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법정출두에 여야 한목소리

▲ 전두환 씨가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투데이코리아=권규홍 기자]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故조비오 신부를 비하하고 5.18의 역사를 왜곡 기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년 만에 법정에 출두했다.

전 씨가 광주 지방 법원에 자진 출두하자 여야는 전 씨에 대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통해 “전 씨는 지난 80년 5월 반인권적 범죄행위에 대해 이제라도 참회와 함께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대변인은 “그간 전 씨는 두 차례의 재판연기에 이어 광주까지 멀어서 못간다, 독감이 심하다 등의 얼토당토않은 핑계를 대다가 법원이 구인장을 발부하자 마지못해 출석했다”며 “어떠한 진정성도 찾아볼 수 없는 전 씨이기에 더더욱 추상같은 단죄가 필요하다. 지난 39년간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지 않고 끊임없이 역사를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 씨는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한 故조비오 신부를 향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제는 자신이 뱉은 말과 글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법원은 법과 원칙에 따라 전 씨에게 응분의 책임을 엄중히 물어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에 이어 호남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민주평화당 역시 전 씨를 향해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전 씨의 법정 출석을 두고 “전두환씨가 오늘 광주법정에 선다. 5.18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오늘 결국은 다시 법정에 서게 된다. 진정한 사죄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5.18 유공자이기도 한 최경환 민주평화당 최고의원은 “지난 주말에 광주에서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정 대표가 말씀하신 것처럼 시민들의 반응은 진심으로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재판부 심리가 끝나고 5.18묘지로 가서라도 무릎꿇고 사죄하길 바란다”며 “또 다시 변명으로 일관하거나 그런 태도를 취한다면 정말 다시는 용서받지 못할 길로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역시 “전 씨는 일말의 양심도 없는가? 그 동안 농락에 가까운 진실왜곡과 궤변으로 광주시민과 민주주의를 능멸했다. 전 씨가 광주의 수많은 시민을 무참히 학살했다는 것은 만고불변의 사실이다”라며 “광주영령과 국민앞에 사죄하고 이번 재판이 속죄할 마지막 기회임을 깨닫기 바란다. 더 늦기전에 아픈역사를 스스로 세우길 바란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대변인 역시 전 씨의 재판 출석을 두고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돼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세간의 미진한 의혹들이 역사와 국민 앞에 말끔히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재판 결과를 차분히 지켜보며 지난 역사 앞에 겸손한 당, 후대에 당당한 당이 될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한다”고 논평했다.

이날 오후 2시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은 76분만에 종료 되었고 전 씨는 경찰의 호위속에 법정을 빠져나갔다.

검찰은 이날 전 씨에 대해 “故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사실이 성립되며 5.18 당시 헬기사격이 확실히 있었다”고 했고 이에 대해 전 씨는 검찰의 공소를 부인하며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광주지법 일대는 5.18 단체들의 항의 집회와 성명서 발표가 이어졌으나 경찰의 철통 경호속에 별 다른 소동없이 차분하게 집회가 이뤄졌다.

법원은 다음 공판 날짜를 4월 8일 오후 2시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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