화 도로에 합류했다. 정체 구간에서는 주변 차량들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는 ‘자율적 차량제어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강변북로를 달리는 동안에는 규정 제한 속도인 80km 이하를 유지했다. A1은 각 도로마다 부착된 속도 제한 표지판을 스스로 읽고 이를 실제 주행 속도에 반영하는 기술을 갖췄다.

일반 도심 도로인 영동대교에서는 전·후·측방 차량의 차량변경, 끼어들기에 실시간 대응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주행환경 인식’ 능력이 돋보였다. 이는 차량에 장착된 라이다(Lidar), 카메라, 레이다(Radar) 등 다양한 센서 정보를 통해 주변 상황을 인지하고 미래 상황을 예측해 주행 위험도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ACE Lab은 자체 개발한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자율주행차 분야의 ‘알파고’와 같은 역할을 기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주행도로·상황·변수 등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축적·분석하며 끊임 없이 진화해 나간다는 설명이다.

선우명호 한양대 ACE Lab 교수는 “5G 자율주행차는 교통체증 해소, 안전사고 예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라며 “교통 흐름을 원활하게 돕고 돌발 변수에 대응하는 능력을 지속적으로 진화시켜 완전 자율주행(5단계) 기술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 5G 기반 자율주행차 시연. <사진=LG유플러스 제공>

◇ 탑승자는 5G 콘텐츠 감상...차량은 알아서 경로 탐색

본격적인 자율주행 시대가 열리면 차량 탑승자의 개인적인 시간 활용도도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어 탑승자는 출근길 차량 안에서 운전대를 잡지 않고 화장이나 독서를 하는 것이 가능해지며 미디어도 시청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차 안에서 탑승자가 콘텐츠를 감상하는 시연도 이뤄졌다. A1이 올림픽대로를 달리는 동안 시연자는 차 안에서 5G 스트리밍 영상을 시청했다. 직접 가상현실(VR) 전용 헤드셋(HMD)을 착용하고 대용량 VR 콘텐츠를 지연이나 로딩 없이 실시간으로 이용했다.

시연자가 콘텐츠를 감상하는 동안 A1은 주변 도로 상황을 인지하고 스스로 예상 경로를 변경하는 보습을 보였다. 관제센터에서 5G망을 통해 목적지 주변의 사고 정보를 전달하자 차량 내부에서는 음성 알림과 함께 화면 표시가 나타났다. A1은 당초 진입 예정이었던 서울숲 북측 입구 대신 동쪽 입구를 통해 서울숲 공영주차장으로 주행 경로를 변경해 안내했다.

선우명우 교수는 “5G를 기반으로 하는 미래 자율주행차 모델은 산·학·연의 협력을 통해 기술 진화가 급속도록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통신-자동차 산업간 빠른 융합을 기반으로 운전대와 페달 없는 완전 무인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FC부문장 이상민 전무는 “5G 통신망의 초저지연성은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을 높여줄 핵심 요소”라며 “한양대 ACE Lab의 앞선 자율주행 기술과 LG유플러스의 5G망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공동 연구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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